디트로이트:비컴 휴먼

뻔하디 뻔하고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안드로이드라는 진부해 빠진 소재를 가지고 만든 SF 세계관의 게임이다. 하지만, 진부하다는 것은 다시 말해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면서 자아를 찾게 되는 안드로이드. 각종 SF 영화나 소설들에서 질리도록 써먹은 이야기지만 이는 여전히 흥미롭다. 이 게임이 퀀틱 드림의 게임들 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종이접기 살인마나 시간을 왔다갔다하는 초능력자보다는 훨씬 친숙하고 이해하기도 쉬운 소재 아닌가.

게임의 장르는 늘 그랬듯 인터랙티브 무비. 컷씬으로 시작해서 컷씬으로 끝나는, 사실상 게임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컷씬이 길고 많은 게임을 정말 싫어한다. 신나게 액션을 하고 있는데 그 흐름이 끊기고 길고 재미없는 컷씬이 나올 때의 지루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컷씬만 쳐다볼거면 영화를 보지 뭐하러 게임을 하는거야. 그런데 그건 엔딩 분기점이 많아봐야 두세 개인 액션이나 어드벤쳐 게임의 이야기고, 애초에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수많은 분기점으로 이어지는 끝장나게 많은 엔딩이 아이덴티티인 게임이다. 컷씬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탄생하며, 그 컷씬들이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적어도 나한테는 디트로이트의 컷씬들이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퀀틱 드림산 게임의 특징이,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해서 플레이어를 가만히 앉아 선택지만 누르게 하지 않는다. 게임은 나름대로 빠른 반사신경과 결단력을 필요로 하며, 듀얼쇼크의 별별 기능들을 적재적소에 써먹는 QTE들로 이야기에 몰입감을 부여한다. 플스 사고나서 터치패드를 진짜 터치 기능으로 써먹는 게임은 이게 처음이었다.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게임은 이게 처음이었다. 사실 편견도 조금 있었다. 게임의 조작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을 주로 플레이해온 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트로이트:비컴 휴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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