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계
다음으로 보살 계위菩薩位를 밝히면,
처음 마음을 낼 때初發心부터 사제四諦를 대상境으로 인연하여 사홍서원四弘願을 일으켜 육바라밀행六波羅蜜行을 닦는다.
첫째 건너지 못한 이를 건지는 것인데, 곧 중생衆生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無邊 모두 구제度하겠다고 서원誓願度하는 것이다. 이것은 고제苦諦를 경계境로 인연緣한다.
둘째 깨닫지 못한 이를 깨닫도록 하는 것인데, 곧 번뇌煩惱가 끝이 없지만無盡 다 끊기斷를 서원誓願하는 것이다. 이것은 집제集諦를 경계境로 인연緣한다.
셋째 편안하지 못한 이를 편안하도록 하는 것인데, 곧 법문法門이 한량없지만無量 모두 배우기學를 서원誓願하는 것이다. 이것은 도제道諦를 경계境로 인연緣한다.
넷째 열반涅槃을 얻지 못한 이를 열반을 얻게 하는 것인데, 곧 부처님의 도佛道가 위없이 높지만無上 다 이룰 것成을 서원誓願하는 것이다. 이것은 멸제滅諦를 경계境로 인연緣한다.
이미 마음을 일으켰다면發心 육바라밀행六波羅蜜行을 행하여 서원願을 이루어야 한다.
삼아승기겁三阿僧祇劫에 육도행六度行을 닦고 백겁百劫에 상호相好를 심는다.
삼아승기겁三阿僧祇劫(무수한 시간)이란 석가釋迦가 보살도菩薩道를 닦은 시기에 따라 나눠진다.
고석가古釋迦로부터 시기불尸棄佛에 이르기 까지 7만5천의 부처님을 만나게 된 동안을 첫 아승기初阿僧祇라고 한다. 이때부터 여자의 몸女身과 네 가지 나쁜 세계四惡趣를 떠나 육도六度를 닦았으나, 스스로는 부처가 될 것作佛을 알지 못했다. 이때를 성문위聲聞位에 견주면 오정심五停心·총상념처總想念處·별상념처別想念處가 된다. (외범부外凡)
다음에 시기불尸棄佛로부터 연등불然燈佛에 이르기까지 7만6천 부처님을 만난 동안을 둘째 아승기第二阿僧祇라고 한다. 이때는 일곱 송이七莖의 연꽃蓮華을 공양供養하고 머리털을 깔아서布髮 진흙을 덮어掩泥 석가모니釋迦文라는 이름의 기별莂을 받았다. 이때에 스스로 부처가 될 것作佛을 알았지만 입으로는 말할 수가 없었다. 이때를 성문위聲聞位에 견준다면 곧 난위煖位가 된다.
다음에 연등불然燈佛로부터 비바시불毘婆尸佛에 이르기까지 7만7천 부처님을 만난 동안을 셋째 아승기第三阿僧祗가 만료됐다고 한다. 이때에는 스스로도 알았고 남도 부처님이 되리라고 하여 자타가 의심하지 않았다. 성문위聲聞位에 견준다면 곧 정위頂位가 된다.
이런 때를 지나고서야 육도六度를 닦아 마치게 된다.
다시 백겁百劫을 머물면서 상호相好의 원인因을 심는데 백 가지 복百福을 닦아야만 하나의 상一相을 이루게 된다.
복福의 뜻은 여러 가지여서 판정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대천세계大千의 눈 먼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하나의 복一福이 된다고 말하는 것 등이다.
육도六度를 수행修行하는데 각각 만료되는 때滿時가 있다.
마치 시비왕尸毘王이 비둘기鴿의 죽음을 대신한 것代은 보시를 다한 것檀滿이고, 보명왕普明王이 나라國를 버린 것捨은 지계를 다한 것尸滿이며, 찬제선인羼提仙人이 가리왕歌利王을 위하여 베이고 잘렸지만割截 원한이 없는 것無恨은 인욕이 다한 것忍滿이고, 대시태자大施太子가 바닷물을 길어 올리고抒海 또 7일 동안 발을 들고翹足 불사부처님弗沙佛을 찬탄한 것讚은 정진을 다한 것進滿이며, 상사리尙闍梨의 머리 위頂上에 까치가 집을 지은 것鵲巢은 선정을 다한 것禪滿이고, 구빈대신劬嬪大臣 이 염부제閻浮提를 일곱으로 쪼개어七分 싸움을 그치게 한 것息諍은 지혜가 다한 것智滿과 같다. 처음의 성문위聲聞位에 견준다면 이것은 하인위下忍位이다.
다음 보처補處에 들어가시는데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시고 모태胎에 의탁하고 태로부터 나와出胎 출가出家하여 마군魔軍을 항복받고降魔 앉아安坐 움직이지 않으신 것不動은 중인위中忍位이다. 다음 한 찰나一刹那에 상인위上忍位에 들어가시고 다음 한 찰나에 세제일위世第一位에 들어 가셨다.
번뇌없는 참 지혜眞無漏 34심三十四心을 일으켜 견혹과 사혹의 습기見思習氣를 단번에 끊고頓斷 나무보리수木菩提樹 아래에 풀草로 자리座를 삼으시고 열응신劣應身인 1장6척의 부처님丈六身佛을 이루셨다.
범왕梵王의 청請을 받으시고 세 번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려서三轉法輪 세 부류의 근기三根性를 구제度하셨다.
세상에 머무르신지 80년에 노비구의 모습老比丘相을 나타내시고서 땔감薪이 다하여薪盡 불이 꺼짐火滅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시는 것은 곧 삼장교의 부처님의 과위三藏佛果이다.
별교의 보살
此敎明界外獨菩薩法. 敎·理·智·斷·行·位·因·果, 別前二敎. 別後圓敎, 故名別也.
이 별교는 3계 밖에 홀로 보살법을 밝힌다. 가르침·이치·지혜·끊음·수행·계위·원인·결과가 앞의 두 교와 다르고 뒤의 원교와도 다르므로 별교라고 한다.
涅槃云: 四諦因緣, 有無量相, 非聲聞·緣覺所知.
열반경에 이르기를, “4제의 인연에는 한량없는 모습이 있으나 성문과 연각이 아는 바가 아니다” 고 한다.
諸大乘經, 廣明菩薩, 歷劫修行, 行位次第, 互不相攝, 此竝別敎之相也.
여러 대승경전에서 보살이 많은 겁을 지내면서 수행하는 것과 수행계위 차례가 서로 융섭하지 못함을 널리 밝히고 있는 것이, 별교의 모습이다.
華嚴明十住·十行·十廻向, 爲賢; 十地爲聖, 妙覺爲佛.
화엄경에서는 10주·10행·10회향을 현위로 삼고 10지를 성위로 삼으며 묘각을 부처로 삼는 것을 밝히고 있다.
瓔珞明五十二位.
영락경에서는 단지 단지 52위를 밝힌다.
金光明但出十地·佛果.
금광명경에서는 단지 10지와 불과만을 설명하고 있다.
勝天王明十地.
승천왕경에서는 10지를 밝힌다.
涅槃明五行.
열반경에서는 5행을 밝힌다.
如是諸經, 增減不同者, 界外菩薩, 隨機利益, 豈得定說.
이와 같이 경전마다 늘거나 줄어 한결같지 않은 것은 3계 밖의 보살의 근기에 따라 이익케 하는 것이므로 어찌 일정한 설이 있겠는가.
2) 別敎의 行位
然位次周足, 莫過瓔珞經. 故今依彼, 略明菩薩歷位·斷證之相.
그러나 계위차례가 두루 흡족하게 하는 것은 영락경 보다 나은 것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경에 의하여 간략하게 보살이 닦아가는 계위와 번뇌를 끊고 지혜를 증득하는 모습을 밝힌다.
以五十二位, 束爲七科. 謂: 信·住·行·向·地·等·妙.
52위는 7과로 묶여진다. 이른바 10신·10주·10행·10회향·10지·묘각이다.
又合七爲二, 初凡. 二聖. 就凡又二, 信爲外凡; 住·行·向, 爲內凡, 亦名爲賢. 約聖亦二: 十地·等覺爲因, 妙覺爲果. 大分如此, 自下細釋.
또 일곱을 묶으면 둘로 되는데 하나는 범부이고 둘은 성인이다. 범부도 또 둘로 나뉘는데 10신은 외범부가 되고 10주·10행·10회향은 내범부가 되며 또한 현위라고도 한다. 성위도 둘로 나뉘는데 10지와 등각은 원인이 되고 묘각은 결과가 된다. 크게 나누면 이와 같으며 아래에서 자세하게 풀리라.
初言十信者, 一信, 二念, 三精進, 四慧, 五定, 六不退, 七廻向, 八護法, 九戒, 十願. 此十位, 伏三界見思煩惱, 故名伏忍位. 外凡(위치를 번역에 맞춤) 與藏敎七賢位, 通敎乾慧性地齊.
먼저 10신이라고 하는 것은 첫째 신, 둘째 염, 셋째 정진, 넷째 혜, 다섯째 정, 여섯째 불퇴, 일곱째 회향, 여덟째 호법, 아홉째 계, 열째 원이다. 이 10위에서 3계의 견혹과 사혹의 번뇌를 억누르므로 복인위라고 하는 것이다. (외범부) 장교의 7현위와 통교의 간혜지·성지와 같다.
次明十住者, 一發心住 斷三界, 見惑盡, 與藏敎初果, 通敎八人見地齊, 二持地, 三修行, 四生貴, 五方便具足, 六正心, 七不退 已上六住, 斷三界思惑盡, 得位不退, 與藏通二佛齊, 八童眞, 九法王子, 十灌頂, 已上三住, 斷界內塵沙, 伏界外塵沙, 前二不知名目, 亦名習種性. 用從假入空觀, 見眞諦理, 開慧眼, 成一切智, 行三百由旬.
다음에 10주를 밝히면, 첫째 발심주 (3계의 견혹을 끊어 버렸으므로 장교의 초과와 통교의 8인지·견지와 같다), 둘째 치지주, 셋째 수행주, 넷째 생귀주, 다섯째 구족방편주, 여섯째 정심주, 일곱째 불퇴주 (이상의 6주는 3계의 사혹을 끊어 버리고 물러서지 않는 계위를 얻었으므로 장교와 통교의 부처와 같다), 여덟째 동진주, 아홉째 법왕자주, 열째 관정주이다 (이상의 3주는 3계 안의 진사혹을 끊고 3계 밖의 진사혹을 억누른다. 앞의 장교와 통교는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또 습종성이라고도 하며, 가로부터 공으로 들어가는 관을 써서 진제의 이치를 보고 혜안을 열어 일체지를 이루고 300유순을 가는 것이다.
三明十行者, 一歡喜, 二饒益, 三無違逆, 四無屈撓, 五無癡亂, 六善現, 七無著, 八難得, 九善法, 十眞實 斷界外塵沙惑. 亦云性種性, 用從空入假觀, 見俗諦, 開法眼, 成道種智.
다음에 10행을 밝히면 첫째 환희행, 둘째 요익행, 셋째 어긋나고 거역함이 없는 행, 넷째 굽히거나 흔들리지 않는 행, 다섯째 어리석거나 어지럽지 않은 행, 여섯째 선현행, 일곱째 집착이 없는 행, 여덟째 얻기 어려운 행, 아홉째 선법행, 열째 진실행이다 (3계 밖의 진사혹을 끊는다) 또한 성종성이라고도 하며, 공으로부터 가로 들어가는 관을 써서 속제를 보고 법안을 열어 도종지를 이룬다.
此明十廻向者, 一救護衆生離衆生相, 二不壞, 三等一切諸佛, 四至一切處, 五無盡功德藏, 六入一切平等善根, 七等隨順一切衆生, 八眞如相, 九無縛無著解脫, 十入法界無量 伏無明, 習中觀, 亦名道種性, 行四百由旬, 居方便有餘土 已上三十位, 爲三賢, 亦名內凡, 從八住至此, 爲行不退位.
다음에 10회향을 밝히면, 첫째 중생을 구제하지만 중생을 여윈 회향, 둘째 무너지지 않는 회향, 셋째 모든 부처님과 동등한 회향, 넷째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 다섯째 다함이 없이 공덕을 쌓는 회향, 여섯째 모든 것이 평등하게 선근에 들어가는 회향, 일곱째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다루는 회향, 여덟째 진여의 모습을 관찰하는 회향, 아홉째 묶임도 없고 집착도 없는 해탈된 회향, 열째 무량한 법계에 들어가는 회향이다 (무명을 억누르고 중관을 닦는다). 또한 도종성이라고도 하며 400유순에 가서 방편유여토에 머문다. (이상의 30위는 3현이라 하고 또 내범부라고도 하며 8주에서 여기까지를 수행이 물러서지 않는 계위라고 한다).
次明十地者, 一歡喜 從此用中道觀, 破一分無明, 顯一分三德, 乃至等覺, 俱名聖種性, 此是見道位. 又無功用位, 百界作佛, 八相成道, 利益衆生, 行五百由旬, 初入實報, 無障閡土, 初入寶所, 二離垢地, 三發光地, 四焰慧地, 五難勝地, 六現前地, 七遠行地, 八不動地, 九善慧地, 十法雲地 已上九地, 地地各斷, 一品無明, 證一分中道.
다음에 10지를 밝힌다. 첫째는 환희지이다. (여기서부터는 중도관을 써서 일분의 무명을 깨뜨리고 일분의 3덕을 나타내게 되며 나아가 등각에 이르기 까지를 모두 성종성이라고 한다) 이것은 도를 보는 계위이며 또한 공용이 없는 계위이다. 100계에서 부처님을 나타내어 여덟 가지 모습으로 도를 이루고 중생을 이익케 하며 500유순에 가서 최초로 실부무장애토에 들어가 드디어 보배있는 곳으로 간다. 둘째 때묻지 않는 지위이고, 셋째 빛을 발하는 지위이며, 넷째 밝은 지혜의 지위이고, 다섯째 이겨 나가기 어려운 지위이며, 여섯째 앞에 드러나는 지위이고, 일곱째 멀리 가는 지위이며, 여덟째 움직이지 않는 지위이고, 아홉째 좋은 지혜의 지위이며, 열째 법구름을 일으키는 지위이다. (이상의 아홉 지위는 각각 1품의 무명을 끊고 일분의 무명을 증득한다)
更破一品, 入等覺位, 亦名金剛心, 亦名一生補處, 亦名有上士.
다시 1품의 무명을 끊고 등각위에 들어가는데 금강심이라고 하며 또한 일생보처라고도 하며, 위있는 대사라고도 한다.
更破一品無明, 入妙覺位, 坐蓮華藏世界, 七寶菩提樹下, 大寶華王座, 現圓滿報身.
다시 일품의 무명을 깨뜨리고 묘각위로 들어가는데 연화장세계의 칠보로 된 보리수 아래의 큰 보배꽃 자리에 앉아서 원만한 보신을 나타낸다.
爲鈍根菩薩衆, 轉無量四諦法輪, 卽此佛也.
둔한 근기의 보살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4제의 법수레를 굴리는데 이것이 곧 부처님이시다.
有經論說: 七地已前, 名有功用道; 八地已上, 名無功用道, 妙覺位, 但破一品無明者, 總是約敎道說.
어떤 경론에서는 “7지 이전을 공용이 있는 도”라 하고 “8지 이상을 공용이 없는 도”라 하고 묘각위에서는 단지 일품의 무명만을 깨뜨린다고 하는데 이것은 모두 교도에 의한 말씀이다.
有處說: 初地斷見, 從二地至六地, 斷思, 與羅漢齊者. 此乃借別敎位名, 名通敎位耳.
어떤 곳에서는 “초지에서 견혹을 끊고 2지로부터 6지에 이르기까지 사혹을 끊어서 아라한의 계위와 같다”고 한다. 이것은 별교 계위의 이름을 빌어서 통교의 계위를 이름한 것이다.
有云: 三賢十聖, 住果報, 唯佛一人, 居淨土, 此借別敎名, 明圓敎位也.
어떤 데서는, “3현과 10성은 과보에 머무르고 오직 부처님 한분 만이 정토에 계실 뿐”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별교 계위의 이름을 빌어서 원교의 계위를 밝힌 것이다.
如此流類甚衆. 須細知, 當敎斷證之位, 至何位, 斷何惑, 證何理, 往判諸敎·諸位, 無不通達.
이와 비숫한 종류가 매우 많다. 모름지기 이 별교의 끊고 증득하는 계위가 어느 계위에 이르러 어떤 번뇌를 끊고 어떤 이치를 증득하는가를 자세히 알고서 모든 가르침과 모든 계위를 판단하면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略明別敎竟.
간략하게 별교를 밝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