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기도

연도기도

1.

인도자: 생명의 하나님, 100년 전 오늘, 주님께서 억압자의 손에 넘겨져 우는 사자같이 버려졌던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외쳐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포도원이 짓밟히고 대한의 사람들이 수치를 당할 때에,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알려주셨습니다. 만세운동이 전국으로 번질 때에, 전체 인구의 1.8% 뿐이던 기독교인들이 그 물결의 선봉에 서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회 중: 그러나 주님, 우리는 그 일들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민족재건을 위해 분투했던 믿음의 선조들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 분들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산 것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던 우리의 연약함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개인의 삶이 안정이 되어야 나라와 민족도 있다며 공적인 책임을 미루었던 것도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2.

인도자: 용기주시는 하나님, 주님께서 기독청년들을 세우시고 일본제국의 삼엄한 검열 속에서도 독립선언문, 격문, 태극기 등을 복제하고 배포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한독립을 외치게 하셨습니다. 한인유학생들이 일본의 심장 동경에서 ‘2.8 독립선언’을 외치며 3.1운동의 서막을 열었을 때도 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국내외 동포들을 일깨워 압제자의 만행에 분연히 일어나 저항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로 함께 해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회 중: 그러나 주님, 우리는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일이 신앙의 실천이라 믿고 목숨을 바쳤던 그날의 젊은이들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또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나라와 민족의 내일임도 잊고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돌보지 않았고, 격려하지 않았으며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을 통해 이 나라와 민족에게 베푸실 하나님의 또 다른 새 역사를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주님,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3.

인도자: 자유와 평등의 하나님, 주님께서는 3.1운동 전후로 국내외 독립운동 단체들의 비밀연락과 자금지원을 위해 대한의 기독여성들을 크게 쓰셨습니다. 이화학당의 교사들과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만세운동의 확산을 도왔고, 휴교령이 떨어져 고향으로 돌아간 후에도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되었던 유관순 열사와 같은 수많은 기독여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주님, 이 땅의 기독여성들을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세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회 중: 그러나 주님, 우리는 나라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생명을 바쳤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잊고 살아왔습니다. 주님께서 여성과 남성 모두를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한 동등한 동역자로 불러주셨지만, 우리 안에는 여전히 무관심과 편견과 차별이 있습니다. 우리의 무뎌져서 왜곡된 기억들을 새롭게 하시어 민족의 고난을 함께 짊어졌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4.

인도자: 무소부재의 하나님, 주님께서는 3.1 운동 이후 상해 임시정부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할 때도 그곳에 함께 계셨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도 많은 민족지도자들과 독립운동가들을 기독교 신앙으로 굳세게 붙잡아 주셨습니다. 그 분들의 목숨을 건 활동으로 세계가 한반도의 현실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가 민족의 지도자들을 배출시키며 나라를 이롭게 하는 정의와 평화의 종교로 자리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회 중: 그러나 주님, 우리는 바쁜 일상들을 핑계로 만주, 러시아, 북미와 유럽,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생을 마치신 분들과 그 후손들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 분들에 대한 기억이 옅어지며 감사도 줄었습니다. 국내외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많은 고생을 하며 살아왔지만, 그 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넬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주여,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5.

인도자: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주님께서는 일제 강점기 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가해졌던 폭력들의 증인이십니다. 수백만 명의 강제 징용자들이 일본의 노동현장과 일본군 최전방 위안소로 끌려가는 천인공노한 죄악에 대해 지금까지도 일본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없지만, 주님께서 이 모든 것의 증인이십니다. 주님, 우리 민족이 견디기 힘든 죽음과 수치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 통곡의 절규는 있었으나 절망은 없게 하셨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회 중: 그러나 주님, 우리는 선인들의 눈물의 기도와 인내의 기다림으로 지금 우리가 이곳에 서있음을 잊고 감사하지 못하며 살아온 적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위안부를 포함한 강제징용으로 참혹한 삶을 살았던 무고한 분들의 고통에 무심했습니다. 그 분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은 역사적 진실들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했습니다. 주님,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6.

다함께: 화해와 평화의 하나님, 주님께서는 이 나라와 민족을 긍휼히 여기시고 마침내 자유와 해방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되찾은 나라가 다시 둘로 나뉘어 서로 반목하며 동족에게 총을 겨누는 비참한 전쟁을 겪었습니다. 7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는 여전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오랜 불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더 큰 화해의 역사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연약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평화의 왕, 우리의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