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심사평 - 시 부문
심사위원 심사평 - 시 부문
[시 부문]
시란 다른 어떤 문학 장르보다도 시인의 내면에 가까운 장르다. 자신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선의 정확성, 그것을 형상화하는 언어의 감각성, 다채로운 해석을 이끄는 언어의 깊이를 중심으로 평가했다.
응모된 100여 편의 시 중 단 하나를 고르자면 단연 「반지하」다. 이 시는 삶의 고통을 공간을 통해 탁월하게 형상화한다. 하늘과 별의 이미지는 시 전체를 관통하면서 외롭고 어두운 우주를 펼쳐 보여준다. 이 우주가 반지하이자, 반지하의 삶이다. 놀랍다. 우수작으로 꼽은 「겨울나무」는 겨울 나무를 바라보는 시인의 사유의 깊이와 그것의 감각화가 뛰어나다. “찬바람은 너의 그림자가 너무 오래 머문 탓이다”와 같은 구절은 이 시에서 가장 빛나는 구절이다. 장려작으로 꼽은 「열꽃」은 열과 불의 감각을 밀고나가는 것이 장점이다. 때때로 파괴적인 언어는 가장 깊은 감정을 끌어올린다.
더불어 신입생 특별상 또한 시 부분에서 나왔다. 제출한 4개의 작품 모두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림 남자」의 경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펜 끝에서 나타나는 남자의 형상으로 묘사했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독창성도 훌륭하지만 기묘한 분위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언어의 힘 또한 훌륭하다.
심사위원 박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