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문예창작공모전 시 당선작
2019 문예창작공모전 시 당선작
국어국문학과 20171024 나지수
불꽃이 작은 불꽃이
던져주는 작은 장작 받아먹고
힘을 차린 그것이 꽃을 피우려
천 길 아래 지옥귀보다 상냥한 손길로
혈관에 불을 붙여
여린 내장 살라먹고
피부 검게 물들이면
40도 미지근한 온도에서
불에 그슬린 껍질이
희게 꽃 진다
살갗에서 자라 뿌리가 거기에 있어
곱게 물러나지 못하고
발악하다 뜯겨져 내리며
걸음마다 자국 흩뿌린
꽃길 그 어드메
떨어뜨려도 다시금 엉겨 붙는
화가 진저리나도록 선명할 때
울지 않고 타들어가
얼굴 한 켠에 말라붙어 있는
껍질 벗겨진 웃음이
알아보기 힘들만치 환한 빛깔이라
차마 마주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