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논의를 통해 문제를 찾거나 혹은 풀어가는 과정을 뜻하는 ‘hash out’, 이를 기호로 치환하면 그 모습은 ‘#(해시태그)’, ‘#(올림표)’, ‘井(우물 정)’, ‘#(Number Sign)’등과 닮아있다. 하나의 기호가 우리 삶에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 재밌고 흥미롭다.
공간에서의 관찰은 하나의 우연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세한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 ‘흔적’은 동화의 첫 구절이 되기도 한다. 관찰자의 축적된 감각은 10원짜리 동전 하나에서 40년 전 한 인물의 촉박함을 상상케한다. 본 프로젝트가 실험과 실천을 오가는 징검다리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공간으로부터 출발하나 각자의 순간이 서로 교차함에서부터 비롯함을 놓치지 않기로 한다.
명산 myeongsan
09'00"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2024
‘돌봄’의 방식 중 작가는 ‘청소하기’를 선택했다. 머무름이란 다음 이를 맞이하는 태도라 믿으며, 앞으로 머물 자리를 정돈한다. 휴식과 동시에 떠날 채비를, 다음 단계로 무사히 나아가기 위한 정박지를 다듬는다.
<명산여관>은 여인숙 구조로, 1980년대부터 운영되었다. 신축 아파트와 구옥 사이에 위치하여 하나의 경계 지대로 읽히는 이곳은 내부엔 유난히 턱이 많으며 빛은 고르게 들지 않는다. 문을 고정하던 경첩은 낡고 녹이 슬어 그 자체로 쓸모를 찾기 힘들다. 공간 입구에 양옆으로 난 단(壇)은 누군가 모종을 심어 어느새 작은 텃밭이 되었으며 건물 중정의 바닥 사이로 뿌리내린 생명체는 작은 생태계를 만들었다. 시간이 쌓여감에 따라 건물 곳곳에서 ‘움직임’이 포착되고 공간의 낯섦이 자연스러움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