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변설치 도자, 지점토, 레진, 에폭시, 탄소섬유, 유리섬유, LED라이트, 아크릴 물감, 철 2025
박수지의 ‘Dol’ 작업은 2013년 오클랜드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 Igigi가 우연히 깨지면서 시작되었다. 파손된 조각의 안쪽이 드러나는 순간, 작가는 ‘부서짐’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경험은 작업을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하나의 창작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흔적과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 기록되기 시작했다.
‘빛돌’ 시리즈는 2015년에 어느 중국 식당에서 만두를 빚던 여성들을 본 순간에서 비롯되었다. 손수 만든 만든 만두피에 로컬지역의 재료들로 만든 소를 담아내며 자신들의 모국어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과 손님들이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공간을 채운 그 모습과 소리에서 작가에게는 서로 다른 시간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처럼 느껴졌다. 이 경험은 빛과 조형이 결합된 또 다른 형태의 작업으로 이어지며, ‘빛돌’이라는 새로운 시리즈로 확장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The Veiled Chamber는 여러 계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구조물과 수년에 걸쳐 형성된 조형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다채로운 서사의 지형을 담아내고 있다.
한 때 여러 사람들이 머물고 다녀갔을 공간인 이곳의 중첩된 시간성과 작가 특유의 디아스포라적 스토리텔링의 겹들이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