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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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6개 도시, 33회차 월드 투어가 끝났어요. 이번 월드 투어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공연도 물론 기억에 많이 남지만, 이번 투어 중에는 특히 비행기 타고 이동할 때가 기억에 남아요. 멤버들이랑 수다를 정말 많이 떨었는데 유독 재미있더라고요. 덕분에 이동도 덜 피곤하게 느껴졌어요. 전반적으로 이번 투어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다른 활동과 비교했을 때 월드 투어는 지수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월드 투어는 생각보다 몸과 마음을 많이 써요. 시차도 맞춰야 하고,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거든요. 새로운 환경에서 매 순간 집중해야 할 부분도 많아요. 그래서 투어 기간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보다 지금에 더 집중하게 돼요.
시차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차이가 많이 나는 곳으로 이동할 땐 도착하는 곳의 시간에 맞춰 수면 패턴을 조절하려고 해요. 비행기에서 미리 잠을 청하는 식으로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때는 아이패드에 다운받아 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가는 편이에요.
3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블랙핑크 앨범 <데드라인>이 궁금해요.
오랜만에 4명이 함께 준비한 미니 앨범인데요.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고 경험을 해보고 다시 모이다 보니 더 섬세하게 조율했어야 했어요. 지금의 블랙핑크를 가장 잘 담아낸 앨범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론 이번 앨범을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꾸준히 솔로 활동도 이어오고 있잖아요. 지난해 10월에도 디지털 싱글을 냈고요.
바쁠수록 오히려 음악으로 생각을 정리하곤 해요. 작사를 한다거나 음을 흥얼거리면서요. 그 와중에 좋은 멜로디나 가사가 나오면 얼른 기록해요. ‘Your Love’라는 곡이 그렇게 흥얼거리다 얻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만들어낸 곡이에요.
지수 씨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음악적 색깔은 어떤 건가요?
특정한 방향을 정해두기보다는, 그 시기에 제가 어떤 상태인지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앨범의 곡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아티스트로서 이미 많은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꿈꾸는 바가 있나요?
어떤 거창한 목표를 미리 세워두는 편은 아니에요.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너무 급하게 넘기지 않고, 저만의 속도로 잔잔하게 이어가고 싶어요.
앨범 말고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도 곧 나와요.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관계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기술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월간남친> 속 설정이 완전히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지도 않았던 점이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평소 엉뚱한 상상이나 공상을 즐기는 편이에요?
일부러 상상을 즐기진 않아요. 단지 일상생활 중 문득 어떤 생각이나 상상이 떠오르면, 주변 사람들과 잠시 그 상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흘려보내요. 그런 순간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한 상상 중 기억에 남는 것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요새 ‘두쫀쿠’가 유행이라는 걸 듣고, ‘나도 뭔가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서 유행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 지수 씨가 <월간남친> 속 ‘서미래’처럼 가상 세계에서 원하는 삶을 구독할 수 있다면, 어떤 하루를 보낼 것 같아요?
평소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하루를 살아보고 싶어요. 익숙하지 않은 리듬의 하루를 가상 세계에서 경험해 보는 식으로요. 아니면 강아지나 고양이가 돼서 밥만 먹어도 칭찬받는 하루를 살아보고 싶네요.(웃음)
새로운 작품과 배역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한 지수 씨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대본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해요.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에 대해 계속 고민하면서 감정이입을 하려고도 노력하고요. 촬영 전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움을 얻기도 해요. <월간남친>을 찍을 땐 서미래가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인물이다 보니 두 공간에서의 감정이 달라 보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감독님과도 그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이야기했고요.
촬영장에서 자주 들은 말은 뭐예요?
“피곤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오랜 시간 촬영해도 저의 텐션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편이라 물어보는 것 같아요.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활동을 오래 하면서 익숙해진 것 같아요.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고 하고 있고요.
뮤지션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과 연기자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떻게 다른가요?
아티스트로 설 때는 이 무대를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한다면, 연기할 때는 인물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게 돼요. 중심이 ‘나’에서 ‘인물’로 옮겨 간다는 느낌이 가장 크게 달라요.
영화나 드라마로 넷플릭스 시리즈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기존 작품과 다르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나요?
매주 같은 시간에 다음 회차를 기다리지 않고, 같은 시간에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엔딩을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속이 시원할 것 같기도 하고요.
하는 일과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도 변하곤 하잖아요.연기자로 활동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느려졌다고 느껴요.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걸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그 안에 어떤 감정이 있었을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마치 대본을 읽으며 캐릭터의 감정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요.
바쁜일정 중에도 꼭 지키는 루틴이나 습관은요?
운동을 빼놓지 않고 해요. 바쁘면 바쁠수록 운동하는 시간을 더 가지려고 하죠.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컨디션과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거든요. 최근엔 발레를 시작했어요. 동작을 따라가면서 자세와 호흡에 집중하다 보니 잡념이 사라지고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어느 인터뷰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것은 많아지고 싫어하는 게 줄어들고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최근 새롭게 좋아하게 된 건 뭔가요?
원래는 제가 ‘얼죽아’였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뜨거운 커피에 빠져서 자주 마시게 됐어요. 왜 갑자기 변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지수 씨에게 부족한 걸 하나만 꼽자면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시간을 현명하게 쓰는 요령이 있나요?
집중해야 할 때와 쉬어야 할 때를 명확하게 구분해요. 예를 들어 집에서 쉴 땐 소파에 가만히 누워서 정말 아무것도 안 해요. 음악도, TV도 켜놓지 않은 상태로 누워만 있는 거죠.
오늘 함께 촬영했고, 지수 씨가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까르띠에와 관련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요.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가치 중엔 ‘도전’과 ‘열정’이 있는데요. 최근 지수 씨가 도전한 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 익숙한 선택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보는 것을 고민해요. 결과를 미리 정해두기보단 예측할 수 없더라도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면서 감각을 쌓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더 두게 됐어요.
주얼리는 어떤 면에서 옷보다 더 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옷은 하루에도 여러 번 갈아입지만, 반지는 계속 착용하는 것처럼요. 여러 주얼리 중 지수 씨가 특히 자주 착용하는 것이 있나요?
맞아요. 주얼리는 한 번 착용하면 자연스럽게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되죠. 그래서 더 개인적인 물건처럼 느껴지고요. 개인적으로 반지를 선호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손에 익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보통 반지를 2개 정도 착용하는 걸 즐기는데 반드시 하나만 껴야 할 땐 왼손 중지나 검지에 끼는 경우가 많아요. 가끔 엄지에 착용하기도 하고요.
그럼 레이어링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날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달라요. 에너지가 많은 날에는 자연스럽게 레이어링하고 싶어지고, 차분한 날에는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느껴요.
다이아몬드나 금은 보기에도 예쁘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라는 의미가 있잖아요. 지수 씨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는 뭔가요?
이미 지나간 일에 의미를 두는 성격은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것들이 더 중요하죠. 굳이 되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상태가 저에게는 변하지 않는 가치에 제일 가까워요.
까르띠에를 비롯해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디테일을 강조해요. 연기나 음악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작은 디테일이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봐요. 그래서 평소 컨디션 관리를 꾸준히 하듯 작업을 할 때도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에 계속 도전할 거예요. 다만 어떤 일을 하든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무리하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