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탁이 장안으로 수도를 옮긴 후, 각자의 제후들은 서로 영토를 둘러싸고 싸움을 벌였다. 그 중에서 기주를 차지한 원소와 연주를 차지한 조조가 가장 막강한 세력으로 떠올랐다.
연주를 차지했던 조조는 196년, 황제를 모시고 허도로 수도를 옮기면서 이 일대를 세력권으로 두었다. 그리고 서주의 여포와 수춘의 원술을 물리침으로써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떠오르게 된다. 한편, 원소는 북방 지역의 공손찬을 물리치고 유주, 병주, 기주, 청주 네 지역을 차지했다. 또, 손책은 아버지 손견의 뜻을 이어 강동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여 오군, 단양군, 회계군을 지배하였다.
조조는 수춘의 원술에 이어 최대의 경쟁자인 원소까지 패망시킴으로써, 장강 이북의 거의 모든 지역을 손아귀에 넣었다. 이제 조조에 맞살 수 있는 유력한 제후는 형주의 유표와 손책의 뒤를 이은 손권 정도에 불과해졌다. 한편, 유비는 여전히 근거지를 차지하지 못하고 옮겨 다니는 신세다.
유표의 아들 유종이 조조에게 항복함으로써 형주는 조조의 손아귀에 들어갔지만, 이제 형주는 조조, 유비, 손권이 세력을 다투는 각축장이 되었다. 차지한 영토의 넓이를 보면, 이때가 조조의 최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조조의 항복 요구를 거절한 손권은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고, 손권과 동맹한 유비는 유기에 의지해 강하와 하구 두 지역만 차지하고 있었다.
적벽대전 직후 제갈량은 유비에게 계책을 주어 형주, 양양, 남군 등을 취했다. 이어 남쪽의 장사, 무릉, 영릉, 계양 등 네 군마저 점령해 형주 전체를 장악하게 됐다. 이로써 유비는 다른 제후에게 몸을 의탁하던 빈궁한 처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근거지를 확보하게 되었다. 제갈량이 구상한 천하삼분의 계책이 드디어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조조는 마초와 장로를 쳐서 서량과 한중 지역을 차지함으로써 장강 이북 지역을 거의 지배하게 되었고, 유비는 광활한 서촉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 공명의 천하삼분 계책, 즉 유비, 손권, 조조가 천하를 가름하는 삼국시대의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이후, 유비는 서촉으로 향하는 조조의 화살을 강남으로 돌리기 위해 강하, 장사, 계양을 손권에게 돌려주었다.
유비가 한중을 점령하자, 조조는 손권과 동맹을 맺도 형주를 떨어뜨리기로 한다. 육손과 여몽의 계략에 말려든 관우는 형주성을 잃고 맥성으로 피신한다. 설상가상으로 상용의 유봉과 맹달이 관우를 배신해 결국, 관우는 죽고 만다. 이로써 손권은 형주의 아홉 군을 탈환하고 위, 촉, 오 세 나라는 솥을 받쳐 든 세 개의 발처럼 갈라서게 된다.
유비는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동오로 진격하지만 육손의 계략에 빠져 75만 대군을 모두 잃고, 백제성에서 공명에게 유선을 부탁하고 숨진다. 이후, 촉의 앞날은 공명이 책임지게 된다. 공명은 먼저 촉의 국경을 자주 침범하는 남만을 평정해 내실을 다진다. 그리고 마침내 출사표를 올리고 중원을 향해 천하통일의 첫 칼을 뽑는다.
공명은 천하통일을 위해 여섯 차례에 걸쳐 중원 정절에 나서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숨을 거둔다. 그 뒤, 촉은 위에 의해 멸망하고 오 또한 사마염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면서 천하는 진 하나로 통일되었다. 이제 난세를 굽이치던 영웅호걸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