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 마지막까지 원하던, 위가 마지막까지 지키던 곳


위나라의 모사 만총이 쓴 상소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합비성은 남쪽으로는 강호에 다다라 있고, 북쪽으로는 수춘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적이 포위하여 공격할 때 수세에 의거하여 우수한 형세를 차지하여~”

오나라에게 있어서 내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형주와 합비를 취하는 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합비는 오나라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거점이었고, 반면 위나라의 입장에서는 합비만 막아내면 오군의 침입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합비는 양국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였다.

사실 삼국지 독자들에게 있어 일반적으로 오나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수성의 이미지다. 촉나라가 중원 정벌을 위해 수많은 북벌 시도를 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위나라는 삼국 중 가장 넓은 영토를 자랑했기에 공격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오나라는 형주를 탈환하는 것 이외에는 전쟁에서 수비를 하고, 영토를 지키는 장면들이 연의에서 주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나라 역시 합비전선에서 꾸준히 공격을 시도했다. 문제는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

그렇다면 합비가 중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오나라 입장에서 합비를 확보하면 장강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주요한 이유라 볼 수 있다. 장강 진입을 통해 초나라를 향해서는 허창을 노릴 수 있게 되고, 위나라 쪽으로는 서주를 노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오나라의 수도였던 건업과도 가까웠기 때문에, 합비 공격시 물자 보급이 용이하다는 점 역시 합비 확보를 위한 공격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었던 명분을 주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오나라는 끝내 합비를 확보하지 못한 채 진나라에 의해 멸망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