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04 – 10.31
TOM N TOMS, 서울
김란희 개인전
김란희 개인전
The sight of France
예술, 우리를 훔쳐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위중의 하나인 곁눈질의 순간을, 김란희 작가는 ‘욕망하는 인간’의 표식으로 정의합니다. 작가의 ‘peeping life’와 ‘우리가 반짝이는 것들에 눈을 돌릴 때’ 작품 시리즈는, 곁눈질하는 우리의 불완전한 자아를 경쾌한 색과 우스꽝스러운 얼굴의 형태로 표현함으로서, 힐끔거리는 우리의 곁눈질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 욕망임을 보여줍니다.
마른풀과 나무들을 엮어 만든 붓으로 그려낸, 정형화 되지 않은 얼굴과 색지의들로 겹겹이 이루어지는 곁눈질의 눈을 통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때로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훔쳐보게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글 장윤정
회화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작품이 생성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느끼고 작가가 표현한 이미지를 공유하려는 시도는 매우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미술 작품의 창작은 작품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느끼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한 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맥락의 형성에 기여하는 사회적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작품의 테마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공동체의 상상력이 결집된 '설화'라고 할 때는 이러한 작품 창작과 작품의 사회적 과정이라는 상호 관계가 더욱 명료하게 드러난다.
김란희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권의 사회에서 매우 친숙한 동물들을 테마로 하고 있다. 작품속의 동물들은 이미 설화 작품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성격과 상징성을 부여 받은 존재들이다. 더욱이 동물들을 둘러싼 상상의 세계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공동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왔고, 현대인을 삶에도 운명의 상징으로 혹은 지혜의 보고로 생존을 지속하고 있으며, 상상의 두께를 더욱 두텁게 해 주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을 절단해서 하나의 이미지로 화면에 표현하기 위해서, 작가는 전승된 집단의 상상과 피말리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작가가 속해 있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역사적 상상의 두께를 해부하고 상상의 근원을 탐색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상상을 역사적 과정에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야만 창작된 작품이 역사적 공동체의 상상과 지속적으로 작용하며, 동시에 현대의 문화적 맥락과도 흐름을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작품은 동양적 상상력을 전통적인 표현 방식뿐 아니라 서양 회화의 양식을 과감히 도입하여 표현 했다는 점에서, 기존 회화의 고정 관념을 벗어나려는 작가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안료를 사용함으로서 색채 표현에서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과 조화를 이루려 시도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화면 구성에서 이야기 속의 동물들을 '세계 안'의 존재로 구성함으로서 동물들 각각의 존재 의미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회화 표현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이상적 정신 세계를 추구하려는 동양화의 세계관과 직결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