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세우는 제자도 2 – 떠남과 합함
가정을 세우는 제자도 2 – 떠남과 합함
마태복음 19:4-6 (개역개정)
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5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6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하시니
부부에게 “결혼식이 어땠나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각자 결혼식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이다. 긴장과 설레임, 기쁨과 축복의 시간 속에 선포되었던 주례사의 메시지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은 물론 우리에게 에덴웨딩홀에서 울려 퍼졌던 최초의 주례사를 떠올리게 만드신다. 먼저 신랑과 신부가 입장한다. 천사들의 축가(?)가 이어지고 하나님의 주례사가 시작된다.
주례사 1 - 부모를 떠나라
하나님이 하신 첫 번째 주례사는 ‘부모를 떠나라’는 것이었다. 아담과 하와가 자녀를 갖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부모’를 떠나는 일이었고, 한 몸을 이루는 것이었다. 왜 하나님은 최초의 사람에게 그것을 강조하신 걸까? 부부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가정의 건강과 부모학교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부부간의 친밀함을 제한하는 여러 가지 가능성(자녀와의 관계, 원부모와의 관계, 재정과의 관계)을 미리 아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자녀를 갖기 전에 부모를 떠나라고 하신 게 아닐까 싶다. 팀 켈러 Timothy Keller 가 쓴 『결혼을 말하다 The Meaning of Marriage 』에서 저자는 이 부분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나는 에덴동산에 부모와 자식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를 두었다.
결혼해서 부부가 되면 둘 사이가 다른 어떤 관계, 심지어 부모 자식 간보다 더 앞서게 된다.
삶 전체를 통틀어 배우자와 결혼 관계가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다.
첫째, 원부모를 통한 가정문화를 나눈다.
둘째, 배우자의 가정을 향한 문화, 기억, 상처를 공감한다.
셋째, 부부가 함께 새로운 가정문화를 세워간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가정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원부모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시간 위에 부부가 함께 새로운 규칙과 질서를 세워가는 것이다. 이것이 부모를 떠나는 것이다.
주례사 2 – 서로 합하라
하나님의 주례사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몸에 대한 구체적인 도전이 이어진다.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세기 2:24
여기서 ‘합한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인본주의적 관점에서의 결혼은 ‘나를 채워줄 반쪽’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적인 관점은 나를 내어주고 헌신하고 동행하는 것이다. 이는 헌신과 우정, 두 가지 의미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헌신
‘합하다’는 히브리어로 다바크 דָּבַק '인데 서로를 향한 헌신을 말한다. 이 단어는 ‘붙다’, ‘달라붙다’, ‘결합하다’, ‘연합하다’ 등으로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음을 나타내며 구약에서는 ‘언약’으로 활용되었다. 결혼의 시작은 언약에 있다. 그래서 결혼 예식 때 언약의 증표로 서로 반지를 교환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결혼의 본질이 남자와 여자가 합하여 하나로 만드는 남편과 아내로 합하게 하는 맹세, 곧 언약에 있다고 하셨다. 그 약속에 서로를 헌신하는 것이 합하라는 의미이다.
우정
또 하나는 ‘우정’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동반자, 반려자는 배우자이다. 모두가 나를 떠나고, 애지중지했던 자녀들마저 떠나도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해 줄 존재이다. 배우자보다 마음이 통하는 관계가 있다면 부부가 합하는 것에 문제가 생긴다. 하나님은 남편과 아내(배우자)가 서로를 도와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가도록 창조하셨다. 과연 배우자가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인가? 내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배우자를 꼽을 수 있는가? 배우자와 깊은 우정의 관계를 맺기 원한다.
마지막으로 팀 켈러 Timothy Keller 목사님의 『결혼을 말하다 The Meaning of Marriage 』의 내용을 살펴보자.
우정으로서의 결혼이 가져오는 중요한 결과가 있다. 배우자를 섹스 파트너나 재정 후원자로 먼저 인식하면 결혼이라는 울타리 바깥에서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녀, 부모, 일, 정치 또는 사회 활동, 취미, 가까운 친구들의 네트워크 같은 것 가운데 한 가지, 또 몇 가지가 머릿속을 온통 채우고, 기쁨과 의미를 주며, 결혼 생활보다 더 큰 정서적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이것은 결혼 생활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이편이 세운 우선순위의 꼭대기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채는 순간부터 배우자는 서서히 죽어간다. 그러나 남편, 또는 아내가 단지 연인이나 재정 후원자가 아니라 더 없이 좋은 친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부 사이가 가장 중요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로 자리 잡을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포도원 가이드
1. 먼저 배우자에게 고맙고 감사한 것을 두 가지만 나누어 봅시다.
2. 부모를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있는가?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는 (자녀, 부모, 재정, 일, 과거의 상처, 미디어, 자아, 기타) 것은 무엇인가? 배우자를 최고의 우선순위에 두기 위해 떠나야 할 것은 무엇인지 나누어 봅시다.
3. 배우자와의 깊은 우정을 맺기 위하여 함께하는 것은 무엇인가? 운동, 취미, 기도, 등산, 악기, 기타 데이트의 시간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자.
글 이정훈 목사
레거시 사역 대표, 다음 세대와 가정을 세우는 목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