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유치원 최승준, 이경진
아직 수정 보완을 더 해야 하지만 일단 기록을 모아놓습니다. 이 문서는 한미유치원의 교사들에게 매일 매일 보낸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밤 11시 35분. 이제야 숙소에 들어와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공유모임은 시도했고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다양한 걱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5시 30분부터 6시15분 정도까지, 유로파 호텔에서 대기하다가 5분 정도가 함께 했고, 다시 9시부터 호텔로비에서 대기하다가 12분 정도가 함께 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공유를 해야 할텐데 너무 피곤합니다. 욕심을 너무 부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녹취도 했는데 정리할 일이 쌓여만 가는군요.
기록작업의 늘 일어나는 어려움이겠죠.
말라구찌 센터에서의 발표와 비디오 상영, 그리고 오후에 막스마라를 만든 마라모띠가 세운 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마라모띠는 2년 전에 생긴 새로운 영유아 센터의 이름이기도 하네요)
오늘의 발표 내용중에 하나의 인사이트를 고르라고 한다면 바로 '질문'에 대한 것입니다.
9:00-1:00 p.m
“Observation, interpretation, documentation: which relationship?” Presentation of a research project realized with children Observation, reflections and comments with the participants
이번 컨퍼런스에 방문했던 다니엘라 란찌(교사 출신의 페다고지스타)의 발표입니다.
이 세가지가 늘 머리속에 가지고 있어야 할 질문들이라는 이야기가 그 하나구요.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모여서 기록작업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뽑더군요.
그리고 40년동안 계속 교사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유일한 답이 없이 매번 다른 방향의 가능성들을 발견하게 되는 질문으로는 다음의 3가지를 소개했습니다.
도구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매번 같은 방식을 고수하지 않는것(타성에 젖지 않는것), 매번 어떤 것이 더 적합한 도구인지 항상 교사 스스로가 할 질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하자면 '왜?'입니다.
왜 이것을 하려고 하는지 등을 계속 인식하고 자각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묻는다고 하네요.
똑 같은 질문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스스로 해나가고 있는 일을 평가하고 자각하기 위해서 유용한 질문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함께 그런 질문들을 고민해 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교사 협력모임 등에서 서로 질문해 주는 것이죠.
기록은 과시하고 보여주기(물론 이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용이 아니다. '과정'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라는 것을 2번 3번 강조했습니다.
우리 한테는 어떤 질문이 늘 할 수 있는 질문이고, 그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하면 더 많은 질문들이 생기며 깨어있도록 도와줄까요.
이 것이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 중에 하나입니다.
다음은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좀 눈을 붙였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더 적어보겠습니다.
...
4시반에 알람 맞춰놓고 일어났습니다. 선생님들이 늘 말씀하시는 바, 매일매일 하지 않으면 결국 산더미로 돌아와서 어깨 위의 스트레스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안하면 스스로의 발전에도 조직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되는 딜레마가!
여기 저기 메일 보내고 시간을 착각해서 아침을 늦게 먹었더니 늦을 것 같아서, 택시를 타고 말라구찌 센터로 향했습니다. 호텔로비에서 택시콜을 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오네요. (콜비도 가격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아스토리아에서 말라구찌센터까지 아침에 교통이 약간 막히면서 9유로 나왔습니다.
말라구찌 센터에 도착해서 오교수님께 공유모임을 제안할 시간을 3분 정도 얻을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앞에 소개한 오전의 발표를 듣기 시작했구요. 이어 가겠습니다.
"교사 협력"사진을 지난 발표 부터 여러번 봤는데(같은 사진을) 그 사진을 레지오에서는 상징적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컨퍼런스에서 피터모스가 이야기한 '교사들 상호간의 평가의 가치'도 연결지어 소개했구요. 나중에 다른분들과 이야기 하다가 알게된 일인데 피터모스의 책이 번역된것도 여러권 있다더라구요. 공부가 부족함을 또 느꼈고, 지금 순간적으로 검색해보니까 바로 나오지는 않은데 꼭 찾아봐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다 받아적지는 못했지만, 다음의 글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Documentation not only as a follow up aimed at reconstructing a finished process but ... (놓친 부분)
기록작업은 단지 완료된 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하는 팔로우업이 아니라...
Documentation as both a didactic tool and an 'epistemological structure' offering activities by which to reflect on and 'modify didactics' and children and teachers 'learning processes'
기록작업은 교훈적인 도구인 동시에 인신록적인 구조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반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며 ('modify didactics'번역이 잘 안됩니다. 교훈적인 내용을 개정한다는 것인지 교과서 중심의 내용을 개정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인지 잘 모르겠네요. 대충 어떤 느낌인지만 있구요. - 홍경란 원장님이 메일로 '교수법의 수정'으로 번역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주셨습니다) 어린이와 교사의 학습의 과정이다.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 되는 것 같기도 한데. 기록작업을 통해, 그리고 그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을 통해 교사가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어린이를 위하는 것임에도 분명하지만 똑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어 교사 자신들을 위한 도구라는 것입니다.
* 쓰다보니 주관적인 해석이 자꾸 개입하는 것 같은데, 이후 녹취를 공유할테니 여력이 되시면 꼭 직접확인하시는 작업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까의 메일에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었는데요.
교사가 여러가지 가능성 공간에서 어떤 '선택'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나를 선택했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했다라는 것이고 포기한 다른 것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이겠죠. 아마도 다른 가능성이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을터이지만 일단 한 선택에 대해서 그 것을 잘 꾸려나갈 책임이 있다는 것 같은데, '책임'이라는 용어는 무겁지만 제가 최근에 느끼는 바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고 한다(어린이들을 관찰과 경청) -> 선택(무엇을 지원할지 등) -> 이 선택은 교사의 책임
그리고 그 선택으로 부터 일어나는 일을 '모르는척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는 아마도 최근에 제가 접한 합치된 행동(congruent action)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 - 하는 '말' - 실천하는 '행동'이 일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 도구를 선택한다면, 어렵지만 이런 과정을 펼쳐낸다면 어린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인데, 그 것을 알고는 모른체 할 수 없다라는 가슴뜨거운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참 가슴뜨거워지는 이야기를 냉철한 얼굴로 잘도 이야기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후 그 들이 추구하는 progetto educativo (educational project, 교육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다라는 '민들레'그림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도 여러번 봤던 것인데 또 새롭네요. 그 이미지는 이후 노트를 사진찍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충 말로 설명하자면 progetto educativo가 가운데 있구요. 배경으로는 민들레 그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 다음과 같은 용어 들이 있습니다.
to be part (참여한다는 것)
environment (환경)
dialogue with the city (도시와의 대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발표에서 더 자세히 소개됩니다. 말라구찌의 이야기에서도 자주 등장하지만 도시 안에서의 어린이의 이미지, 어쩌면 시민으로서의 어린이의 상, 도시 안에서 더욱 강조되는 다양한 맥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의 터전인 도시를 이야기 하는 것이겠죠)
organization (조직)
atelier (아뜰리에)
progettazione (구글 번역을 돌려보면 design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발표를 들어보면 이 것은 일종의 계획입니다. 계획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마땅치 않아서 progettazione라고 한다는데, 사실 계획을 엄청나게 잘,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그 계획은 원래 추구하고자는 하는 큰 틀의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수정보완 될 수 있는 것이고 그 것은 과정 안에서 펼쳐집니다. 한 해를 계획한다기 보다는 한 해를 디자인 한다는 표현이 될 수 있겠죠. 일주일, 매일을 디자인 하고 계속 그 디자인을 개선 시킵니다)
발현적 교육과정에서 계획, 디자인의 중요성, 결코 방치하고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지 않는 것의 중요성 같은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최근에 읽었던 '불확실성과 화해하는 프로젝트 추정과 계획'이라는 IT쪽에서 요즘 많이 읽히는 비슷한 맥락의 책이 떠오릅니다.
잠깐 쉬었다가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
주어진 제한된 시간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선택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아무리 노트하고 기록한 것이 도움을 주더라도 휘발되기가 쉽기 때문에 적어놓은 많은 것을 다 재구성하기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선택'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습니다. 반에서 일어나는 많은 소집단의 활동을 모두 기록할 수 없는 것 처럼, 제가 중요하다고 믿고, 그 기록을 가지고 함께 나눌 때 서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내용을 선택하고 집중하겠습니다.
이후는 '도시와 학교의 관계' (그 관계를 우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네요)에 대한 발표였습니다.
'장소와의 대화', '어린이에게 예술적 경험이 가지는 중요성'이 소개한 키워드였습니다.
이들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지오 에밀리아 문화부 -> 전국의 예술가들을 마을에 초청할 수 있는 기회 창출 -> 레지오 에밀리아를 둘러보고 지역의 어디에 어떤 자신의 작업을 설치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함 -> 선택한 공간을 이해하도록 노력 -> 그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 설치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한국에서도 많이 시도되고 있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서처럼 예술가와 도시/마을이 관계 맺는 것 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교육기관과 어린이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점에 어린이들도 똑 같은 과정을 경험하고 있었거든요. '어린이들은 여기 어디에 있나요?'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영유아 센터 -> 아직 미완공된 말라구찌 센터 방문 -> 어린이들이 무엇을 보는지 관찰/경청 -> 왜냐하면 어린이들이 말라구찌 센터에 그들 특유의 유능함으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죠 -> 어린이들이 이 센터를 그들의 자산으로 인식 "우리꺼!" -> 결국 그들 자신을 위한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곳의 어린이들은 이미 '디애나'학교의 극장막 프로젝트처럼 도시 속에 자기 작품을 참여시키는 것에 익숙하다고 합니다. 자주 일어나고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죠.
문득, 2005년 한미에서 했던 호수공원 전시회가 생각납니다. 호수공원이라는 곳에서 그 곳의 주민인 어린이와 함께 일산이라는 도시를 위해 뭔가 하고자 했던 시도는 호수공원이라는 공공재에서 일개 사립유치원이 뭔가를 하고 그 것을 통해 유치원을 홍보 -> 원아모집과 연결 -> 다른 유치원의 반발을 예상하는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우리의 현실인 것이죠. 시의 문은 사립유치원에게 높은 문이 있고, 확실히 그 것을 자유롭게 개방했을 때 수반되는 문제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도데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힌트는 레지오 에밀리아의 역사,문화,사회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저력의 핵심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관철하려는 다각적인 사회적, 정치적 노력이 함께 가야한다는 큰 일을 해야하는데 있습니다. 하나의 사립유치원이 거기까지 생각해야 하는 일이 맞는 말일까요? 고민입니다.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우리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 도전해 봐야겠죠.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정말 사립유치원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합치적인 행동을 했는지 우회에서 우리의 이를 위한 홍보에 더 치중하는 전략적인 접근이었는지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공생의 관계에 대해, 파이를 넓히는 일에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앞의 레지오가 예술가들을 초청하고 마을을 더 재미있는 곳으로 만드는 일은 분명히 레지오 칠드런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전략적(그들이 늘 그래왔듯이 치밀하게)으로 활용했을 것 같습니다. 관계맺고 확장하고, 그들의 어린이들을 위해서요. 최근 지어지는 학교들의 이름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무나리, 마라모띠, 아! 이탈리아.
이후 소개하는 경험은 '발두치'학교의 경험입니다. 페다고지스타 다니엘라는 여기서 마이크를 파올라 교사에게 넘깁니다.
그리고 발표의 제목은
doing nothing
the pleasure of doing nothing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즐거움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한숨 쉬고 다음에 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http://picasaweb.google.com/hanmi.photo.2009/RST2010_DAY2_Sketches#
이틀째의 스케치 사진은 뭔가 초라하네요. 사진찍을 정신이 아마 별로 없었나 봅니다.
중국집에 50여명이 다 들어간 장관(?)이라던가... 편안한 옷 차림의 12인 공유모임때의 사진은 차마 찍지 못했습니다.
공유모임 관련하여서는 5시경에 미술관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거의 모든 분들이 쇼핑을 위해 시내에 내리고, 이경진 선생과 저와 가온 유치원의 박지웅님과 함께 오붓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KAREA의 간사와 조교분들이 측은지심으로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이경진 선생이 먼발치에서 찍었습니다. 얼굴 왠만하면 안나오는 각도로요)
그리고는 제가 늘 그렇듯이 '회고'가 시작됩니다. 장난스러웠던 분위기는 금방 사라지고 진지한 이야기가 오고갑니다.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이거 하나는 배운것 같다는 점 등을 나누고, 6시 약속시간이 넘어서 KAREA분들과 다른 일정이 있었던 오교수님도 기다려 주시고 경청해 주시고, 6시 15분에 작지만 의미있었던 공유모임의 첫번째를 마쳤습니다.
기록을 하면 좋았겠지만, 처음 접하는 회고에서 인덱스 카드를 꺼내는 것은 좌중을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가방속에 꼭꼭 모셔두었죠. 그리고 기록하지 않은 내용들은 어느새 기억의 저편속으로 사라집니다. 이후에 그 기억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요약해 보도록 시도해 보겠습니다. 더 날라가 버리기 전에요.
지면을 빌어 참여해주신, 참여해 주신 모든 불, 특히 KAREA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다려 주시고 경청해 주신 오문자 교수님(그리고 통역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
녹취한 내용을 아이폰에서 노트북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제가 왜 어쩌면 무리를 해가며 공유모임을 하자고 주제넘을지도 모르게 나서는 걸까요?
결국 쉬는 시간에 시간을 받기 위해 안면을 튼 다니엘라에게 제안을 하고(비슷한 일을 지난 한국에서의 레지오 워크숍때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폐가 될까 조바심을 느껴가며)
노트북을 들고 초조하게 '어제 기록했던 내용들을 이렇게 메일로 여러분께 보내드렸습니다'를 잠깐 보여주기위해 (물론 그 와중에도 제 작업인 민들레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_-;)
3분의 시간을 받아서 공유모임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부족한 자료지만 먼저 오픈하고 공유하려는 시도가 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죠. 결국 공유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도 예상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것을 뛰어넘는 성숙한 협력의 장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레지오가 그렇게 하고 있듯이요.
스스로 합치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그날의 경험을 함께 잠깐이라도 나누는 것의 가치는 자명합니다. 물론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신분들도 있지만 그룹 안에는 적절한 파트너가 없어 소외되거나 하며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있을 것입니다. 아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해야하는 책임을 느낍니다. 아직 멀었지만요.
새벽에 일어나서 왜 이렇게 메일을 보내고 있을까요. 읽혀질지, 정리되지 않은 노트를 사진찍어서 공유하는 것이 과연 의미있게 전달이 될지... 알 수 없는데요.
하지만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지난 워크숍때 받았고 기록으로 보관하고 있는 교사들의 꿈 중에 '레지오 에밀리아를 방문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지불식간에 그 가치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며 누리고 있었던 일이 누군가의 '꿈'이라면 이 것은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고,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선생님들도 각반의 어린이들을 생각할 때 똑 같은 느낌이실 것 같다고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기록작업과 그 것을 공유한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오미희 선생님, 박혜인 선생님, 조윤희 선생님 그리고 또 다른 먼 곳에 계시는 한소현 선생님 등의 피드백이 응원이 되었고, 건강 걱정해 주시는 원장님과 괜히 저따라서 어려운 일정, 어색할 수도 있는 상황에 고생하고 있는 이경진 선생에게도 감사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피곤하고 문득 게을러질까 하다가도 원감선생님의 답장에 또 정신이 번쩍 나더라구요. 그리고 혹시 읽고 계실 다른 선생님들께도 그 동안 열심으로 기록하고 공유해 주심에 새삼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씻고 준비하면 시간이 한 30분 정도 남았는데 그 안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재빠르게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란 무엇일까요. 제목 만으로도 최근에도 여전히 읽고 있는, 내용이 어려워 진도가 매우 더디게 나가는 '무지한 스승'이라는 책이 떠오르며 궁금해집니다.
어린이들이 결국 아직 미완성인 말라구찌 센터를 방문하고 (어찌보면 공사중인 곳을 방문하게 하는 군요. 물론 안전 확인은 했겠죠)
베아뜨리체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 나는 여기 쉴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었으면 좋겠어.'
뛰어돌아다니다 보면 힘이 들었겠죠.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참여가 필요한 '생각'입니다. 그 생각의 소리를 더 크게 만들고 정말로 현실로 일어나게 만드는 과정이 이 프로젝트에 나타납니다.
의자를 그냥 만들어서 떠억 가져다 놓은 것과는 다른 펼쳐내는 과정이 오히려 더욱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교사의 전략이 용의주도 합니다. (우리도 늘 그렇게 하고 있지만요)
교사는 역시나 한 어린이(베아뜨리체)의 말을 받아 질문을 그룹에게 던집니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디에 앉을 만한 곳이 있을 것 같니?"
어떤 질문을 적절한 순간에 던지느냐가 굉장히 책임을 수반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이후의 향방을 결정하게 하는군요. 그런데 여기서...
한 어린이의 아이디어 ->(어떻게?)-> 그룹의 아이디어/자산
이 되도록 할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 -> 그림(시각화) -> 점토(구체화, 정세도와 맥락을 더욱 확장함)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서로 한 것을 보고 에너지를 교환하며 이미지는 더욱 세밀해 지고, 참여도 역시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린이들이 만든 것을 보고 -> 어른이 점토로 만들어 봅니다! (교사 또는 부모) -> 어른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죠.
이 모든 과정이 기록작업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의 '그림(표상)'은 어린이들의 생각, 아이디어를 모으는 수단!인 것이죠.
이를 적절히 기록하기 위해 상황에 맞게 고안한 다양한 형식들이 보여졌는데 저는 이를 다 캐치하지는 못했고 이경진 선생의 기록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기록양식이 있었죠.
아이들의 전략(또는 이를 일어나게 하기 위한 교사의 전략)도 인상적입니다.
한 재료 -> 다른 재료
한 언어 -> 다른 언어
인간의 모습 넣기 (그림이나 조형에서 사람을 넣어보면서 구도와 걸맞는 형태가 더 자리잡히게 되더군요)
반복, 복제 (복제를 바탕으로 매일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어린이의 작업물에 대한 기록도 있었습니다)
앉기 위한 어린이들이 펴쳐내는 과정에서 -> 아이들이 디자인 하는 경험을 얻습니다.
여기서 어른의 역할은 최초의 목표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처음의 제안 <-> 계속 나타나는 새로운 제안
사이에서 계속 연관성을 만들어 내고 더 좋은 방향으로 타협하는 중에 역시나 최초 설정했던 목표(교육적 가치)를 잃지는 않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선택, 책임)
제게 기록을 마무리할 시간이 부족하네요. 더 집중하고 선택해 봅니다. 내일이 되면 늦을 수 있으니까요.
결국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요구사항과 디자인 컨셉이 전달되고 부모의 참여를 통해 의자의 원형이 만들어지고 색을 칠해가는 과정들도 있고, 아이들이 가장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의자 같은, 편안한 의자를 디자인 안으로 선택하는 과정도 유의미하게 다가옵니다. (최초에는 편안함에 대한 이슈가 없었다고 하는데 과정이 펼쳐지다가 편안함의 중요성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부각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결국 제가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은 교사들이 이런 내용들에 대해 논의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여럿이서 공유하고 머리를 맛댈 수 있는 시간 존재, 편안한 환경(어른들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 토론을 용이하게 하는 배치, 적절한 다과, 준비된 기록작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지만 큰 차이죠.
관찰, 해석, 기록작업은 일상생활 안에 있는 것이다. 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의 문화가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사 1인의 열정으로는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발표가 끝나고 질의 응답을 하는 과정 중에서 교사가 적절한 순간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페다고지스타가 자신의 말을 멈추고 격려하며 기회를 배려하는 것도, 작지만 힌트가 되었습니다.
어제 무리하게 공유모임 일정을 잡느라 정작 기록에 할애할 여력이 부족해졌고, 결국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밤에 일어났던 공유모임에 대한 인상 등은 이후에 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오늘을 출발해야겠습니다. (비디오를 시청했던 것, 미술관을 방문했던 것 등도 간략히 전하겠습니다)
오늘 제가 뿌듯하게 느끼고 싶은 것은...
이경진 선생이 처음으로 접한 현장을 방문하고 저와 원장님이 그랬던 것 처럼 감동을 얻고 이후에 이 일의 가치를 더욱 공감하며 함께 더 멋지게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굉장한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어제 뿌듯하게 느끼고 싶은 일들 중에 레지오의 역사,문화적 맥락에 대한 패널을 다 읽고 기록하는 것만 못했고 나머지는 거의 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선생님들 송암 천문대에 안전하게 다녀오시고, 내일 또 온라인 상으로나마 뵙겠습니다.
2010년 1월 20일 새벽, 스터디 투어 둘째날
최승준, 이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