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속보, 시민저널리즘의 가능성

"블로그는 속보에 가장 이상적인 포맷이다."

온라인 저널리즘 리뷰의 Robert Nile의 얘기입니다. 그는 올 한해 온라인 저널리즘을 정리하면서 5개의 교훈을 얻게 됐다고 썼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속보입니다. 시민저널리즘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영역이 바로 속보라는 것이죠. 그 한예로 5월 남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화재 보도를 들고 있습니다.

난 OJR의 여러 친구들에게 지난 기간 동안 가장 좋아하는 뉴스 사이트와 기사를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남캘리포니아에 친구들 다수는 LA Times와 the San Diego Union-Tribune의 SignonSanDiego.com의 화재 보도를 지목했다.

당 시 LA Times는 블로그의 속보를 보도에 적극 활용했다고 합니다.(전 그 보도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성 언론과 1인 미디어가 매우 생산적으로 결합한 형식의 보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귀감 사례로도 남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고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Nille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블 로거가 언론사에 신속하게 일정 부분의 정보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블로거들이 해당 사실을 확인만 해준다면, 블로그는 속보에 관한한 이상적인 포맷이다. 물론 블로거들에게 기존 전통적인 스토리 포맷에 엮어 맞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블로거들은 스토리를 업데이트 하면서 가장 최근 소식을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상도 하면서.

최 근 블로거뉴스를 보다 보면 기존 언론사보다 훨씬 빨리 스트레이트 기사를 송고해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화재나 재난재해 같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민하게 보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태풍 나리가 한반도를 덮쳤을 때 블로거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재빠르게 편집해 송고하기도 했죠. 이를 통해 블로그의 속보 보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 신 인용기사 등에 관한한 기존 언론사보다 훨씬 신속합니다. 당연히 현지에 거주하는 블로거가 신문 등의 소식을 접하고 번역해서 소개하는 게 빠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영화 분야 익스트림무비의 외신 인용 기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이 렇듯 앞으로 블로그를 통한 속보 보도의 영역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외신 번역 기사가 기성 언론의 신속함을 넘어선 지는 오래전 일입니다. 그렇다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굵직한 사건 사고 보도에서 블로그 혹은 시민기자들의 속보 보도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편리한 송고시스템과 모바일 기기의 진화가 필요합니다. 속보로 전해오는 블로거나 시민기자들의 기사 포맷, 동영상 형식 등에 대해 언론의 편집자들이 관대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Pro 편집자와 Ama 생산자 간의 보완적 분업도 고려할 수 있을 테고요.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속보 보도에서 블로거, 시민기자들의 능력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블로거, 시민기자들의 활동영역이 좀더 확대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어차피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니까요.

Nile의 글에서 한가지 더 참조할 부분이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기사가 아닌 정보를 요청하라.

올 해 시민저널리즘 사업적 실패는 독자가 무급으로 기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뉴스발행인들에게 확인시켜줬다. 그렇다고 독자들이 웹사이트의 기초를 구성할 수 있는 정보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는 독자들은 정보를 공유하기를 꺼린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독자들이 전통적인 저널리즘 스토리 포맷에 따라 혹은 그 범위 안에서 정보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신 대가를 지불하면서 정보를 요청해라. 예를 들면 사진이나 짧은 목격담 또는 질문사항 등에 대해서. 그리고 당신은 훌륭한 조사 보도나 속보 뉴스 패키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크라우드소싱 테크닉을 활용해라.

UGC 는 웹상의 인기있는 사이트들(블로그나 사진 공유사이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등)을 더욱 파워 넘치게 만들어가고 있다. 뉴스 발행자들은 저널리즘을 위해 UGC 파워(파워 블로거 등)을 고용할 수도 있다. 콘텐트를 제작하는 사용자들을 기자 대용으로 보는 시도에 대해 반대한다면, 그들은 훌륭한 잠재적 소스로 바라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시 민들(독자들), 블로거들은 기자들이 생산하는 일반적인 기사 작성 원칙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또 따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로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지켜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시민저널리즘 사이트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높게 설정함으로써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렇다고 언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신뢰의 문제를 도외시할 수도 없습니다. 언론사의 기사 작성법은 바로 이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효율적인 포맷입니다. 따라서 블로거, 시민기자들과 언론사 기자들이 공동으로 협업함으로써 신뢰를 보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사 포맷을 창조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008년이 시민저널리즘이 만개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