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문 벡델리안 | 2025 Bechdelian in FILM
영화 부문 벡델리안 | 2025 Bechdelian in FILM
2025 Bechdelian in FILM
감독
이미랑
<딸에 대하여>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딸에 대하여>는 문학적 섬세함과 영화적 세심함을 모두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나’의 주관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카메라를 통해 객관적 세계로 구체화됐음에도, 엄마가 느끼는 불안과 밀려나는 세대의 두려움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미랑 감독의 조급하지 않은 태도가 힘을 더한다. 엄마, 재희, 그린과 레인을 경유하는 이야기에서 무엇 하나 더 담으려 하지 않고 이들의 얼굴과 태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난 자세는 <딸에 대하여>의 텍스트를 다양하게 읽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인물 배치와 프레이밍, 시각과 청각을 활용한 불안의 흔적들을 곳곳에 발생시켜 사회에 팽배한 편견의 시선을 형상화한다. 무엇보다 모녀 관계, 유사 모녀 관계를 빗대 각 세대의 불안한 심정을 균형감 있게, 어느 한 세대의 시선에 쏠리지 않도록 풀어낸다. 전적으로 각본과 연출을 한 이미랑 감독의 이해도가 거둔 성취다.
성찬얼(씨네플레이 기자)
딸에 대하여(2024)
춘정(2013)
작가
김수연
<최소한의 선의>
시나리오 작법에 있어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주인공의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극적인 사건을 거치며 첫 등장에서와는 다른 변화된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만나게 되는 인간의 극적인 변화들은 언제나 감동스럽지만, 유감스럽게도 실제 삶에서 그런 일은 매우 드물다. 인간은 약하고, 약하기에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선의>가 빛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나리오 작법에 충실한 영화적 인물의 극적 변화가 아닌, 실제 삶에서 마주할 법한 현실의 인간들이 변화하는, 그 지난하고도 기적 같은 과정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 있다. 성급하지 않게, 현실의 제약과 마음의 연약함까지 모두 아우르며 이 변화를 이끌어낸 김수연 작가의 따뜻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민용근(영화감독)
최소한의 선의(2024)
배우
이혜영
<파과>
<파과>에서 이혜영 배우는 ‘적역’과 ‘대체불가’라는 기대를 모두 만족시키는 그 어려운 걸 해낸다. 원작의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노년의 여성이, 그것도 액션을 수반하는 역할로 중심에 서야 하는 영화의 기획 자체는 모험이었을 것이며, 조응하는 배우를 찾는 것이야말로 기획의 핵심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혜영 배우는 이 모험적인 시도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한다. 그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떤 역을 맡더라도 눈치보지도 않고 거칠 것 없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특히 <피도 눈물도 없이>의 전도연과 이혜영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 감회가 남다를 수도 있겠다. 멋진 언니는 사라지지 않는다, 더 멋있게 다시 나타날 뿐.
구정아(볼미디어 대표)
파과(민규동, 2025)
여행자의 필요(홍상수, 2024)
탑(홍상수, 2022)
소설가의 영화(홍상수, 2022)
앵커(정지연, 2022)
해피 뉴 이어(곽재용, 2021)
당신얼굴 앞에서(홍상수, 0221)
더 게임(윤인호, 2008)
하류인생(임권택, 2004)
피도 눈물도 없이(류승완, 2002)
성공시대(장선우, 1988)
사방지(송경식, 1988)
여왕벌(이원세, 1986)
겨울 나그네(곽지균, 1986)
땡볕(하명중, 1985)
MBC 우리, 집(2024)
tvN 킬힐(2022)
tvN 무법 변호사(2018)
tvN 마더(2018)
MBC 내 마음이 들리니(2011)
KBS2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2006)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제작자
이안나
<빅토리> <하이파이브>
제작자 이안나가 가진 강점은 흔히 주목하지 않은 소박한 이야기를 확장해 장르적 재미로 환산해 내는데 있다. 올해 벡델데이 초이스10에 선정된 <빅토리>와 <하이파이브>는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프로듀서였던 이안나 대표가 제작사 안나푸르나를 창립 후 만든 작품으로, 제작자로 추구하는 지점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섬마을의 치어리더들이 응원하는 삶의 희망 <빅토리>와 하루 아침에 초능력을 얻게 된 평범한 영웅들의 활약을 그린 <하이 파이브>. 이들은 소재, 장르, 규모 면에서 다르지만 약하고 평범한 캐릭터가 선사하는 힘을 간과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밀어 붙이는, 제작자의 소신에 있어 공통점을 갖는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소재, 빠른 호흡의 작품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흐름 안에서, 안나푸르나의 작품은 작지만 꼭 호흡해야 할 쉼표의 역할을 한다. 바로 <빅토리>의 입체적 여성 치어리더들, 다양한 성비, 연령대가 어우러진 <하이파이브>의 영웅이 제대로 호흡할 수 있는 공기가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화정(벡델데이 2025 프로그래머)
하이파이브(강형철, 2025)
빅토리(박범수, 2024)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김다민, 2024)
스윙키즈(강형철, 2018)
레슬러(김대웅, 2018)
타짜-신의 손(강형철, 2014)
써니(강형철, 2008)
벡델데이 2025 9. 6.(토) ~ 9. 7.(일) @KU시네마테크
주최·주관 DGK(한국영화감독조합)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벡델데이 2025 사무국 DGK(한국영화감독조합) | 02-6080-4422 | dgk@dg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