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문 벡델리안 | 2025 Bechdelian in SERIES
시리즈 부문 벡델리안 | 2025 Bechdelian in SERIES
2025 Bechdelian in SERIES
감독
정지인
<정년이>
드라마 <정년이>는 최종화에서 회당 60분 중 무려 절반을 여성국극 장면에 할애하며 여성국극을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무대 위의 ‘실재’로 소환한다. 정지인 감독은 카메라의 시선에 의해 타자화되어온 여성국극 배우들을 다시 주체로 호명하고 그들에게 진정한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은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우리 안의 소수자성을 대하는 감독 고유의 태도이자 일관된 연출 철학을 보여준다. 화면을 가득 채운 여성국극 장면은 그 시절 배우들의 시간, 노력, 의지에 대한 깊은 경의를 담고 있으며 이는 여성국극에 대한 헌사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존중의 방식이다. <정년이>의 특별함은 새로운 소재 자체보다 그 소재를 대하는 정지인 감독의 진심 어린 시선과 한결 같은 태도에 있다. 이러한 면모는 2022년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두 번째로 벡델리안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통해 입증된다.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정지인 감독은 가장 ‘벡델스러운’ 연출자로서 그 이름에 걸맞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2025년 벡델리안 수상은 그녀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의지에 대한 깊은 경의의 표현이자 그녀의 연출 철학에 대한 존중의 방식이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김민정(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공 교수)
정년이(2024)
옷소매 붉은 끝동(2021)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2018)
자체발광 오피스(2017)
내일도 승리(2015)
빛나는 로맨스(2013)
심야병원(2011)
작가
박지숙
<옥씨부인전>
박지숙 작가는 <히어로>, <내 생애 봄날>, <엉클>과 같은 주로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써왔다. 첫 사극 집필작인 <옥씨부인전>은 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펙타클한 사극이지만, 그 밑에 깔린 주제의식은 여전하다. 아니 보다 용감해지고 직접적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조선의 가부장제를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투영했다. 그래서 역사극임에도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진보적이고 현실적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LGBT 코드를 정면으로 가져오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태도와 시선을 제안한다. <대장금>을 비롯해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 삶을 개척하는 사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약자를 보호하고 가족과 이웃 등 소중한 이들을 지키며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서사로 나아간 점은 신선하다 못해 전복적일 정도다. 말을 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공동체를 수호를 위한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가족 테마와 다를 바가 없다. 사극이 가져다주는 상상력에 진보적 메시지가 결합해 현실을 위로한다. 성별의 전복을 통해 사극의 활극 차원의 재미를 확장하면서도,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공동체라는 희망을 모색하는 따스한 위로와 힘찬 용기를 품고 있는 드라마다.
김교석(TV 칼럼니스트)
옥씨부인전(2024)
엉클(2021)
내 생애 봄날(2014)
히어로(2009)
도망자 이두용(2006)
배우
박보영
<미지의 서울>
귀엽거나 사랑스럽거나 코믹해서 박보영에게 내린 평가는 다소 박했다. <과속 스캔들> <늑대소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등 판타지, 코믹, 휴먼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도는 강하고 쎈 캐릭터가 앞서 평가되는 흐름에서 늘 찬사의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다.
데뷔 20년, <미지의 서울>의 박보영은 그 연기가 테크닉에 그치지 않는 단단한 내공에 바탕하고 있음을, 파워풀함이 전제될 때 나오는 디테일 임을 완벽하게 입증해 낸다. <미지의 서울>은 그간 우리가 알았던 연기자 박보영의 종합판이자, 배우의 확장된 미래를 가늠케 하는 신호탄이다. 미지와 미래, 서로가 상대를 연기하는 것까지 더하면 토탈 1인 4역. 박보영은 치밀하게 계산된 테크닉으로 난이도 최상의 연기에 도전한다. 물론 기술적 바탕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보영은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해야 했던 미지가 세상과 담을 쌓으려 하는 자신의 이란성 쌍둥이 ‘미래’의 등을 밀어주는 에너지를 힘차게 전달한다. 박보영으로 인해 ‘미지’의 서울행은 씩씩했고 가슴저렸고 뭉클하게 다가 와 시청자의 마음에 ‘위로’라는 단어로 각인됐다. 박보영은 이 감정의 스펙트럼을 분주히 오가며 한 작품 안에서 배우의 얼굴에 얼마나 많은 표정이 존재할 수 있는 지 설득하고 마는 파워풀한 배우다. 온전한 박수와 함께, 박보영이 만들어 나갈 다양한 장르 안에서 *더 많은 미지의 표정을 기다린다.
이화정(벡델데이 2025 프로그래머)
tvN 미지의 서울(2025)
디즈니+ 조명가게(2024)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2021)
tvN 어비스(2019)
JTBC 힘쎈여자 도봉순(2017)
tvN 오 나의 귀신님(2015)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2023)
너의 결혼식(이석근, 2018)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정기훈, 2015)
돌연변이(권오광, 2015)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해영, 2015)
피끓는 청춘(이연우, 2014)
늑대소년(조성희, 2012)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김태경, 2012)
과속스캔들(강형철, 2008)
초감각 커플(김형주, 2008)
울학교 이티(박광준, 2008)
제작자
한석원 황기용 신혜미
<정숙한 세일즈>
바이브레이터, 딜도, 섹스, 질.. 이 모든 단어들을 한국 TV드라마에서 들어 본 적이 있던가? 그것도 매우 밝은 양지에서, 이렇게나 유쾌하게 말이다. 미디어에서 자극적으로 사용하기 일쑤였던 소재들을 모두 사용하고도 이토록 건전하고도 발랄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제작사의 공이 컸다. <이태원 클라쓰> <태양의 후예> 등 굵직한 히트작들을 제작한 한석원 대표를 필두로 한 <정숙한 세일즈>의 PD들은 ‘성의 양지화’라는 거창한 목표를 덤으로 이룬 것은 물론이요,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중년 여성 캐스트 드라마는 방송가에서 쉬이 제작되기 어려운데, 하물며 중년 여성과 ‘성’의 조합은 오죽했을까. 그러니 제작자들의 노고는 두말할 필요 없을 듯하다. 또한, 그간 미디어가 반겨 온 중년 여성은 놀랄 만한 성취를 거둔 전문직이거나, 세거나, 희생적이거나 늘 ‘코미디’와는 거리가 있는 존재였지만, <정숙한 세일즈>는 중년 여성 캐스트 만으로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지연(씨네플레이 기자)
한석원
JTBC 정숙한 세일즈(2024)
JTBC 닥터 슬럼프(2024)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2022)
KBS2 현재는 아름다워(2022)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2022)
JTBC 이태원 클라쓰(2020)
KBS2 고백부부(2017)
KBS2 태양의 후예(2016)
황기용
JTBC 정숙한 세일즈(2024)
신혜미
JTBC 정숙한 세일즈(2024)
벡델데이 2025 9. 6.(토) ~ 9. 7.(일) @KU시네마테크
주최·주관 DGK(한국영화감독조합)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벡델데이 2025 사무국 DGK(한국영화감독조합) | 02-6080-4422 | dgk@dg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