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입학식 장면이 떠오릅니다. 까만 얼굴에 바가지 머리를 한 시골 소녀. 그 동네에서 그런 머리를 한 사람은 나뿐 인 것 같았어요. 새로운 세계에 주눅들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바짝 주었습니다. 어쩜 줄곧 주변인 정서로 살아왔는지 모르겠어요. 힘있는 것들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것 같아요. 이게 인문이야? 어, 인문이야! 이게 인문이 아니면 뭐가 인문이야? 개그콘서트와 백분토론을 넘나들며 캠프의 철학을 논의하던 순간도 떠올라요. 우리 안에서도 명확히 합의되지 않은 해방과 변방의 의미를 애써 규정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공동의 여정 속에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다른 여행을 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해방과 변방의 PM을 맡게 돼서 좋았습니다. 늘 짧아서 아쉬웠던 만남을 조금은 길게 가져볼 수 있겠구나 기대했어요. 하고싶은 것도 담고 싶은 것도 많아서 욕심을 부린 탓일까요? 매일매일 한명한명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춘천에서, 당신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어느새 본명보다 ‘개미’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한 사람입니다. 춘천에서 조금 더 개미답게, 개미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번 생은 여왕개미가 되긴 글렀구나" 하며 작은 탄식을 내뱉기도 합니다. 인생이란 원치 않는 일의 연속이고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비관론자나 염세주의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매일 고군분투하며 무던히 애쓰며 살아갑니다. 저의 삶의 태도는 “주어진 하루는 최대한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흘러가는 대로” 입니다.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은 미래, 타인의 시선에 갇히기보다 많은 현자들이 말하듯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아가면 어떨까. 우리는 흔히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야 할 부정적인 감정으로 봅니다. 하지만 사랑할 때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랑을 하라” 라고 말합니다.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키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의미인 거 같습니다, 불안과 두려움 역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며 거기에 빠지거나 휩쓸리지 않으며 나를 지키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낯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새로운 경험 속에서 나와 내 안의 감정들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이 여정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 기대됩니다.
저는 제가 뭘 하고 싶은 사람인지 아직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같이 무언가를 해보는 일은 꽤 오래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문화기획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마을, 문화예술 현장을 오가며 일했고, 지금은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과 장소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은 늘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답을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단 해보고, 실패도 하면서 조금씩 길을 만들어가는 편입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꽤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지만요. 익숙한 길에서 한 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처음 가보는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이번 〈해방과 변방〉 캠프가 조금 기대됩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잠시 벗어나 보고, 익숙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나를 다시 만나고, 굳이 정답을 찾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해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조금 덜 애쓰는 것일 수도 있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한번 해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 역시 아직 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 캠프에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고, 낯선 경험을 마주하면서 저도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각자의 길을 걷던 사람들이 잠시 만나 조금은 다르게 살아갈 용기를 얻어가는 시간. 저는 뚜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자기를 소개하는 게 어려운 사람입니다. 때론 되게 단순하고 때론 너무 복잡하고, 때론 엄청 과묵하고, 때론 엄청 수다스러운 사람입니다. 내 안에는 수많은 내가 다양한 얼굴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무언가 천편일률적인 것이 주는 메시지에는 이상하게 청개구리와 같은 생각으로 거부감을 갖는 사람입니다. 생각보다 이것저것 걸쳐있는 게 많고 생각하고 글쓰는 것에 관심이 있으나 이것을 위해 크게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의 삶과 내면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열심히 일하지만 끈질기지는 않은 사람 같습니다. 적고 보니 복잡한 사람이네요.
그럼에도 만나보면 유쾌하고, 단순하고, 시끄러운 사람이며, 생각보다 내면의 안정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커다란 꼬마입니다. 꼬마라는 닉네임에는 어린시절의 순수함으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어른이 되고, 일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어느새 어리고 순수했던 얼굴은 무뎌지고, 두터운 가면으로 살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아! 그리고 낭만을 좋아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낭만은 위에도 말한 것처럼 천편일률적인 메시지를 벗어나 무언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저는 별로 낭만적이지 않지만, 쉬운 길을 벗어나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낭만을 가진 사람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낭만을 꿈꿉니다!
학창시절부터 춘천에서 자라 대학과 직장생활을 거쳐, 지금은 춘천의 자연과 사람들의 일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영상 프리랜서 ‘채채’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이른바 ‘국룰’에 반하는 선택을 하면서 때로는 두렵고도 외롭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선례가 없는 선택 앞에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그런 순간들을 지나오며 결국 나만의 방식과 기준을 조금씩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춘천에서 자신만의 소신과 방식으로 살아가는 활동가와 크리에이터들을 만나며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 역시 꼭 정해진 중심을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저는 사진과 영상으로 여러분의 ‘해방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익숙한 일상과 기준에서 잠시 벗어난 4박 5일의 변방 속에서, 처음 만나는 동료들과 함께 서로 다른 고민과 경험끝에 내린 각자의 선택을 믿고, 남들이 정해놓은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에서 태어나, 장장 8년 여의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춘천에서 둥지를 튼 지도 7년 차. 디자인 스튜디오 ‘로컬단’을 운영하며 디자이너, 영화제 마케터, 로컬 에디터 등 재미와 취향따라 일하는 문어발 노동자입니다. 서울에서는 눈가린 경주마처럼 내달렸고, 춘천에서는 적당한 사회적 거리를 만끽하며 뛰놀았습니다.
사업의 시작과 함께 춘천생활이 어떻게 흐르는 지도 모르게 바빠진 요즘은 다시 내가 만들어 놓은 경기장을 뺑뺑 도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드넓고 끝없는 들판을 질주하느라 속도도 쉼을 잃는 기분. 이번 프로젝트가 그 해방으로 가는 작은 문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해방과 변방>의 기록가로 익숙해진 춘천을 낯선 감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