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정말 오랜만이네요. 2015년 봄에 저희 2호 문집 <Imponderabilia>가 발간되었으니 3년만이지요. 저희를 잊지는 않으셨지요? 보고싶었습니다. 간간이 페이스북 페이지로 인사드리지만 책자로 여러분들과 만나는 지금이야말로 여러분과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더 떨리고 가슴이 벅차답니다.

그동안 LINQ에는 다양한 정체성의 퀴어들이 모였습니다. 다양한 섹슈얼리티와 젠더정체성을 지닌 우리들의 무지갯빛 이야기들을 첫 장에 담았습니다. 우리들 각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여러분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일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장에선 <당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읽으면서 몹시 불쾌하고 화가 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도는 성공한 것입니다. 당신이 더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누군가에게 똑같이 남긴 상처를 깨달았으면 합니다. 세번째 장은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LINQ 내부 필진 이외에도 졸업생이시면서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만드는법>에서 활동 중이신 한희님, <포스텍 페미니즘>의 강미량 학우님도 함께 참여해주셔서 더욱 다채로운 문집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끝으로 우리가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고 앉아있지만 이 소중한 만남이 한방향으로만 흐르는 공허한 울림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불편함, 속시원함, 비판, 반박, 성찰, 비웃음, 반성, 용기, 지지… 무엇이든 우리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우리들 퀴어가 지금 여기 여러분과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For now we see through a glass, darkly; but then face to face: now I know in part; but then shall I know even as also I am known.  - 1 Corinthians 13:12.

알감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