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로병사의 비밀

브케인

여는 글

예전부터 책자에 ‘성병’과 관련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물론 ‘성병’과 관련된 단편 글 하나를 쓸 수도 있었지만, ‘성병’에서 ‘건강한 성 생활’로 확장해서 글을 쓰고자 합니 다. 이러면 주제별로 끊어서 연재를 하게 되어 읽는 분들도 보시기에 좋으실 것 같아 ‘섹 로병사의 비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성소수자들이 건강하게 성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들이 소개되고, 또 성다수자들이 가지고 있던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들도 많이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필자 본인이 그렇다보니 남성양성애자나 게이 위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1. 새로운 쾌락의 세계, 항문성교

이번 편에서는 모든 게이는 정말로 항문성교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왜 그리고 어떻게 항문성교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고, ‘항문성교는 더럽다.’ 혹 은  ‘항문성교는 건강하지 못하다.’와 같은 오해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2. 게이=항문성교? 

사람들은 흔히 게이하면 항문성교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등식 ‘게이=항문성교’는 대단히 위험하다. 모든 게이가 항문성교를 하는 것은 아니다. 게이 중에서도 항문성교를 꺼려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항문성교는 남자와 남자 간에만 하는 것도 아니다. 게이 와 항문성교를 직결해서  말하는 것은 무례하다. 예를 들어 “너 게이야?!? 그럼 너 항문으로 그거 해?!??”라고 이야기하지 말자. 


3. 항문성교를 도대체 왜 하는가? 

성감대는 개인마다 편차가 많이 나긴 하지만, 대부분 항문은 성감대이다. 항문 주변에 말초신경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남자의 경우 항문을 통해 전립선을 자극하면 전립선액이 나오기도 하고, 사정하지 않는 오르가즘을 의미하는 ‘드라이 오르 가즘’을 느낄 수도 있다.


4. 항문성교를 위한 준비

본격적인 항문성교를 위해서는 일단 준비물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콘돔과 러브젤이다.

A. 콘돔을 준비하자

상호간의 성병 예방을 위해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자

B. 러브젤을 준비하자

항문은 다치기 쉬운 기관이기 때문에 윤활제가 필요하다. 침, 로션, 바셀린등의 액체를 러브젤 대용으로 사용하면 안된다.. 러브젤을 반드시 준비하도록 하자. 편의점이나 약국에서도 살 수 있다. iSHAP(아이샵)에서는 러브젤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니 근처에 들릴 일이 있으면 방문해서 가져가는 것도 좋다.

C. 항문 괄약근을 풀자

그렇다면 러브젤만 있으면 바로 ‘그것’을 항문에 넣으면 될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괄약근 때문이다. 항문의 괄약근 구조는 바깥 괄약근과 안 괄약근으로 단순화 시킬 수 있다.지금 항문에 힘을 주어 보면 오므라드는 근육이 바깥 괄약근이고, 항문 안쪽에 숨겨진 안 괄약근이 있다. 배변을 할 때에는 이 두 괄약근이 이완을 하는데, 평소에는 수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풀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바깥 괄약근은 의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 수의근이다. 하지만 안쪽 괄약근은 불수의근이다. 그래서 이 안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작업이 따로 필요하다. 러브젤을 듬뿍 손에 발라서 손가락을 천천히 넣어서 괄약근을 풀면 된다. 손가락을 넣고 얼마동안 기다려야 되는지, 어떤 손가락을 몇 개 넣어야 되는지는 개인차가 크다. 어떤 사람은 한 개, 두 개를 넣어도 아무 긴장도 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새끼손가락 하나를 넣어도 아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잘 안 풀어지는 경우 애무를 통해서 정서적 긴장을 푸는 작업을 동반해야 한다.

항문을 잘 풀어주는 게 비단 손가락으로 풀어주는 사람에 달린 것은 아니다. 삽입당하는 사람도 긴장을 최대한 하지 않아야 좋다. 아프겠거니 지레 짐작하고 손가락으로 항문을 풀 때 긴장하면 당연히 아프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감에 집중하면서 긴장을 풀길 바란다. 물론 처음 삽입당하는 경우 그 마음먹는 것이, 긴장을 푼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도 하다. 많이 해볼 수록 긴장을 풀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5. ‘그것’에 똥이 묻으면 건강에 해롭지 않은가?

항문성교를 할 때 자지가 들어가는 부분은 장에서 직장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직장의 길이는 20cm 정도이고 그 이후에는 꺾여서 대장이 된다. . 평소 직장은 비어있다. 만약 똥이 직장에 있다면 그러면 바로 화장실에 가야 될 것 같은 느낌, 즉 변의가 와야 한다. 하지만 직장에 똥이 없다고 해도 완전히 깨끗한 상태는 아닐 수 있다. 아무래도 똥이 지나가는 길이기 때문에 잔변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잔변을 치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잔변을 치우기 위해서 관장을 해야 한다. 관장을 위해 약국에서 관장약을 사서 관장을 하기도 한다. 이 관장약은 약국에서 200원 밖에 하지 않으니 부담없이 살 수 있다. 그리고 관장약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 관장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에 대해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6. 항문성교를 하면 AIDS에 걸린다는데?

일단 AIDS는 Acquired Immune De ciency Syndrome의 약어이다. 이를 우리말로 바꾸면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이다. 인간이 AIDS에 걸리려면 일단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야 한다. HIV는 감염자의 혈액, 정액, 질액, 모유 등의 체액이 비감염자에게 이동되어 감염된다.

당연히 HIV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항문성교를 하면 백 번을 하든 천 번을 하든  HIV에 감염될 수 없다. 항문성교를 한다고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콘돔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HIV에 감염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항문성교를 하면 AIDS에 걸린다는 명제는 제대로 틀린 셈이다.


글을 마치며

항문성교,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안전합니다. 물론 건강한 항문성교를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이 좀 많긴 합니다. 하지만 자지를 보지에 넣는 섹스도 건강하게 하려면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항문성교가 더 건강하지 않아 보이고 위험해 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항문성교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이외에 항문성교에 관해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고 싶으시면 sjsusxx@gmail.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