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 20XX년 3월 15일 / 흐림
며칠 전 처음 들어왔던 경계구역으로 다시 향했다.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았다.
이곳은 같은 세종시인데도 걸을 때마다 공기의 결이 조금씩 바뀌었다.
구역 안쪽 금속 펜스 근처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얼굴을 보니 눈가에는 잔주름이 얇게 퍼져 있었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 하나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아마 50대쯤으로 추정된다.
세월이 벼린 주름이라기보다, 오래 관찰하고 오래 생각해온 사람의 얼굴에 생기는 결에 가까웠다.
주변을 훑는 눈빛이 익숙했다.
처음 오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는 펜스와 바닥, 구조물의 틈을 천천히 살폈다. 무언가를 찾는 사람의 태도였다.
정확히 무엇을 찾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지만 서로 말을 걸지 않았다. 그냥 내가 그를 관찰하고 있던 것처럼 그도 나를 잠시 그렇게 본 것 같았다.
그저 그가 이곳을 오랫동안 보아온 사람이라는 사실만 느껴졌다.
오늘의 기록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이곳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사람을 처음 보았다는 것.
(스토리텔러: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