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건설 현장 기술자였다.
그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건설 현장 기술자가 아니었다면 세종호수공원 공사 작업 도중에 실종되는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아버지는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세상에서 증발했다.
몇 년 후, 텅 빈 관이 놓인 아버지의 빈소에서
사람들은 사라진 아버지의 빈 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때 나는 낯선 어른들의 말에는 귀를 기울여도 통 알아듣지 못해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 오가는 사람들의 생김새를 구경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의 보기 드문 웃는 얼굴이 담긴 액자도 함께 눈에 밟혔다.
순간을 담은 사진 속에서 내내 웃고 있는 아버지를 보자니 괜히 마음이 이상해져서
나는 매번 사진에서 낯선 사람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웃는 얼굴로 영원히 움직이지 않는 아버지는 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