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모를 쓴 그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 일하는 게 익숙했다.
세종호수공원 공사 현장에서 그는 하루종일 공원의 일부를 재건하는 작업에 한창 몰두해 있었다.
그 날, 해가 지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보통의 일상과 다름 없었다.
사건은 하늘이 어둑해지고 현장의 모두가 다음 작업을 기약하고 떠나간 다음 일어났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일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였다.
복잡하게 얽힌 공사 자재들 사이에서 기묘한 빛이 새어나와 그의 걸음을 멈추었다.
공사 현장에서 질리도록 본 인공의 빛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빛이었다.
고양이의 눈을 잘못 봤나 싶었지만 박동이 느껴지는 묘한 푸른 빛이었다.
그는 발을 돌려 그 빛을 향해 다가갔다.
마침내 그 빛의 근원이 나타났다.
모래 속에 반쯤 파묻혀 있던 그것을 건드리니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두둥실 허공에 떠올랐다.
그의 눈 앞에 아른거리는 푸른빛에서 그는 강한 이끌림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들었다.
차가워 보이는 금속 표면이었지만 그의 손 위로 은근한 미열이 느껴졌다.
그의 손바닥이 완벽히 그것을 쥐었을 때 갑자기 그것은 '웅― 웅―' 거리는 낮은 기계음을 냈다.
기계음은 그의 불안 속에서 더욱 커져갔다.
그의 귓속에 웅웅 거리는 소리로 가득찬 순간, 그것은 강렬한 푸른빛을 더욱 뿜어내며 그를 휘감았다.
푸른빛 사이로 그의 존재가 투명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