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VIII
[구전설화]
다람쥐 여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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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미대생이 살고 있었다. 그는 배운 것이라고는 나무를 깎는 것 뿐, 알바도 못하고, 장학금도 못 받는게 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이래서야 어떻게 장가를 갈까라는 걱정을 했다. 사실 그 이전에 졸업 준비를 걱정하는 게 맞을 텐데도 그는 밤마다 한숨을 쉬며 예쁜 여인을 마음 속에 그리다 잠들곤 했다. 어느 날인가 그의 동기 한명이 그의 꼴이 한심하고 걱정이 됐는지, 강원도에 눈조각축제에 1달 간 알바를 하러 가자고 했다. 어차피 그는 할 것도 없었고, 돈을 벌 기회여서 흔쾌히 승낙을 하고 바로 강원도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강원도로 가던 길에 그는 갑작스레 요의를 느꼈다. 곧바로 그는 친구에게 차를 세워달라 하고는 차도 변에 서서 소변을 봤다, 그때 마침 거센 바람이 불었고, 그는 발을 헛디뎌 그만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졌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산 속엔 미리 밤이 찾아왔다, 도시보다는 이르게 눈이 쌓여 있기도 하고 추위가 몰려와 그는 하염없이 걷고 걸었다, 그리고 불빛을 발견하여 다가가니 거기엔 조그마한 집이 한 채 있었다. 반가운 마음 반, 왠지 모를 두려움 반으로 대문을 두들기며 “거기 누구 없나요?”라고 불러보았다. 약간의 간격을 두고 대문이 열렸고 예쁜 여자가 그를 맞이하였다. “이런 외진 곳까지 어찌하여 오시게 되었나요?” “아, 말하기 조금 민망한 일이지만 차도 변에서 소변을 보다 거센 바람을 맞아 굴러 떨어져 걷다보니 이 곳 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런, 춥고 힘든 길이었을 텐데 어서 들어와서 몸을 좀 녹이시죠.”
“아, 그래도 괜찮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대화가 오간 후 그는 여인의 집에 들어왔다. 늦은 시간까지 밥도 못 먹은 그를 위해 여인은 부엌에 가서 뭔가 뚝딱 하더니 금방 저녁 상을 차려 오는 것이었다. “아유~, 이렇게까지 근사한 상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사양하지 마시고 맛있게 드세요.” 그는 성대한 저녁상을 받고는 그 집에서 하루 묵게 되었다. 다음 날부터는 눈이 심하게 많이 내렸다. 그리하여 그는 여인의 집에서 눈이 녹을 봄까지 살게 됐다. 매번 맛있는 밥을 뚝딱 지어주고 따땃한 방도 내어주고 그는 여인에게 고마운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 여인은 젊고 예뻤기에 그는 겨울을 지내며 여인의 분길같은 손길에 아주 푹 녹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어느덧 봄이 왔고 눈도 다 녹았기에 그는 뒤늦게나마 바깥세상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