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V

비정한 환경파괴범


🐀🐀


수많은 구린 것들을 만드는 와중에 좋은 것이 나오기도 하고 점점 구린 것에서 좋은 것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니 나는 비정한 사령관이 된 것 같다. 구린 것들의 시체를 쌓아 올린 탑을 올라서 좋은 것 겨우 하나를 얻는다고 생각하니 참 비윤리적이다. 비약을 많이 했긴 하지만 보통 조각이든 글이든 구렸던 습작들은 결국 폐기되기 마련이다. 물론 조각의 경우엔 더 물질적이기에 환경파괴라던가 하는 문제에서 더 곤란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고치려던 글은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채, 좋은 작업을 하는 여러 미술인들을 모두 도매금으로 비정한 환경파괴범, 지구를 망가뜨리는 파렴치한 취급하며 쓸데없이 즐거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