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IV
증언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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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자가 주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경향을 지닌 사람인지, 아니면 계획적인 거짓말쟁이인지를 아는 것이 어떤 증언을 믿을만 하거나 믿을만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될까요? 많은 경우, 증언하는 이의 과거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한 것으로 남겨져있는데, 일차적으로는 누군가의 과거가 서가의 책 처럼 열람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증언이 언제나 과거에 관한 증언인 이유이자, 우리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증언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증언의 존재 이유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증언자의 과거를 잘 알지 못한 채로 그의 말을 믿거나 믿지 않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납득 가능한 연속성에 대한 앎이 포기된 자리에 믿음이 들어섭니다.
그래서 믿음은 포기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증언을 어떤 보편 원리로 증류해내는 참된 인식자의 태도를 포기하는 데서, 즉 의심을 포기하는 곳에서 믿음이 시작됩니다. 합리적 의심의 중단은 인식자의 능력이나 노력을 무력화합니다. 그리고 증언은 무력화된 자성적 앎의 자리를 대신하여, 앎의 기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