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V
미스터 하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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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배우시절과 사랑에서의 오랜 방랑을 뒤로하고, 울퉁불퉁 유퉁은 비로소 본격적인 화업을 전개함과 더불어 오랜 기간에 걸쳐 꿈꿔오던 미술관 건립에 착수한다. 2009년 제주도에 3500여평의 야산을 매입하여 짓기 시작한, 황토방과 몽골식 건축을 접목한 유퉁의 엉터리 공화국 및 유퉁 아트월드는 자금 부족으로 건립이 중단된다. 아마 생이 다 할 때까지 미술관을 다 짓지 못하리라는 예감에 서린 회한 때문이었을까, 유퉁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예술 형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2017년 부산 감천마을에 유퉁이 ‘해꿈(해 뜨는 언덕, 꿈꾸는 마을)’이라는 제목으로 재능기부 제작한 타일 벽화는, 정교하게 커팅된 타일 조각 하나하나의 색감을 고려하여, 보조 없이 유퉁이 직접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덧칠해야하는 벽화와 달리 백 년은 변함없이 가는 예술에 대한 그의 사랑은, 2016년 그가 월간 <미술세계>에 기고한 동유럽 미술 기행 리포트에서 가우디의 건축물을 두고 ‘장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투자하여 몇십 년에서 몇 백 년까지 후손으로 이어지며 지어져 후손들을 먹여살리는 무공해 관광산업’이라 일컬은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미술세계와 함께한 동유럽 7박 9일’이라는 제목의 유퉁의 리포트는 월간 <미술세계> 통권 385호에 실려있다. 해당 호의 특집 주제는 ‘신생공간 그 너머/다음의 이야기' 였는데, 거기 실린 사후적이고 약간은 부정확한 서울의 신생공간 지도에는 이미 운영을 종료한지 일 년 가까이 된 커먼센터가 여전히 표시되어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