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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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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나 ‘회복’의 개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자기동일성으로의 회귀라는 순환 논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돌봄은 비대칭적이고 단방향적이다. 돌봄은 ‘나 또한 언젠가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의 형식으로 작성된, (대체로) 개연성이 높은 미래 가정법을 배반한다. 물론 이에 대해 돌봄을 받는 자 또한 어떤 식으로든 돌봄 수행자에게 유/무형의 기여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 교환되는 것이 대등해지는 것은 아니다. 돌봄은 언제나 상호작용적이지 않고, 나와 당신은 어쩌면 준 것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돌봄은 1:1 교환의 메커니즘을 따르기보다는 세르(Michel Serre)의 말처럼 기식적 대각선을 그리며 화폐 가치를 바꾸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상호작용적이고 호혜적인 교환 논리, 또는 투입과 산출에 대한 믿음은 돌봄의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가 언젠가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아픈 자를 돌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돌봄은 이처럼 실천적이거나 당위적 차원에서 해명되어야 할 문제이기에 앞서, 인식론적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