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VII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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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인류는 마침내 소량의 물로 살아갈 수 있게 진화되었다. 아쉽게도 눈물, 땀, 콧물 등은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었다. 인류는 진화를 계속해서 혈관에 피가 거의 흐르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더 이상 마실 물이 풍족하지 않는 지구에서 혈관에 피가 흐른다는 것은 불편하고 불리한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피의 생산을 위해서는 일정량의 수분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지금처럼 물이 부족해진 것은 5000년 전쯤이다. 태양의 흑점 수 증가와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지구의 대부분의 물은 증발해 대기중에 존재하게 되었고 일부는 대기권을 벗어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연히 육지의 면적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쓸데없는 땅도 늘어났다. 육지의 80퍼센트 이상이 사막으로 변한 것이다. 인류의 몸도 계속 진화가 되면서 인체의 70퍼센트를 차지하던 물도 그 비율이 55퍼센트까지 떨어졌다. 혈관에는 혈액과 기체가 섞여서 흐르게 되었다. 더 이상 콧물도 흐르지 않고, 소변도 거의 보지 않게 되었다. 몸에서 귀한 물이 흐른다는 것이 신기했고, 과거의 자신들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슬플 때면 눈에선 눈꼽과 비슷한 분말가루가 날렸다. 사람들은 콧물까지도 그리워졌다. 반짝반짝 빛나며 윤이 나던 어린아이의 소매깃이 그리워진 것이다. 그 딱딱하며 반질거리던, 마치 거북이 등껍질 같던 아이들의 소매깃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콧물에 대한 페티시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이렇게 변한 신체가 분명히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눈물 대신의 흩날리는 눈꼽과 같은 가루가 그것이었다. 과거처럼 울음이 터져 나올 때 눈물이 흘러 우는 것을 들키던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