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IX

방귀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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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의 일환으로서 교내 전시 설치를 마치고 나니 이미 새벽 1시 반이 지나 대중교통이 끊겼다. 그래도 다음 날 학교 일정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꽤 남아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교문 앞까지 같은 수업을 듣는 분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약간 불편하지만 즐거운 이상한 우정을 느낀 기분이었다. 마침 교문 앞에 나서자 택시가 있어서 나는 굳이 카카오택시를 부르지 않고 바로 승차를 했다. 새벽이라 그런가 평소보다 2배 정도 빠르게 집을 향해가다 보니 미터기 요금을 보기보단 핸드폰 내비게이션의 내 위치를 더 많이 본 듯하다. 


택시에 내리며 마침 지갑에 현금이 있어서 기사님에게 2만 원을 드리며 굳이 잔돈 80원을 받지 않았는데, 기사님이 정말 고마워해서 약간 민망했다. 역시 평소 같았으면 카카오 택시를 불러서 자동 결제를 했을 텐데 하니 일반 택시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내려 건너갈 신호를 기다리는데, 택시가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내 앞에 서 있어서 나는 조금 더 겸연쩍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약간 위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버스정류장을 하나 지나서 바로 편의점이 있다. 약간 허기가 져서 냉장식품 코너를 두리번대다가 여기는 너무 본격적인 도시락류뿐이어서 과자 코너와 이곳 사이를 한참 서성댔는데, 결국 상하이 치킨버거를 하나 샀다. 그러면서 맥주를 조금 마시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한 캔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4캔에 만원 세트를 사기에는 들고 가는 것도 거추장스러워서 또 고민하다가 옆의 페트병으로 된 맥주를 하나 집었다. 


국산 맥주보다 디자인도 멋있는 것 같고, 크기도 적당히 커서 참 만족스러웠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는 노트북을 켜고 상하이 치킨버거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그리고 맥주를 따라 버거와 함께 먹으며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쳤다. 그런데 맥주 맛이 좀 이상했다. 방귀 냄새가 나는 듯하기도 했다. 입맛이 확 떨어져서 집던 버거를 내려놨는데, 그 뒤로 있는 맥주의 이름이 바로 보였다. Egg. 그래서였던 걸까? 누가 이런 방귀 같은 맥주를 만들었을까 의아해졌다. 그러나 보통 맥주는 액체 빵이라 하여 탄수화물 쯤으로 여겨지는데, 이 맥주는 단백질인가 생각해보니 나름 괜찮은 기분이 되어 계속 Egg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