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개
기특한 개. 누군가의 스위치를 지키는 개가 있다.
주인이 4년째 안 돌아오는 것을 보니 그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못은 무엇도 묶어두지 않았지만, 기특한 개의 기다림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그 개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
"기특한 개야, 너의 주인은 안 돌아 올 거야."
"그 말 알아,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
이걸 누르면 그 사람이 돌아올까?
기다림이 때로는 기억보다 오래 살아.
하지만 기특하지 않은 개가 되는 건 더 무서워.
내가 아직 기특한 개일 수 있을까?"
<기특한 개>, Acrylic on plywood, 37x52cm, 2024
<박힌 못>, Acrylic on panel, 22x12cm, 2025
<지키는 개>, Acrylic on panel, 65x45cm,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