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데이터로 예술을 창조합니다. 우리는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요. 이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데이터를 바라보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 해야합니다.” - 아서 I. 밀러, 역 구계원, 『충돌하는 세계-과학과 예술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 문학동네, 2020, 417p.예술에 사용되는 소재와 그 범위는 언제나 확장되어 왔다. 예술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범위 안에서 새로운 삶의 패턴을 발굴하고, 나아가 인간의 의구심과 호기심이 빚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창조적인 삶의 형태들을 밝혀왔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생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보이게 한다.” -파울클레(palu klee)스위스계 독일 화가 파울 쿨레(paul klee)는 어느 미술 사조에도 특정될 수 없는 인물로 불린다. 그는 9천개 이상의 많은 작품을 제작하며, 기존과 다른 자유롭고 실험적인 미술 형식을 채택하며 모든 미술사의 가능성을 탐구해왔던 화가다. 아직도 그가 중요한 역사적 인물로 꼽히는 데는 1987년경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 '클레 유산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 말은 즉 현대에 이르러 그의 예술이 미술뿐만 아니라, 광고, 그래픽 디자인, 만화와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보편적인 언어로 우리 삶에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에드가 드가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언젠가 그가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에게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고 한다. "이보게, 뭔가 시가 될만한 근사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도무지 표현할 길이 없네." 그러자 말라르메의 대답은 이랬다고 한다. "보셔요, 에드가. 시는 생각이 아니라 말로 쓰는 것이랍니다."영국의 유명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장인』이란 책을 통해 우리가 현대문명에서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생각하는 손은 도시학을 포함해, 건축, 음악, 문학, 정치와 경제학까지 여러 분야에 존재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들이 갖는 공통점이 바로 ‘장인정신(craftmanship)’이었다. 리처드 세넷은 이 장인정신을 인간의 기본적인 충동으로서 ‘일 자체를 위해 일을 잘 해내려는 욕구’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