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 = 정진수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가 발표한 올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종합순위를 보면 13위를 했는데,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모셔널을 제외하고 순수 한국 기업이 이런 순위에 올랐다는건 엄청난 기록이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창립 5주년 만에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도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에 대한) 의심을 했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측에 기술 설명을 한 뒤, 일종의 ‘서류 평가’를 통과해야 했는데 이것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놀랐다. 사실 15, 16위 내로는 들어야 리더 보드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계속 인터뷰를 하고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한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선도 기업에서 봤을 때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거대 공룡 기업 같은 회사들이 무너질 때 우리는 무너지지 않고, 정부 지자체와 B2C를 바라보지 않고 B2B와 B2G를 목표로 해왔다. 인프라 활용, 자체 기술력 개발,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한 실증을 진행하면서 누적 (주행) 거리를 쌓아온 것들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측에) 어필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선택한 전략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자율차 레벨 4 실증에 쏟은 결과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 13위를 기록했지만 이 순위를 유지하는 것과 점차 높여가는 것, 더 나아가서는 경쟁자 그룹에서 더욱 더 올라 리더 그룹까지 올라가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평가 점수를 보면, 전략 점수는 수 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곳보다 굉장히 높게 받았다. 그런데 수행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수행 점수란 기업이 현재 갖고 있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지표다. 예컨대 이 기업이 자율주행 차를 1000대 만들어 이를 운영할 자본이 있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유도 우리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차량들을 실제로 양산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으며, 노력한다면 순위는 계속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