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1963 -, 미국
현대세계의 아름다움과 그 배면의 불편하기만 진실을 크리스 조던처럼 분명하고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고 섬세하게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가가 있을까. 사진과 개념미술, 영화와 비디오아트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크리스 조던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이다. 현대문명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그의 작품으로 들어오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볼 수 있게 하고,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사유하게 한다. 때로는 아주 친숙하고 흥미롭게, 하지만 감각의 깊은 곳을 깨우며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크리스 조던은 예술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 록키 조던은 사진작가이자 사진사가, 콜렉터였고 어머니 수잔 엘리자베스 조던은 뛰어난 수채화가였다. 여동생 캐서린은 다큐멘터리감독이자 언론인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미술을 배운 이후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학교와 텍사스 오스틴대학교에서 미국문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텍사스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시애틀에서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3년에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예술가로서 흔치 않은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예술감성으로 충만한 유년시절과 인문학적 사유를 넓힌 대학교에서의 학업은 그의 작업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사진가로서의 직관과 통찰력은 물론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면면이 그의 작업에서 씨줄과 날줄을 형성한다.
크리스 조던은 미국과 전 세계의 미술관, 화랑, 문화기관에서 100여 회가 넘는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저서로,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 Intolerable Beauty』, 『숫자로 본 미국인의 자화상 Running the Numbers. An American Self-Portrait』,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자리 In Katrina’s Wake, Portraits of Loss from an Unnatural Disaster』, 『우시리키아노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Ushirikiano: Building a Sustainable Future in Kenya's Northern Rangelands』 등이 있다. 그는 환경예술상으로 유명한 ‘시에라클럽 안셀 애덤스 상 the Sierra Club’s Ansel Adams Award for Conservation Photography’(2010) 뿐만 아니라 ‘UN그린리프상 United Nation’s Green Leaf Award’(2007)을 수상했고, ‘픽텍 심사 대상 Prix Pictet Commission Prize’(2011)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세계 유수의 공, 사립 미술문화기관들에 소장되어 있다.
지난 해(2018년) 크리스 조던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Albatross>를 발표하였고, 이 영화로 최근 ‘런던 세계보건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예술가인 아들, ‘에머슨 조던’과 공동으로 < 하나만을 바라보다 Centered Seeing>를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