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의 연락을 보고 마지막 데이터 로그 분석을 해치우기 위해 민혁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메모리움 연구를 갓 시작한 옛날의 민혁이라면 분석하기 어려웠을 메모리움 특유의 데이터 형식들이 모니터 화면에 나타났다.
민혁은 속도감 있게 자판을 두드리며 작업을 서둘렀다.
화면을 가득 메운 글자들이 눈에 얽혀 어지러워질 때 쯤 낯설고도 익숙한 로그 한 줄이 민혁의 눈에 띄었다.
15년 전, 그 때 본 오류 메시지였다.
'T-001;오류 로그 403.1'이라는 한 줄로 그때의 흉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LUCA'라는 낯선 문자도 함께였다.
민혁은 LUCA의 존재를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알아낼 수 있었다.
그동안 알아내지 못했던 아카이브에 대한 사실들 중 하나에 줄이 그어지는 순간이었다.
□ 처음 이 메모리움을 만든 사람의 존재는 알 수 없다.
그 존재의 이름은 '루카'.
민혁은 맥이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깜깜했던 앞날에 가는 빛의 실마리가 들어오는 듯한 마음도 들었다.
복잡한 감정이 담긴 한숨을 섞은 채 민혁은 낮게 읊조렸다.
"이제... 끝이 정말 가까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