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뒷모습은 어딘가 항상 익숙했다.
이번까지 쳐도 인생에서 딱 세 번 본 뒷모습이지만, 민혁은 오랜만에 본 그가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굳이 그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볼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
두 번의 만남 모두 갑작스러웠던 데다 그가 누군지 알아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민혁은 달랐다.
그가 누군지 보고 싶어졌다.
익숙하지 않은 자신에게 익숙함을 주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동생 윤서와 함께 간 수년 전 그 공간에서
민혁은 천천히 그의 얼굴쪽으로 의식을 집중했다.
의식을 집중한다고 그의 얼굴이 투시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잠깐이라도 그가 뒤를 돌아본다면 그 0.1초의 순간이라도 이목구비를 낚아챌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민혁은 어쩌다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의 뒷통수를 3분 동안이나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을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에 30초 만에 뒤를 돌아봤겠으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민혁이 4분째 뒤통수를 쳐다보는 사람이 되었을 때, 그 남자가 고양이 쓰다듬는 일을 멈추었다.
민혁의 기억 속에서는 처음 일어나는 일이었다. 항상 그는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지 그 외의 일은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침이 꼴깍 넘어갔다. 드디어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