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필된 논문(사진=KBS)
S대 약대 이OO 교수가 자녀의 대학 입학을 위해 휘하 대학생들에게 논문 대필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 되었다. 추가적으로 이OO 교수의 자녀는 이 활동 내역을 가지고 서울 S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하여 사회적으로 충격을 줬다.
2013년 이OO 교수는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에 참가한 고3 딸을 위해 대학원생들을 동원해 발표자료를 작성시켰고, 이 논문을 통해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서 우수청소년학자상을 받았으며 이를 활용하여 서울 K대학 과학인재특별전형에 합격하였다.
당시 대학원생들이 작성해 준 논문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스트레스성 염증을 줄여준다는 가설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한 내용으로 학부생이었던 이OO 교수의 딸을 단독저자로 표시했다. 이 시기에 당사자는 외국에 교환학생 신분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이 교수 대학원생은 “당시 딸은 수능도 잘 못 본 걸로 안다. 그 전형이 최저학력기준도 없어서 합격을 했지 않았을까 싶다”고 회고했다.
2016년에는 자녀의 대학원 입학을 위해 동물 실험을 대학원생 5명이 6개월 동안 하였으며 , 실험에 관한 보고서와 포스터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였다. 또한 결과가 가설과 다르게 나오자 데이터와 일치하도록 조작하라고 지시하였다. 딸은 이를 활동 내역으로 제시해 S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였고, 자신을 논문의 단독저자로 등재하여 SCI급 저널에 실렸으며, 국내에서 세 차례의 연구과제상을 수상했다.
이OO 교수 대학원생은 “논문이라는 것 하나 쓰는 데 실험이 1, 2년씩 걸린다. 딸 것이라고, 시간 없다고 그냥 안 나오는 답을 변조 하니까,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학자로서 윤리마저도 내팽긴 상태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이선미 교수는 교수직을 파면당했다.
대학별 교원 징계 현황(사진=교육부)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구물 중 1033개를 조사한 결과 96건의 연구물이 부당한 부당저자라는 문제로 적발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미성년자는 82명, 교원은 69명이 적발되었다.
82명의 미성년자의 경우, 46명이 대학에 진학하였지만 조사결과 이 중에서 10명만이 대학 입시에서 이를 활용하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10명 중 5명은 입학에 있어 이 스펙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넘어갔으며 오로지 다른 5명만이 입학취소 되었다. 82명의 미성년자 중 5명, 즉 6%만이 처벌을 받았다.
69명의 교원의 경우, 서울대에서 22명, 연세대에서 10명, 건국대와 전북대에서 8명, 성균관대에서 7명 등으로 서울대에서 제일 많이 적발되었으며 이 중에서 3명은 중징계를 받았고 7명은 경징계를 받았으나 57명은 주의 및 경고에서 조치가 마무리되었다. 3년이라는 짧은 징계시효로 인해 별 다른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는 대학의 입장 때문이었다. 69명의 교원 중 총 10명, 즉 14%만이 처벌을 받은 것이다.
서울대학교 부당저자 정보(사진=서울대학교)
최근 5년간 서울대학교에서 49건의 표절과 자녀 부당저자 등재와 같은 연구규정 위반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보건의료 단과대학 위반이 절반에 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서울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결과 연구 부정 및 연구 부적절 판정을 받은 사례가 49건으로 파악됐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의과대학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의과대학‧인문대학 7건, 약학대학‧공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4건, 경영대학 3건, 치의학대학원‧사회과학대학‧자연과학대학 2건, 간호대학‧생활과학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인문학연구원 1건 등이었다.
위반내용을 보면 미성년자 자녀를 저자로 등록하는 등의 부당저자 사례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보건의료 단과대학에서 위반 사례가 두드러졌다. 49건 중 24건, 즉 절반 가량이 연구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단순한 스펙 쌓기? 과학 인재를 위한 체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사진=경향신문)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 교수는 지난 2013년 대한기생충학회지에 스파르가눔증을 일으키는 기생충 스파르가눔이 강원도에 서식 중인 족제비와 멧돼지에게서도 확인됐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논문 저자로 당시 한국외대부속외국어고등학교 재학생이었던 최모씨를 등재했다. 당시 최씨는 동물에서 기생충을 빼내는 것으로 고교생 수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2년 한국 철새에서 발견되는 기생충에 대한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도 당시 경기과학고등학교 재학생이었던 유모씨를 저자로 등재한 기록이 남아 있다. 서 교수는 두 논문 모두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 공저자로 올려 논란이 불거진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과학 발전을 위한 교육적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11일 서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교생이 실험에 참여하고 논문 저자로 등재되는 것을 돕는 게 교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단순히 스펙 쌓기로 여긴다 해도, 그들 중 일부가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적었다.
서 교수는 "이런 사례가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중·고교생의 실험 참여가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했다"며 "저자는 일을 하면 들어가는 것이지 어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