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데이 2023

보다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한국 영상콘텐츠의 현재를 점검하다 

벡델데이는 한국영화 속 성평등 현황을 돌아보고 문화적 다양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 첫선을 보였다.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세 개의 벡델테스트 기준에 네 개를 더한 ‘벡델테스트 7’을 만들고 이에 기반해 그해의 가장 성평등한 영화와 시리즈 각 10편씩을 ‘벡델초이스10’으로, 성평등에 기여한 영상 창작자들을 감독(연출), 작가, 배우, 제작자 등 네 개 부문으로 나눠 ‘벡델리안’으로 선정함으로써 성평등 인식은 물론 문화 다양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관객과 호흡하며, 벡델데이의 영역을 확장하다 

올해로 네 번째 행사를 맞이한 벡델데이는 팬데믹의 영향 아래 시작돼 관객과의 접점이 적었던 과거의 아쉬움을 덜어내고자 지난해부터 벡델초이스10의 극장 상영 및 현장 토크 등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홍대 지역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를 상영 및 행사장으로 선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함으로써 젊은 관객과 더욱 가까이 밀착해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난해 처음 벡델데이의 시선을 시리즈 부문으로 확장해 K-콘텐츠 전반을 아우른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리즈 부문의 벡델초이스를 지난해 대비 두 배 많은 10편을 선정함으로써 영화와 똑같은 무게를 주었다. 이로써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더 많은 K-콘텐츠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벡델데이 벡델 테스트7

①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 나올 것 

②1번의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③이들의 대화 소재나 주제가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

④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⑤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과 비중이 동등할 것 

⑥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⑦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벡델데이 2023 포스터

TURN ON THE FUTURE!

벡델데이2023은 벡델데이의 관점이 영화영상 콘텐츠의 미래를 밝히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해에 이어 ‘TURN ON THE FUTURE(턴 온 더 퓨처)’를 슬로건으로 그대로 이어간다. 한편 포스터는 2종으로 구성하였다. 벡델데이2023 메인 포스터는 극장과 관객을 비추는 여러 개의 눈을 가진 보라색 벡델 캐릭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자의 창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여러 명의 벡델 캐릭터 사이로 영사기에서 비추는 듯한 빛줄기가 쏟아진다. 벡델 캐릭터의 눈빛에서 시작해 상단으로 뻗어 나가는 이 빛은, 벡델데이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결합한 한국 영화영상 콘텐츠의 미래를 여는 데 제 몫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부드러운 파스텔톤이 조화로운 서브 포스터에서는 기울어진 땅 위에 제각기 희미한 빛을 내며 서 있는 작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그 무엇에도 가로막히지 않은 채 빛을 뿜어내는 벡델 캐릭터를 통해 벡델데이의 정신을 표현하였다. 현실을 상징하는 투명한 유리벽에 부딪쳐 비교적 작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작은 벡델 캐릭터들이 보다 당당하고 힘있게 서서 또렷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마침내 우리를 둘러싼 투명한 벽들이 사라질 수 있기길 바라는 벡델데이의 취지를 담은 것이다.

 포스터 디자인 | 스푸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