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문 벡델리안 | 2024 Bechdelian in FILM
영화 부문 벡델리안 | 2024 Bechdelian in FILM
2024 Bechdelian in FILM
감독
이지은
<비밀의 언덕>
영화는 각자 하나의 세계지만, 보통은 현실에 뿌리를 둔다. 드라마라면 특히 다른 요소가 세계를 잡아먹지 않도록 현실적 세계를 탄탄하게 구성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비밀의 언덕>은 이지은 감독이기에 가능한 작품이었다고 판단한다. 이 영화의 입체적 캐릭터들은 결국 영화적 세계와 현실이 유리되지 않았기에 관객의 마음에 안착했으리라. 명은을 연기한 문승아를 비롯해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완성했다면, 그들이 땅을 딛고 있는 세계는 이지은 감독의 몫이다. 특히 영화 속 깔깔거리며 생기 넘치는 초등학교 학급의,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가정만의 미묘하게 무거운 공기는 이지은 감독의 역량을 엿보게 한다. 이미 각종 영화제와 평론가 및 관객에게 박수받은 <비밀의 언덕>을 다시금 지목하는 이유는, 작품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어 미처 주목받지 못한 이지은 감독의 묘사력과 현장 장악력을 제대로 반추해 보자는 신호라고 봐주면 되겠다.
성찬얼(씨네플레이 기자)
비밀의 언덕 (이지은, 2022)
산타클로스 (이지은, 2019)
정리 (이지은, 2018)
I am (이지은, 2016)
작가
김민주
<교토에서 온 편지>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보편적 공감을 불러내는 힘이 놀라운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영화가 놓치지 않고 세공해 낸 삶의 디테일들이다. 그건 단순히 이미지의 해상도를 증폭시켜 각종 ‘사소한 것’들로 볼거리를 충당하고 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쇄말주의자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제사 절차를 어겼다는 걸 깨닫고 내뱉는 “아이고, 죄송합니다∼”라는 애정 어린 한마디, 조리실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가 입안에 넣어주는 계란말이, 팥을 지나치게 으깨지 않아야 식감을 살릴 수 있다는 어머니의 팥죽 레시피…. 그렇게 시간 속에 쌓인 디테일이 한 사람의 기억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 기억이 가진 ‘살게 하는 힘’을 이해하는 사람이라야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삶의 질감을 감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감각은 기어코 우리를 놀라운 감정적 전회로 이끈다. 김민주 감독의 작가로서의 역량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손희정(영화평론가)
교토에서 온 편지 (김민주, 2022)
동행 (김민주, 2018)
해리 (김민주, 2018)
김희선 (김민주, 2018)
티치 미 (김민주, 2016)
배우
라미란
<시민덕희>
배우 라미란에게 연기를 운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떠한 캐릭터도 찰떡처럼 소화해 내는 그의 연기는 관객에겐 행복이다. 라미란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빠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억척스러움이 아닐까? 보이스피싱을 당한 덕희에게서, 정치인이 된 상숙에게서, 촉망받던 검사에서 갑자기 바보가 되어버린 아들의 나쁜 엄마에게서도. 시대를 살아 낸, 살아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엄마로서, 중년여성으로서의 억척스러움이 가득 배어난다. 형사들마저 포기해 버린 보이스피싱범을 잡아내는 상숙처럼,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중년 여성들에게, 세상에 당당히 맞설 수 있음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라미란이 펼쳐내는 세계에 경의를 표한다.
최정화(문샷필름 대표)
고속도로 가족(이상문, 2022)
정직한 후보2(장유정, 2022)
컴백홈(이연우, 2022)
오랜만이다(이은정, 2022)
하이파이브(강형철, 2021)
시민덕희(박영주, 2021)
정직한 후보(장유정, 2019)
걸캅스(정다원, 2018)
제작자
강혜정
<밀수>
한국 영화시장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오롯이 중심에 서있는 텐트폴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밀수>는 충분한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다. <밀수>의 제작자인 강혜정은 제작사 외유내강을 통해 <엑시트>, <시동>, <인질>, <사바하>, <너의 결혼식> 등의 영화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한국 영화계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꾸준함과 굳건함 덕분에 너무 익숙해져 오히려 그 존재감을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강혜정이라는 제작자가 없었다면 우리가 보지 못했을 한국영화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이번 벡델데이를 계기로, 상대적으로 감독과 배우의 그늘에 가려있는 그 존재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도 꾸준하고 굳건하게 우리에게 의미 있는 한국영화들을 많이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언희(영화감독)
밀수 (류승완, 2023)
모가디슈 (류승완, 2021)
시동 (최정열, 2019)
사바하 (장재현, 2018)
엑시트 (이상근, 2018)
너의 결혼식 (이석근, 2017)
여교사 (김태용, 2015)
베테랑 (류승완, 2014)
벡델데이 2024 2024. 09. 07. (토) @인디스페이스
주최·주관 DGK(한국영화감독조합)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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