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문 벡델리안  |   2024 Bechdelian in SERIES

2024 Bechdelian in SERIES

감독

전고운 · 임대형
<LTNS> 


‘프리티 빅브라더’라는 이름으로 뭉친 두 감독은 ‘고운(pretty) 대형(big brother)’이라는 그들의 팀명만큼이나 직설적이고 재치 있는 시리즈를 만들었다. <소공녀> 감독과 <윤희에게> 감독이 함께 상상해 낸 <LTNS>(Long Time No Sex)는 단지 ‘성’을 전면에 다룬 파격적인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화면에 옮기고자 했던 건 <소공녀>의 미소처럼 돈에 쪼들리는 소시민이거나, <윤희에게>의 윤희처럼 현실과 타협한 퀴어이거나. 우리가 사는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미디어에서는 왠지 짠하게만 묘사되거나 혹은 주변인으로만 머물렀던 인물들이었다. 남자는 육체적인 사랑을 원하고, 여자는 감정적인 사랑을 원한다는 전형적인 성별 고정관념의 전복부터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 ‘임박사무엘’인 것까지. 작품의 곳곳에 놓인 사소한 디테일마저 젠더 감수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구석구석을 예리한 눈으로 포착해 유쾌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작업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김지연(씨네플레이 기자)


전고운

LTNS (전고운,임대형, 2023)

페르소나 (이경미,임필성,전고운,김종관, 2018)

소공녀 (전고운, 2017)


임대형

LTNS (전고운,임대형, 2023)

윤희에게 (임대형, 2019)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임대형, 2016)




작가

박경화
<졸업> 


<졸업>은 2024년 대한민국에서 교육이란 무엇인지, 선생님이란 누구인지, 그 의미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주목한 문제작이다. 대치동이란 사교육 전쟁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교육과 공교육의 대격돌. <졸업>은 사교육과 공교육의 갈등을 선과 악, 또는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풀어내지 않고 신념과 신념의 논쟁적 대립 구도로 그려냄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되새기는 유의미한 계기를 만들어낸다. 본질에 관한 작가의 집요한 탐구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을 형상화하는 방식에서도 도드라진다. 첫사랑 또는 연하남과 사귀는 연상녀와 같은 패턴화된 캐릭터로 소비될 수 있었던 여자 주인공에게 주체적 욕망을 부여하여 현실적인 입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성공하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욕망의 서사’로 제한하지 않고 ‘인간의 본질’을 지향하는 ‘정체성의 서사’로 확장함으로써 그동안 성공을 통한 자아실현을 최고 미덕으로 삼았던 기존 여성 서사의 장르적 관습을 낯설게 하기에 성공하였다. 

김민정(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공 교수)


<졸업>(2024) 

배우

이하늬
<밤에 피는 꽃> 


여화는 ‘담을 넘는’ 캐릭터다. 넘어야 할 담이 한 둘이 아니다. 하나는 성차별이 일반화된 조선 시대, 청상과부로 금기의 담을 넘는다. 하나는 진짜 담이다. 이하늬는 촬영 당시 아이를 낳고 6개월밖에 안 된 몸으로 와이어를 타고 지붕을 날아다니면서 칼을 휘두르는 고난도 액션을 소화했다. 더 높은 담도 넘었다. 낮과 밤이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여화, 어느 쪽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 여성이어야 했다. 이하늬는 코믹과 액션, 드라마의 감정선 모두를 아우르는 장르의 담을 넘으며 드라마의 텐션을 조율했다. 소복과 복면의 착장, 시대물의 의상에 가려졌지만, 여화의 면면은 배우의 전작을 통해 우리가 환호하고 희열을 느꼈던 강렬한 여성 캐릭터의 흥미로운 변주다. 가령 <극한직업>의 형사와 <블랙머니>의 국제 변호사, <킬링 로맨스>의 톱스타, <유령>의 독립운동가, <열혈사제>의 변호사의 조각모음이자, 또 다른 변형이다. 이번엔 가장 먼 과거로 걸어 들어가, 가장 미래적인 캐릭터를 대체 불가능한 배우 특유의 바이브로 만들어 낸다.
이하늬는 작년 영화 부문 벡델리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벡델리안 수상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장르물 속 전진하는 여성 캐릭터의 면모는 배우 이하늬의 범접 불가 카리스마에 일정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 배우가 다수를 장악하던 장르물의 영역에서, ‘배우 자체가 곧 장르의 구현’의 폭을 가진 여성 배우의 출현은 희귀하고 값지다. 오랜 상환 기간이 걸리더라도 이 배우에게라면 이 ‘빛나는 빚’을 질 수밖에 없다. 한국 콘텐츠의 성평등을 구현하는 중요 키워드. 배우 이하늬의 담 넘기에 응원을 보낸다.

이화정(벡델데이 2024 프로그래머)


MBC 밤에 피는 꽃(2024)

외계+인 2부 (최동훈, 2023) 

외계+인 1부 (최동훈, 2022) 

유령 (이해영, 2022) 

SBS 원 더 우먼(2021)

킬링 로맨스 (이원석, 2021) 

블랙머니 (정지영, 2019) 

극한직업 (이병헌, 2018) 

제작자

백미경
<힘쎈여자 강남순> 


‘힘쎈여자’ 시리즈 뒤엔 여성 서사 장인 백미경 작가의 공동제작이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 <품위있는 그녀> <마인> 등 작가로서 숱한 히트작을 낸 그는 2017년 여성 두 명이 주인공이란 이유로 투자 난항을 겪었고, 2019년 직접 제작사 ‘스토리피닉스’를 차렸다. “가장 나다운 드라마”라는 <힘쎈여자 도봉순>에 이어 <힘쎈여자 강남순>에선 초인적 괴력의 여성을 모계 3대로 확장하며 직접 시리즈화를 꾀했다. 재벌가 여성들의 연대에 초능력을 가미한 불의 응징 참교육 서사에 “작가가 작두 탔다” 감탄마저 터뜨리며, ‘도봉순’ 시청률을 넘어섰다. 전작이 대부분 미국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는 그는 최근 영국 BBC 라디오에 ‘여성 슈퍼 히어로 K드라마’ 창작자로 조명된 바다. 올해 드라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에선 창작 총지휘격인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작가의 비전을 제작 과정까지 지켜내는 그의 뚝심이 K드라마에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나원정(중앙일보 기자)


JTBC 힘쎈여자 강남순 (2023, 사전제작)

tvN 마인 (2021)

tvN 날 녹여주오 (2019)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2018)

JTBC 품위있는 그녀 (2017, 사전제작)

JTBC 힘쎈여자 도봉순 (2017)

JTBC 사랑하는 은동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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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델데이 2024 2024. 09. 07. (토) @인디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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