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반가워 과거의 나?"
"누구세요? 여긴 어디죠?"
"내가 이랬었나...? 무슨 로봇같네 애가"
"제 말 안들리세요? 저 병원 예약시간 얼마 안남아서 빨리 가야해요"
"난 타임 에이전트고, 미래의 너야. 이번에 받은 임무 때문에 이 시간대로 온거야. 같은 시간에 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할 순 없으니 협조 부탁해?"
"제가 지금 여기 있는데 어떻게 당신이 저예요? 말도 안되는-"
갑자기 납치 당한 것도 당황스러운데 자기가 미래의 심서윤이라 주장하는 누가봐도 '성인'인 여성이 되도 않는 말을 쏟아내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필시 이 상황은 갑자기 쓰러져서 꾸는 꿈이거나, 왼쪽 눈에 오류가 생긴 것. 둘중 하나라고 확신한 서윤은 표정을 굳히고 몸을 일으켰다.
우선 이 이상한 자동차를 벗어나야할 것 같아 문 같이 생긴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걸어간 창 밖에는...
"여긴 격리공간이라고 해, 어느 우주에도 속하지 않는 공간. 누군가는 신의 축복이라고 하기도 하더라고"
"..."
"이 공간 덕분에 우리 타임 에이전트가 타임 패러독스 없이 활동할 수 있는거야. 앗, 너무 빨랐나..."
"그럼... 진짜예요? 나라는 거?"
"짠~ 미래에는 이렇게 빛나는 안구 파츠 끼워도 아무도 뭐라고 안해, 팔뚝이 통째로 기계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정말...로요?"
"응, 정말로 그런 세상은 와. 나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한참을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있던 서윤이 결국엔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미래의 서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똑 닮은 개운한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