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클]_버디의 시선
[하.교.클]_버디의 시선
"저 기계에 들어가면 의식만 돌아다닐 수 있다고요?"
"응! 내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만 부탁해"
"그럼 병원은-"
"너 나중에 인체공학 엔지니어링 전공 하거든? 평소 보는 진료랑 차원이 다를거야. 더 멋지게 고쳐줄게"
"근데 이런 미래 얘기 막 해도 되는 거예요? 타임 패러독스 이런거에 안걸리나..."
"걱정마, 어차피 주변인들 기억까지 싹 지워질테니까"
"기억을 지운다니, 왠지 좀-"
"이게 룰이어서 어쩔 수 없어. 신체에 무리는 없으니까 괜찮아~ 몸에서 깨어나면 아마 방학식날일거야"
우주선 한켠에 마련된 기계를 이리저리 정비하던 미래의 서윤이 벌떡 일어나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서윤은 영화에서만 봤던 동면 캡슐같이 생긴 기계에 편안하게 누운 후 심호흡하기 시작했다.
어딜 둘러봐도 생경한 이곳에서 자신이긴 하지만 낯선 사람에 의해 이런 체험을 하게 되다니... 사람의 인생은 알 수가 없다.
과묵하고 소심한 자기가 타임 에이전트가 됐다는 사실에 놀란 가슴이 진정 되지도 않았는데 이제 몇주동안은 의식만 돌아다니는 신세라니.
미래의 서윤은 딱 봐도 최첨단 기술로 범벅이 된 기기들을 차례로 부착시킨 후 고글까지 씌웠다.
웅웅대는 소리가 거세지고, 점점 의식이 가물가물해져갔다. 캡슐에 난 작은 창으로 미래의 서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