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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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지은x따따따와
스트릿투아트 프로젝트(Street to Art Project)
2024 12 13(금) - 2025 01 31(금)
정직성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 쯔쯔쯔와
기획의도
풍납동의 골목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지은"과 성내동 공방거리에 오픈한 쇼룸 "따따따와"는 예술가가 운영하는 아티스트 런 공간이다. 공간지은은 이진영 작가가 작업실의 일부공간을 활용하여 '골목을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하는 예술'을 키워드로 지역주민 누구나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간을 마련하여 작가와 지역을 잇는 거점공간으로 자리잡고자 3년차 운영중인 갤러리이다. 성내동 공방거리에 2024년 오픈한 따따따와(WWWY)는 작가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자 만든 협업공간으로 다양한 방식의 형태로 예술작품의 상품화를 시도한다. 박민주 작가의 시그니처인 고릴라 작품과 실크스크린 방식을 통해 작업을 진행하는 지디큐 팩토리가 협업하여 사례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내동 거리의 복합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두 공간은 관할지역은 다르지만 지도상으로 하나의 길로 이어진 선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각의 방식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작가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자하는 공통된 목표를 선두로 올해 연말 첫 스트릿투아트 프로젝트(Street to Art Project)를 실행하게 되었다. 거리와 거리, 거리와 예술, 나아가 예술과 대중을 연결한다는 의미의 "Street to Art project"라는 큰 타이틀 아래 "쯔쯔쯔와"는 따따따와에서 탄생한 정직성 작가의 아트 상품 시리즈를 위트있게 표현한 프로젝트명으로 정직성 작가의 작품 세계의 여러 요소들을 재조립,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애칭 또는 별칭이기도 하다.
공간지은과 따따따와의 첫번째 협업, 정직성_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쯔쯔쯔와는 거리문화예술의 또다른 활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전시정보]
*일시/ 2024 12 13 – 2025 01 31
*공동기획/ 공간지은, 따따따와
*참여작가 / 정직성
*디자인, 제작 / GDQ 팩토리
*윈도우전시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
*쇼룸, 아트상품 / 따따따와 (성동구 성안로35)
** 작가 아트상품은 전시기간중 순차 발매합니다.
(12월 중순 이후 전체 상품 판매예정)
*문의: 0507-1388-0280(공간지은)
0505-1399-1321(따따따와)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202434, acrylic and oil on canvas, 90.9×72.7(cm), 2024 (일부이미지 )
전시소개
스트릿투아트 프로젝트(Street to Art Project)의 첫 번째 신호탄으로 정직성 작가의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윈도우 전시를 개최한다.
풍납동은 백제의 유물이 발굴되는 지역으로 풍납토성의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일정 권역에 있는 주택들이 철거되어가는 곳이다. 정직성 작가는 풍납애뉴얼 아트 프로젝트<대조연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작가로 공동작업을 수행했으며, 15년 동안 멈추었던 연립주택의 신작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202434>을 선보였다.
작가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골목을 어슬렁 거닐면서 주택이 철거되고 난 빈터, 듬성듬성 이가 뽑혀나간 자리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옆건물의 후면에 집중했다. 2002년부터(2009년 회의감으로 멈추었던) 연립주택 연작을 선보인 시간들과 마주하면서 어떤 심적 동기가 전달되었을까... 기계적인 추상으로 감정을 절제하며 붉은 회색빛으로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었던 연립주택과 2024년 풍납동을 배경으로 한 연립주택에서는 작가가 감각하는 방식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15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작가를 훑어 지나가 작가 본연의 감성이 꿈틀대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는 지점이다.
윈도우 전시는 갤러리 외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전시방식으로, 저녁시간까지 조명을 켜두어 어두운 골목을 밝히고 안전한 골목길 형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정직성 작가의 <사라지는 연립주택 Disappearing Semidetached Houses> 연작 2점은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전시되며, 공사장을 배경으로 한 120호 작품<202230>은 12월 21일부터 1월 30일까지 풍납동 골목을 환히 밝힐 예정이다.
남다른 시선으로 골목을 어슬렁 거닐면서 예술적 감각을 일으키는 정직성 작가는 스트릿투아트 프로젝트에서 추구하는 감성에 알맞게 안착되었으며, 성내동에 위치한 협업 공간인 따따따와(WWWY)에서 작가의 또 다른 감성-하위문화의 읖조림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협업소개
오랜 기간 화가로서 굳건히 입지를 다져온 정직성 작가와 신생 공간 따따따와가 만나 협업을 시도한다. 풍납동의 갤러리 공간지은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첫번째 시도는 거리와 거리, 아트와 대중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Street to Art project"라는 큰 타이틀로 선보이게 되었고 따따따와에서 탄생한 정직성 “쯔쯔쯔와”는 그 하위 프로젝트의 명칭인 동시에 정직성 작가의 작품 세계의 여러 요소들을 재조립,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애칭 또는 별칭이기도 하다. 아트에서 흘러나오는 하위문화 요소들을 경쾌한 방식으로 흩뿌리고 드롭하는 방식의 과감한 시도이기도 하며 상품의 형태로 포착한 다양한 아이템들로 일상 생활과 더욱 폭넓은 접점을 찾아내고자 한다.
작가의 강렬한 페인팅 작품은 풍납동 공간지은의 윈도우 갤러리에서 상시 관람할 수 있고 '공명하는', '사라지는', '불타는' 등 작품의 키워드들이 오버랩 되어있는 불타는 브릭 포스터, 스트릿 아트의 무드를 담고 있는 패션아이템들을 성내동 따따따와에서 만날 수 있다.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활보하다 당도하는 공간들이 공명하며 연결되는 지점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작가노트
1980-90년대에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시내버스를 타고 천호대교를 건너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다녔던 나는 풍납동을 자주 지나다녔다. 고3 때엔 천호동에 있던 단과학원에서 논술 강의를 들었고, 대학 졸업 후엔 종종 영파여고 건너편 골목, 친구의 작업실을 드나들었다. IMF시기와 맞물리며 둔촌주공아파트를 떠난 후 오랜 시간 이사를 전전한 내 주거지는 주로 붉은 벽돌 연립주택 지역들이었기에, 연립주택으로 빼곡한 동네는 내게 각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2002년부터 진행했던 연립주택 연작이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삶의 굴곡과 회의감 같은 것들 때문에 그 연작을 2009년 이후 15년간 멈췄었다. 올해 김가은 기획자님과 공간지은 이진영 대표님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된, 풍납동을 기반으로 한 장소특정적 공동작업 프로젝트 <대조연결자: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나에게 연립주택 골목의 장소성에서 비롯된 감각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고, 연립주택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는 강력한 동기와 영감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 그리는 연립주택 그림들은 15년 전과 다르다. 백제 유적지 보존을 위해 이빨 뽑히듯 사라져가는 풍납동 연립주택 철거방식의 특수성을 새삼 거론하지 않더라도, 콘트라스트가 강한 개발의 흐름 속에 연립주택이 곧 사라져갈 것임을 실감하는 요즘의 그림이 전과 같을 순 없다. 15년 전의 그 사람이 지금의 내가 아니듯, 15년 전에 정돈한 형식으로 연립주택의 현재를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둔 시각으로 서울을 바라보며 내게 펼쳐질 다양한 장소에 대한 그림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작가소개
정직성(1976~ )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 세속적인 삶 속의 영성을 길어내는 것이 예술의 가치이자 윤리적 역할이라는 소신으로 추상 이미지 실험을 하는 24년차 화가이다. 정직성에게 추상은 재현과 추상의 이분법을 뛰어넘어 작가가 겪은 삶의 구체적 상황성, 장소성을 제유적으로 표상하는 신체적 지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정직성은 여러 가지 맥락을 엮어 직관적으로 공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책을 기획하고 실행한다. 최근에는 나전칠기 기법이나 사군자 등 한국적 상징성을 띄는 형식을 한국의 자연생태적 혹은 정치사회적 장소성을 기반으로 재해석하여 추상 회화의 외연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4인조 미술가 그룹 GIG의 헤드를 맡고 있다.
따따따와 소개
따따따와(WWWY)는 아티스트의 활동영역을 자유분방하게 넓혀 나가고자 만든 협업 공간으로 2024년 가을 성내동 공방거리에서 시작을 알렸다. 주로 작가의 아이덴티티나 심볼이 되는 이미지를 차용해 제품의 방식으로 선보인다. ‘고릴라’라는 대상을 미술작품의 형태로 구현하는 박민주와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하는 지디큐 팩토리가 만나 위트를 덧 입힘으로써 공간의 아이덴티티가 생겼고 다양한 사례들을 선보이고 있다. 주로 실크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 지디큐팩토리의 생산품 -의류, 포스터, 인테리어 소품 등- 과 박민주 작가의 테라코타, 세라믹 조형 작업의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간지은 전시지원 개인전
신 하 정 < 말하는 손 >
신하정은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주제와 감정을 포착하여 회화로 작업한다.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탐구해 온 주제 중 하나는 ‘손’이다. 아기는 태어난 후 자신만의 감각 세계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손 전체를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사물을 만지면서 온도, 질감, 경도 등을 탐지한다. 여기에서 신하정은 손이 일종의 “원초적인 감각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촉각을 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기관은 피부이며, 손은 그중에서도 촉각수용체가 집중되어 있어 감각적으로도 예민한 부위 중 하나이다. 문화적 차이는 있겠지만, 악수는 반가움이나 협력의 표시이고, 손 인사는 친밀감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손은 인간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이어주는 감각 매개체이자, 강력한 비언어적 소통 수단이다. 나아가 손은 단순히 도구적인 기능을 넘어 삶의 흔적과 세월의 흐름을 함축적이고 즉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종종 예술과 문학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그려지곤 한다. 신하정은 손을 기능적인 도구나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감정적, 표현적 소통 기관으로 바라본다. 그는 손이 고유한 문법이나 규칙으로 제한되는 언어와는 달리, 자유롭고 직관적으로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감정 전달 수단으로 인식한다.
전시 이미지 (윈도우)
전시 이미지 (윈도우)
전시 이미지(내부)
<꼭꼭 숨어라 나는 여기 없다>는 한 아이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다. 유화와 오일파스텔을 함께 사용하고 화면 일부를 레진으로 마감해 광택을 더했다. 이 작품은 아이가 까궁 놀이를 하며 얼굴을 숨기는 순간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찡그린 얼굴을 손으로 가려 감정을 감추는 모습으로 읽히기도 한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 행위는 마치 자신이 사라진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거나, 내면의 감정을 숨길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하기도 한다. 게다가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이 세상 전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상상력을 환기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만난 여러 인물들을 묘사하여 시리즈로 제작되었는데, 같은 구도 속에서 각 인물의 특징과 손의 표현이 미묘하게 변주되면서 손 아래에 숨겨진 각자의 내면 이야기를 여러 갈래로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말문 캔버스에 유화 65.1 x 100cm 2024 (일부이미지 )
<말문>은 마치 굳게 닫힌 철문처럼 두 손이 내부와 외부 세계를 철저하게 분리하는 구도를 보인다. ‘말문이 트인다’, ‘말문이 막힌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말문은 말로 소통을 시작하는 행위를 연상시킨다. 이 작품 속 내부와 외부 세계는 목소리나 눈물, 혹은 단순한 숫자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외부에 떠다니는 이야기와 내면에 숨겨둔 이야기를 어떻게 분리하고 각각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그 둘의 차이는 어디에 있으며 그 사이를 어떻게 넘나들 수 있을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비언어적 소통방식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진다.
<노오란 손>은 따뜻한 두 손이 조심스럽게 소중한 무언가를 끌어안고 있는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손은 미세한 떨림과 특정 움직임으로 불안, 긴장, 분노, 사랑, 안도 등을 드러내며 섬세한 감정을 표상한다. 박수를 치거나 주먹을 불끈 쥐는 행위에도 행위자의 마음 상태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아이가 어머니의 손을 잡으면 안정감을 느끼고 등을 어루만지는 동작으로 위로와 보살핌을 받는 것처럼, 말없이 손을 지긋이 잡아주는 행위만으로도 온기와 사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손의 움직임을 사용하여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을까.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손은 강력한 창작과 실천의 도구이기도 하다. 악기를 연구하고, 그림을 그리며, 연필로 글씨를 쓰거나 컴퓨터를 조작하는 행위까지, 손은 인간의 창작과 표현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기관 중에 하나인 것이다. 신하정은 주로 유화를 사용하지만 재료나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단순한 구성이나 색감으로 직관적이고 간결한 순간의 심상을 표현한다. 이는 그가 이미지가 가진 본질이나 개념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의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직접 유화 물감을 만지고 손바닥을 사용하여 그린 <Breeze>는 이러한 그의 태도를 잘 보여주며, 살랑살랑 퍼져나가는 바람을 손으로 느끼는 듯한 따스한 움직임으로 다가온다. 이번 개인전 《말하는 손》은 섬세한 관찰자가 본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여러 의미를 가진, 각자의, 손이 말하는 지점까지의 여정을 함께한다.
**전시 원문은 김가은미술사무소 (https://kkimsamuso.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11 23 – 11 30 ( 10am-5pm )
2024 12 01 – 12 04. 윈도우전시
*주최,주관 / 공간지은
*후원 / 공간지은
*참여작가 / 신하정
*글 / 김가은 (김가은 미술사무소 대표)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 윈도우전시는 전체 전시 종료 후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조명시간 / 10am-8:00pm (1pm-2pm, 5pm-6pm:조명휴게시간)*
*문의: 0507-1388-0280
2024 송파 문화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2024 풍납 애뉴얼 아트 프로젝트
《대조연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 Pungnap Annual Art Project
《Contrast Connectors: In Spite Of》
“풍납동을 모르던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풍납동은 어떤 모습일까?”
(글. 김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대표)
문화재 이슈가 있어 개발되지 못하고 낙후되어 가고 있는 송파구 풍납동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장소 특정적이고 사회 참여적인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조연결자(Contrast Connectors):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2022년부터 《매핑풍납 2022》, 《본딩풍납 2023》에 이어 3번째로 기획한 풍납 애뉴얼 아트 프로젝트로, 올해에는 미술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술가 3명을 초청하여 외부 지역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납동을 표현하여 전달한다.
한 지역을 바라보는 내부와 외부의 시선은 항상 같지만은 않다. 풍납동의 경우 지역의 주민은 낙후되고 개발되지 않은 지역의 모습에 주목한다면, 외부인은 풍납동을 여유롭고 한적하고 힐링되는 공간으로, “서울 같지 않은” 정감 있는 동네로 바라보곤 한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신재은, 신하정, 정직성 작가 역시 여러 차례 풍납동을 방문하면서 지역이 가진 매력과 새로운 해석들을 제안해왔다. 이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공터에 작품을 설치하고 주민과 함께 워크샵을 진행하며, 지역 내 전시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공간 활용에 있어서도 땅 밑과 하늘 위라는 대조를 이루는 공간을 선택했다. 하늘로 띄워 올리는 애드벌룬이나 연을 날리는 프로그램과,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모래놀이장에서 발굴 워크샵을 진행하여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조적인 작업이 진행된다.
1차 프로젝트/ 서울토성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함께 발굴체험과 발굴지도 그리기 프로그램
<대조연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전시는 작가들과 함께 진행된 워크샵 및 설치작품의 작업과정과 그 결과물을 사진, 영상, 평면작업 등의 형식으로 소개한다. 프로젝트의 제목은 영어 표현에서 '커넥터(Connectors)'가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접속부사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그 중에서도 대조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등의 표현이 풍납동의 상황과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였다. 이를테면 “집들이 철거되고 동네가 침체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떠한 활동을 지속하여 일상을 회복시키고 일반 주민들과 함께 예술의 가치를 나눌 수 있을까?” 와 같은 문장으로 이 프로젝트를 이해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기획글 원문은 김가은미술사무소 (https://kkimsamuso.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차 프로젝트/ 애드벌룬 설치(위)와 연날리기(아래)
[전시정보]
○ 전시일시 2024년 10월 18일–10월 25일(본 전시)
2024년 10월 26일–10월 31일 (윈도우만 공개)
○ 전시장소: 공간지은 (풍성로 22 1층)
○ 주최/주관/기획: 김가은
○ 참여작가: 신재은, 신하정, 정직성
○ 후원: 송파문화재단
○ 협력: 공간지은
○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체 전시 종료 후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 설치전경/ 공간지은
공간지은 전시지원공모 선정작가전
김서영 <사이>
낯선 땅, 마주한 자연, 그 사이
김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대표)
김서영은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생활하면서 그곳의 자연을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회화로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에서 자연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상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이나 주변인들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시키는 존재가 된다. 처음에는 타지의 낯설고 두려운 대자연과 마주하며 고독을 경험하지만, 작업을 통해 자연과 서서히 친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그의 작업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나무들은 그룹을 지어있기도 하고, 숲의 일부로 표현되기도 한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나무를 자연 속에 자신의 뿌리를 굳건하게 내린 상징적인 존재로 본다면, 이는 타지에서 적응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가는 존재로, 즉 작가가 처한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는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무 네 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가족>은 마치 외딴 섬에 동떨어져 있는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크기의 희미한 선으로 그려진 나무에서 쓸쓸함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만, 그와 동시에 이 나무들을 엮어주고 있는 밝은 푸른빛이 작가 특유의 희망적인 정취를 담아낸다. <Diaspora>는 두 나무의 가지들이 마치 악수를 하듯 교류하고 있다. 화면 속의 나뭇가지들은 서로 닿을 듯 말 듯 얽히고설켜있다. 각 요소들은 직간접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으며, 나뭇가지의 사이 공간에는 묘한 긴장함이 공존한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 자연,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요한 시선>은 마치 실내에서 창밖의 풍경을 응시하는 듯한 구도로 표현되었다. 화면 상단의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는 푸른빛은 눈 덮인 먼 산을 거쳐 진한 녹색의 숲으로 이어지고, 하단은 강렬하고 화려한 형광 핑크로 채워지면서 에너지가 응집된다. 김서영의 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러한 과감한 색 배열은 차분하면서도 동시에 역동적인 시선의 다층성을 표현해주는 역할을 한다. 타지에서 경험한 감정의 상태, 즉 고독함과 친밀감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감정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전시 제목의 ‘사이’라는 표현에서 나타나듯이, 그의 작품은 각각이 홀로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둘 이상의 존재가 관계를 맺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인간과 인간 사이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자연과 자연과의 관계 모두를 포괄하는 다층적인 상호작용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물감이 종이 위에서 자연스럽게 번지듯이, 그의 작업은 낯선 곳에서 마주한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유연하게 결합하고 흩여지며 만들어진 하나의 성찰적 시선이 투영된 결과이다.
**전시 원문은 김가은미술사무소 (https://kkimsamuso.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10 02 W - 10 08 T. 10am-5pm
2024 10 09 W – 10 15 T. 윈도우 전시
*조명시간 / 10am-8:00pm (1pm-2pm,5pm-6pm:조명휴게시간)*
*주최,주관 /
공간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후원 / 공간지은
*참여작가 / 김서영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체 전시 종료후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공간지은 전시지원 기획전
자전거마실-풍납
길 잃지 않는 길
자전거 마실-풍납
마실: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
김주영 (파리1대학 조형예술학박사, 서울대 동국대 강사)
서울대 조소과 선후배로 구성된 ‘자전거 마실’ 그룹은 자전거를 타고 서울의 구도심 이곳저곳 골목길을 탐방한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서울의 모습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관찰하며 삶의 풍류를 즐기는 이들은, 예술가들에게 있어 삶의 모든 체험이 곧 작품임을 보여준다.
일찍이 ‘리차드 롱’이 도보를 통한 자연 속 여정을 작품화했던 것처럼, 이들에게 있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공간을 자전거로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인간 행위’로부터 출발하여 하나의 은유적인 작품을 낳는 작업 형태가 된다. 차로 다니면 볼 수 없던 골목길 속 풍경과 걸어 다니면 미처 다 볼 수 없는 범위의 도심 풍경을, 자전거로 다니면 볼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렇게 이 작가들의 자전거를 이용한 ‘서울문명탐사’는 놀이이자 삶의 여정이고 예술작업이 된다.
예술가들의 자전거 마실은 풍납동의 풍경과 역사 이야기를 만나 잠시 여정을 멈추고 시각 예술품으로 기록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외국인들에게 서울은 과거와 현대가 독특한 방식으로 뒤섞여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한다. 현대적인 최첨단 도시 모습과 전통 건축물, 옛스러운 골목 풍경, 여전히 고전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독특한 분위기와 인상을 안겨 준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대가 극적인 대비와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서울의 모습은 정작 그곳에 사는 본토인들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일 수 있다. 풍납동 또한 이러한 서울의 현재 모습을 담고 있다.
첨단 기술과 최신식 환경을 향해 수시로 뒤집히는 개발과, 옛 도시를 복원하고 들춰내는 작업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공간 서울. 그중에서 옛것을 다시 드러내고자 하는 과정 중에 있는 풍납동은 백제 초기 유물이 발굴된 이후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이 얽혀 있는 지역이 되었다.
‘자전거 마실’ 그룹은 조소과적 관찰력과 작업 습관을 바탕으로, 조용하면서도 시끌벅적한 이슈를 품고 있는 풍납동이라는 공간과 시간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체험하였다. 로잘린 크라우스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조각은 특정한 장소에 그 장소와 연관되는 인물이나 사건을 기리는 기념물로 세워지며, 근본적으로 장소 특정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한다. 따라서 굳이 이들이 조소과 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풍납동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이들의 작품은 장소 특정성을 지닌 조각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백제 시대, 고대로의 회귀를 위한 개발이라는 특별한 이슈를 지닌 ‘풍납동’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참여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축적(accumulation)’이라는 키워드가 각각의 작업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찾는 것이다.
풍납동 골목을 유희적 태도로 탐험하는 예술가들에게 포착된 것은, 오늘날 이 지역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 배경이 된 개발 과정에서의 실질적이고 현실적 문제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예술가들에게 감각적으로 포착된 풍납동 지층의 축적은 자연의 실질적 작업이기도 하지만 세월이라는 비가시적 요소를 포함하기도 한다. 또한 인간의 삶과 역사가 담긴 변화하는 시간을 가득히 품은 상징적인 지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이들 작품에 나타난 조각적 특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조각적 특성이란 이들의 작품이 (모더니즘적 관점에서) 조각적 형상을 가지든 아니든 간에, 작품에서 느껴지는 공간에 대한 인지와 몸의 흔적을 의미한다.
조소과 출신 작가들은 재료와 대상을 신체로 체험하고 다루는 데 익숙하여, 손을 포함한 몸의 흔적이 그들의 작품에 생생히 드러난다. 이들이 신체로 체험한 풍납동이라는 비물질적 질료는 물질적 재료를 통해 형상화되었다. 자연스레 드러나는 조각적 특성 즉, 조형적 형상에 베여 있는 몸의 흔적과 공간에 대한 각자의 독특한 인식을 이들의 작품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마실’ 그룹의 풍납동 전시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이유는 풍납동 개발 이슈를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처럼 다루면서도 작은 수다로 끝날 수 있는 이벤트를 예술품으로 남김으로써 이곳 풍납동에 또 다른 각도의 삶의 지층을 더했기 때문이다. 이웃 동네를 마실 다니는 이들의 유유자적한 삶이 치열한 예술작품으로 변모하여 예술가의 사회 참여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9 08(s) - 09 14(s). 10am-5pm
2024 09 15(s) – 09 24(t). 윈도우 전시
*조명시간 / 10am-8:00pm (1pm-2pm,5pm-6pm:조명휴게시간)*
전시장소/ 공간지은 (서울시 송파구 풍성로22, 1층)
기획/ 자전거 마실
글/ 김주영
주최,주관/ 공간지은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청년작가 릴레이전 Show Window
문지현 <오뚝이>
공간지은에서 열리는 청년작가 릴레이 특별전 <Show Window>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이 릴레이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식의 윈도우 전시이다. 쇼윈도는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게 앞의 큰 창문을 뜻한다. 이는 이번 기획전의 형태적인 전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젊은 작가들이 개인전의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본인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 관객들의 객관적 판단 아래 놓이는 시작점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인 문지현 작가는 다양한 물성과 기법을 통해 다리와 그 움직임을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뚝이의 운동성과 원리를 접목하거나, 금속 조각들을 용접하여 다리를 형상화하였다. 그는 인체를 지탱하고 이동시키는 다리의 역할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면서, 다리의 형상과 움직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시도한다. 다리의 움직임을 삶의 여정에 비유하며, 인생의 굴곡과 시련,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그의 조형기법을 통해, 관객은 자신의 삶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묵묵히 이어지는 발걸음 속에 담긴 인생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노트]
내 작업은 우리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오브제들을 중심으로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뚝이와 다리를 결합함으로써 역동적인 균형과 재생의 과정을 탐구하고자 했다. 오뚝이의 다시 일어서는 성질과 다리의 연결성은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도전과 극복의 반복적인 과정을 상징한다. 이 조각 작품들은 우리의 삶이 여러 번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력과 연결의 중요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우리 삶이 겪는 끊임없는 흔들림과 넘어짐,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모든 연결의 본질이 단절과 회복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품을 통해 삶의 여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를 세우고, 주변과 연결되어 가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8 18(s)-08 30(f). 윈도우 전시
*조명시간 / 10am-8:30pm
(1pm-2pm 조명휴게시간)
*기획 / 노진아
*참여작가 / 문지현
*글 / 노진아
*주최, 주관 / 공간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내부전시는 진행하지 않으니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청년작가 릴레이전 Show Window
이규동 <UNIHORN>
공간지은에서 열리는 청년작가 릴레이 특별전 <Show Window>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이 릴레이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식의 윈도우 전시이다. 쇼윈도는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게 앞의 큰 창문을 뜻한다. 이는 이번 기획전의 형태적인 전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젊은 작가들이 개인전의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본인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 관객들의 객관적 판단 아래 놓이는 시작점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네 번째 작가인 이규동 작가는 인간의 욕망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 관심을 보인다. 욕망의 크기와 정도를 신체 변형으로 치환하여 표현하고, 이것이 정체성의 변화로 연결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그러한 욕망을 삶과 사회에 대입하여 전쟁, 소수자, 종교 등으로 확대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동물을 이용하여 유쾌하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욕망과 그 무게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작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인 《유니혼》에서 그는 유니콘이 되고자하는 말의 욕망을 억지로 크게 꿰매 붙인 뿔의 크기로 표현하였고, 그 뿔의 무게와 말의 정체성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작가노트]
인간은 항상 이상적인 자아를 추구하고, 현실을 넘어선 것을 갈망한다. 이런 갈망은 때로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힘을 발휘하며, 우리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욕망은 단순히 무언가를 원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본성을 시험하고 새로운 경지를 탐색하게 한다. 우리는 스스로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어떤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욕망을 통해 알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자기 정체성과 자기 실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작품을 통해 나는 욕망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욕망은 우리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고,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의 욕망은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도,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8 06 (t)- 08 18 (s). 윈도우 전시
*조명시간 / 10am-8:30pm
(1pm-2pm 조명휴게시간)
*기획 / 노진아
*참여작가 / 이규동
*글 / 노진아
*주최, 주관 / 공간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내부전시는 진행하지 않으니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청년작가 릴레이전 Show Window
김동영 < Homo Cyborg >
공간 지은에서 열리는 청년작가 릴레이 특별전 <Show Window>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이 릴레이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식의 윈도우 전시이다. 쇼윈도는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게 앞의 큰 창문을 뜻한다. 이는 이번 기획전의 형태적인 전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젊은 작가들이 개인전의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본인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 관객들의 객관적 판단 아래 놓이는 시작점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세 번째 주자는 김동영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기계적 장치들과 인간의 뼈가 함께 뒤엉킨 유골이 출토된 듯한 형상을 전시하였다. 사이보그 수술을 통해 스스로의 몸에 칩을 넣고 인간과 기계와의 융합을 시도한 캐빈 워릭 교수는 인간과 기계와의 융합이 인간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모든 급진적 변화에는 위험이 따른다. 편리함을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어느새 무어(Moore)의 법칙을 넘어섰다. 이런 지수(exponential)적 변화에 의해 인류세를 도입하기에도 짧았던 지질시대의 구분 기준에 또 다시 큰 변환을 맞아, 유기체였던 인류는 멸종하고 호모사이보그가 화석으로 출토되는 초인류세(Homocyborgcene epoch)를 누군가는 목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노트]
인간은 너무나 부서지기 쉽고 온전히 복원되기 어렵다.
유기물의 시간적 한계는 인간에게 수많은 제약을 낳는다.
<Homo Cyborg> 를 통해 우리는 어떠한 미래의 줄기 중 하나에서 기계공학적 보철물을 이용하여 조금 더 보완된 형태의 호모 사피엔스를 마주한다. 그들은 각자의 필요성과 기호에 의해, 가지고 태어난 유기물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Homo Cyborg>의 표본들을 감상하는 것이 인위적 진화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7 26 (f)- 08 06 (t). 윈도우 전시
*조명시간 / 10am-8:30pm
(1pm-2pm 조명휴게시간)
*기획 / 노진아
*참여작가 / 김동영
*글 / 노진아
*주최, 주관 / 공간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내부전시는 전시는 진행하지 않으니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청년작가 릴레이전 Show Window
유정인 <불편한 구역_ uncomfort zone>
공간 지은에서 열리는 청년작가 릴레이 특별전 <Show Window>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이 릴레이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식의 윈도우 전시이다. 쇼윈도는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게 앞의 큰 창문을 뜻한다. 이는 이번 기획전의 형태적인 전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젊은 작가들이 개인전의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본인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 관객들의 객관적 판단 아래 놓이는 시작점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두 번째 주자인 유정인 작가는 미디어에 의한 스노비즘(snobbism)을 다루며, 이와 연결된 맥락으로 정치, 사회적 양극화 현상에 집중한다. 너나할 것 없이 빨대를 꽂아 알록달록하게 단물을 빨리고 있는 도넛, 서로 본인들의 이야기만 내뱉는 확성기, 주렁주렁 매달린 플라스틱 음식들은 쇼윈도의 ‘불편한 구역’에서 각자의 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그렇게 예쁘고 화려하지만 속이 텅 빈 것들이 가득한 자본주의 사회의 불편한 단면들을 가볍고 유쾌하게 꼬집는다.
[작가노트]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소비문화는 우리를 과시적으로 만들고,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는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변화와 갈등은 우리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큰 영향을 미친다.
'불편한 구역'은 이처럼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관객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탐구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7 15(m) – 07 26(f). 윈도우 전시
*기획 / 노진아
*참여작가 / 유정인
*글 / 노진아
*주최, 주관 / 공간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청년작가 릴레이전 Show Window
정재은 <붕괴 감각_A Sense of Collapse>
공간 지은에서 열리는 청년작가 릴레이 특별전 <Show Window>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이 릴레이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식의 윈도우 전시이다. 쇼윈도는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게 앞의 큰 창문을 뜻한다. 이는 이번 기획전의 형태적인 전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젊은 작가들이 개인전의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본인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 관객들의 객관적 판단 아래 놓이게되는 시작점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 주자인 정재은 작가는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피부, 뼈, 근육 및 장기 등 신체를 파편화하고 재조립하여 그 형상의 왜곡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단단한 신체와 무른 신체의 형태를 연결함으로써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동적 변환을 시도하였다.
[작가노트]
고통을 감각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 고통을 함께 짊어진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만족적 환상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각을 이해로 착각하는 그 지점에서 소통의 와해가 일어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눈을 맞춰야 하고, 상대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치열한 대화를 지속해야 한 다. 계속해서 상대의 피부 아래에 있는 무언가를 알아차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나의 작 업은 이러한 과정들을 닮아 있다. 재료를 계속해서 매만지고, 재료가 가진 독특한 변주에서 실패와 좌절을 반복한다. 나는 나의 작품이 고통의 구조와 닮아 있기를 바란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7 03(w) - 07 15(m). 윈도우 전시
*기획 / 노진아
*참여작가 / 정재은
*글 / 노진아
*주최, 주관 / 공간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문의: 0507-1388-0280
** 윈도우전시는 전시기간 동안 갤러리 외부에서 상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공간지은 전시지원공모 선정작가전
최선아 < Summer Walk >
2024년 상반기 전시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최선아 작가의 <Summer Walk> 전이 6월 25일(수)에 시작됩니다.
[전시정보]
*일시 /
2024 06 19(w) - 06 25(t). 10am-5pm
2024 06 26(w) - 07 02(t). 윈도우 전시
*주최,주관 /
공간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후원 / 공간지은
*참여작가 / 최선아
*전시서문 / 김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휴무일 없음
*오후1시-2시 (점심휴게시간)
*문의: 0507-1388-0280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풍납동 2공영주차장]을 이용해주세요.
(도보2-3분이내)
[전시서문]
여름의 이면을 관조하다
( Contemplating the Hidden Side of Summer )
/ 김가은 (김가은 미술사무소 대표)
최선아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통해 포착된 일상의 순간들을 디지털로 그리거나, 그 결과물을 다시 아크릴화 또는 유화 작업으로 재구성하여 인간의 내면이 가진 복잡한 정서에 대해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명확한 선으로 대상을 단순화하고, 최소한의 색을 사용하여 평면적으로 표현하는 점에서 그래픽적이다.
여름의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바람>에 등장하는 인물은 푸른 계열의 원피스를 입고 있으며, 노란색 배경과의 색채 대비가 느껴져 시선이 집중된다. 바람에 흩날리는 원피스를 통해 표현된 여름 바람의 생동감은 색채의 경쾌함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이는 인물의 차분한 뒷모습의 구도와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또 다른 작품 <Another day>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두 인물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들의 뒷모습에서 느긋하게 휴일을 즐기는 평온함이 느껴지면서도,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먼 곳을 응시하는 두 사람의 거리감에서 묘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이러한 양가적인 분위기는 밝은 색채를 통해 표현되는 대상의 단순화와 일정한 거리두기라는 구도적 요인에서 기인하며, 이는 평온함 속에 잠재된 인간 내면의 다면성을 암시한다.
최선아의 작품들은 마치 이어폰을 끼고 소리가 차단된 상태로 주변을 바라보았을 때, 시각적 정보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 상황을 바라보게 되는 감각과도 유사하다. 그의 작품은 실제 사건의 서사나 인물이 가진 특성을 차단하여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형태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평범한 일상에서 놓칠 수 있는 인간 내면의 평온함, 느긋함, 차분함, 우울함, 고독함 등 여러 복잡한 정서적 측면들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여름”하면 눈이 부시게 강렬한 태양, 푸르게 울창한 숲, 시끌벅적한 휴가철 해변, 아침잠을 깨우는 매미소리 등 활기차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연상되곤 한다. 최선아는 이러한 여름이 가진 에너지를 한 단계 낮추어 이 계절을 관조한다. 그는 풍경과 인물을 조용히 관찰하여 그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인간의 내면세계를 나타내고자 했다. 그 내면의 다면성은 여름이 가진 에너지와 어긋나기도 하고, 부합하기도 하면서 작품을 통해 전달된다. 이번 전시 《Summer Walk》는 최선아가 바라보는 여름의 다양한 풍광을 통해 이러한 인간 내면의 감정들을 재발견하도록 한다.
**전시서문은 김가은미술사무소(http://www.kkimsamuso.com)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공간지은 전시지원공모 선정작가전
김여옥 < 행복은 따뜻한 고양이 >
2024년 상반기 전시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여옥 작가의 <행복은 따뜻한 고양이 Happiness is a Warm Kitty>전을 시작합니다.
위로에서 창작으로, 그리고 또 다시
From Consolation to Creation, and Again
김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대표)
김여옥은 세라믹으로 고양이를 빚는다. 고양이의 생명력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매트한 흰색이나 먹색으로 근육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빛의 움직임에 따라 근육의 형태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며 강렬한 배경 색은 그것을 더욱 강조한다. 근심 없이 잠들어 있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평온함이 전이되고, 근육과 윤곽이 섬세하게 묘사된 고양이에게서 금방이라도 팔짝 뛸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나비와 놀거나, 등에 양귀비 꽃잎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고양이들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가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게 한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고양이들은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자세를 취하며 각자 자신의 세계에 몰두해 있다. 고양이들은 눈을 감고 있어 관람객은 관찰자가 된다. 우리는 이 고양이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고양이는 다양한 문화와 시대에 걸쳐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민첩하고 생존력이 강한 동물로 여겨지는 동시에 신비로운 영성을 지닌 존재로 인식된다. 또한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자유롭고 독립적인 이미지가 있다. 무엇보다 고양이는 인류에게 오랜 사랑을 받으면서 귀여우면서도 매혹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였다. 김여옥에게는 더욱 특별하고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 그에게 고양이는 오래 앓아온 불면증을 극복하고 창작 활동을 하도록 도와준 치유와 영감의 원천이다. 인간의 일상과 고양이의 습성이 맞물리면서 연결고리가 생성되고 새로운 의미들이 피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새로움의 가능성을 내포하며 지속적인 창작의 모티프가 된다.
한 존재를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탐구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직접 만들어 표현하는 이 일련의 과정은 어쩌면 개인의 정체성과 이 세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 작가적 태도가 아닐까. 작가 자신의 내면, 창작한다는 행위, 현대인의 소외, 고된 삶의 안식처, ‘생명’ 그 자체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20년 가까이 지속해온 김여옥의 고양이 작업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어 다양한 양상으로 변주되면서 작가의 작업세계를 구축해왔을 것이다. 유혹을 상징하는 ‘양귀비’와 호기심의 대상인 ‘고양이’를 합쳐 만든 <PoppyCat>이라는 동일한 제목을 가진 고양이 작품들에 다양한 해석의 지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행복은 따뜻한 고양이(Happiness is a Warm Kitty)》라는 전시명을 고려할 때, 작가는 고양이를 통해서 받았던 치유와 위로의 감각을 행복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하여 관람객에게 전달하려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료전시
*전시일시
2024 05 20(m)-05 26(s). 10am-5pm
2024 05 27(m)-06 02(s). 윈도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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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주관 / 공간지은, 김가은미술사무소
*후원 / 공간지은
*참여작가 / 김여옥
*전시서문 / 김가은
*전시장소 / 공간지은(송파구 풍성로22,1층)
*휴무일 없음
*오후1시-2시 (점심휴게시간) / 문의: 0507-1388-0280
공간지은 전시지원 기획전
이지수 <일렁일렁 >
뒤섞인 기억, 부유/침전하는 이미지
Stirred Memories, Floating/Settling Images
글 김가은(김가은미술사무소 대표)
이지수는 과거의 경험이나 사건, 꿈이나 매체에 등장하는 장면 속의 이미지, 색, 소리, 인물 등에 대한 기억을 매개로 내면의 의식을 탐구한다. 그는 투박한 윤곽으로 인물이나 사물의 형태를 잡고 특유의 색감을 통해 인물이 지닌 감성을 평면에 담아내거나,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 표현한다. 비교적 느슨하게 구체화된 작품 속 인물들은 비일상적인 구도 속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손(Henri Bergson, 1859-1941)은 『물질과 기억』(1896)을 통해 정신과 물질의 실재성과 그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대해서 고찰한다. 그는 ‘습관-기억(souvenir-habitude)’과 ‘이미지-기억(souvenir-image)’이라는 두 가지 기억으로 분류하여 이 두 개념을 학과의 암기와 독서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그에 따르면 ‘습관-기억’은 반복을 통한 기계적인 암기와 같은 성격을 가지는 반면, ‘이미지-기억’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각각의 경험은 일회적이고 인상적이며 고유한 특성을 지니는 것이다.1) 그는 또한 ‘현재’라고 부르는 것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잠식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현재를 지각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고, 동시에 미래를 지향하게 되기 때문이다.2) 그의 철학은 기억을 과거의 사건이나 정보의 단순한 저장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관념을 넘어서, 의식을 지속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자 미래를 지향하는 현재를 구성하는 활동으로 이해해볼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둥근 테이블에 여덟 인물이 둘러 앉아 있는 <Table for eight>(2023)에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산비둘기, 다른 색 양말을 신던 같은 반 친구 A, 기르던 개, 그리고 과거의 자신 등이 등장한다. 같은 공간에 표정 없이 앉아 있지만 이들의 시선은 어긋나고 자세도 제각각이어서 각자의 세계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듯 보인다. 테이블 위의 사물들 역시 목적 없이 무작위로 흩어져 있다. 서글픔과 아련함, 천진난만함과 유희적인 감각이 공존하면서 맥락이 해체된 채로 이들은 작가가 설정한 작품 속 테이블에 모여 있다. 이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은 가느다란 실 정도이다. 실은 이들 간의 관계를 미약하게 연결시키면서 공존의 필연성을 소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개별 기억에 시각적 상상력이 보태어져 만들어진 작품 속 인물들은 화면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작가의 현재를 재구성한다. 이 인물들은 <Going home>(2023)과 같이 다른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생산한다. 이 이미지들은 지속적으로 재맥락화되기 때문에 임시적이고, 가변적이며, 회고적이지 않다. 여러 기억들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작품 속 이미지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 모두에서 떠오르거나 혹은 가라앉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 ‘일렁일렁’은 본래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로, “자꾸 마음에 동요가 생기는 모양”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함께 지닌다. ‘동요(動搖)’는 한편으로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운 마음의 상태를 나타낼 수 있으나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긍정적인 변화의 징후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뜻을 담아 이번 전시 <일렁일렁>이 생명이 움트는 봄기운과 어우러져 기분 좋은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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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앙리 베르그손, 『물질과 기억』, 박종원 옮김, 아카넷, 2005, pp.138-143.
2)위의 책, p.237.
* 일시 /
2024 4 15(mon) - 4 21(sun). 10am-5pm
2024 4 22(mon) - 4 28(sun). 윈도우 전시
* 전시장소 / 송파구 풍성로 22, 1층
* 주최, 주관 / 공간지은
* 참여작가 / 이지수
* 전시서문 / 김가은(김가은미술사무소 대표)
공간지은 전시지원 기획전
권영희 < 작은 숨고르기 >
올해 첫 전시인 <숨; sum_ 작은 숨고르기>전은 작은 것들을 마주하며 숨을 쉴 수 있게 되고, 작은 무언가를 만들며 작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권영희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조형적인 도자 형태에 새와 열매를 올리고 높은 굽을 만드는 작업은 작가가 자연에서 위안을 받은 과정을 토분에 담아내고자 하는 과정이 엿보입니다. 작가의 바람처럼 높은 굽의 작은 틈 사이로 오가는 작은 숨이, 바람이 드나드는 풍납동에서 자연스레 호흡을 하며 보는 이들에게 공감 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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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을 바로 뒤에 둔 집으로 이사를 한 지 2년이 지났다.
아침마다 산에서 차오르는 구름과 안개, 그리고 작은 새소리를 마주하고 있다.
해가 지면 짙은 산 내음… 숲의 그림자가 창 안으로 네모지게 자리잡아 사람의 흔적을 감추고 달빛만이 드러나는 곳이 된다.
자연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되니 온통 머릿속이 변해가는 산의 색채와 작은 새소리들로 채워진다.
다시 20년 동안 저 먼 곳에 팽개쳐 놓아 둔 작업을 다시 하기 위해 서울 안 작은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을 때 솔직히 두려움이 앞섰다. 작업보다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공황장애를 스스로 고쳐 보려는 이유가 작업보다 먼저였다. 한 없이 작아져 있는 나의 자존감이 몸의 증세로 드러나 숨을 쉬는 데 많은 힘이 들었다. 숨 쉬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우스꽝스러운 짓을 반복해서 했고 더 크게 숨을 쉬고 싶어 더더 더 크게 숨을 몰아 쉬어야만 했지만 곧 답답해져 심장이 요동을 쳤다.
내 투박한 손은 작은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손이 가는 대로 옛 기억을 더듬어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다. 집 뒷산으로 산책을 자주 하며 작은 새가 들려 주는 소리들에 위로 받았고 그 소리를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바람이 드나든다는 서울 풍납동에 마련된 갤러리 기획전 참여를 계기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되었을 때 가슴에 느껴지던 답답함은 아주 조금 줄어 들었고 과거의 내가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 확인받을 수 있었다.
무너진 내 자신을 스스로 높이고 싶어 높은 굽을 물레로 돌려 만들었고 그 위에 산의 열매들과 새들의 형상을 올렸다.
높은 굽….. 그릇의 밑 부분이지만 높게 만들어 진 그 부분을 보는 이들의 마음도 높이 올라갈까?
소통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적극적인 의지’ 의 표현이라고 한다. 높은 굽은 나를 다시 세상의 자리로 올려 놓고 싶은 마음의 지지대다.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다시 자연스럽게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으려는 나의 의지.
가슴을 부풀리는 억지스런 호흡 말고 바람이 들어오는 굽의 작은 구멍으로 오가는 그런 작은, 가만히 있어도 숨이 쉬어 지는 그런 날이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 권영희 작가 노트 >
* 일시 /
2024 3 25(mon) - 3 31(sun). 10am-5pm
2024 4 01(mon) - 4 07(sun). 윈도우 전시
* 전시장소 / 송파구 풍성로 22, 1층
* 주최, 주관 / 공간지은
* 참여작가 / 권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