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전 세계를 통털어 가장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중 하나가 미얀마 사람들일 겁니다.
공산주의에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면 사실 공산주의 국가의 사람들은 <돈을 모르기 때문에> 정말 순진해요. 공산주의에 불교를 접목한 것이 그동안 미얀마의 정책이었습니다. 공산주의는 미얀마를 경제적으로 낙후시켰지만(경제적으로 낙후했어도 먹고 사는 데에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인간적인 심성을 지키는데는 성공했어요. 게다가 불교의 강세로 미얀마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은 스님이 된 답니다. 즉, 미얀마 사람들은 모두가 어디 산골짜기 순진한 스님의 심성을 닮았다 생각하면 됩니다.
미얀마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바가지 씌운다면 택시기사 정도고, 사실 바가지라고 해봐야 1000원, 2000원 입니다.
중학교 영어 정도 하실 수 있으면 됩니다. 어차피 여기 사람들도 그 정도밖에 못 하니까.
물론 영어를 몰라도 생활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영어 모르고 오시면, 모르고 오시는 대로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을 거예요.
미얀마 돈은 kyat (캿이 아니라 짯으로 읽습니다) 입니다. 한국 돈보다 싸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대충 1000원 = 1000짯... 즉 한국 돈과 같이 취급하면 됩니다. (같이 생각하다가 환전할 때 돈을 조금 더 많이 받으면 꼭 공짜 돈 생긴 것 같습니다.)
미얀마에서 돈이 모자랄 경우 비자와 마스터 카드가 있으면 은행에서 돈 인출이 가능합니다. 30만짯 인출에 5000짯이 수수료로 들죠. 웨스턴 유니온 같으면 500불(60만원)에 30불(4만원) 수수료가 붙는데 그거 생각하면 카드로 은행에서 인출하는 것이 편리하고 쌉니다.
한국에서 쓰시던 스마트폰, 그대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단, 한국 대리점에 가서 <이 전화 해외에서 사용가능한지> 물어보세요. 가끔 한국에서만 쓰도록 전화기에 lock을 걸어놓거던요. 그것만 풀어서 오시면 스마트폰에 관한 한 문제는 없습니다.
전화, 인터넷 다 가능하니 보이스톡(카톡의 음성지원)으로 한국과 통화가 가능합니다.
웬만한 거는 여기서 다 사시면 됩니다. 품질은 많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쌉니다.
여기서 옷은 론지라고 치마 비슷한거 입으셔야 합니다. 의외로 무지 편합니다. 4000~7000짯. 신발의 경우 여긴 거의가 조리를 신습니다. 실은 양말 신을 수 있는 데가 거의 없습니다. 양말 신으면 비매너 입니다. 아, 조리나 슬리퍼는 한국에서 좋은 걸로 사서 아예 신고 오세요. 운동화 따위는 여기선 거의 필요가 없고 그냥 짐이 됩니다. 꼭 운동화 형식의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아쿠아 슈즈>같은게 좋습니다. 여기 조리나 슬리퍼는 품질이 너무 현저하게 떨어져요. 발도 아프고. 우산도 한국 것을 가지고 오세요. 우산은 비 안 올 때 양산으로도 유용합니다. 그런데 여기 우산 5000짯 이하는 하루면 고장나요.
고추장, 김도 팔고 한국음식도 좀 비싸지만 팝니다. 음식도 한국 볶음밥 비슷한 <터민쪼>가 있고(가격 2500짯) 구수한 국수, <모힝가>가 있으며(가격 500짯) 최악의 경우 <떼아비죠>라고 한국 고추장과 비슷한게 있어서 그걸로 밥 비벼 먹으면 어찌되었건 대충 한그릇 뚝딱 끼니 때울 수 있습니다. 채식하신다면 상추쌈에 오이 해서 드시면 되죠.
단, 의료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요, 특별히 드시는 약이 있다면 그런 것은 있을 기간 생각해서 가지고 오세요. 단 일반적인 상비약은 여기서도 구할 수 있으니 이것저것 몽땅해서 잔뜩 챙겨오지 마시고 <아쿠아 밴드> 정도나 가지고 오세요. 여기서도 밴드는 파는데 <아쿠아 밴드>같이 질 좋은 것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미얀마에서는 호텔비와 택시비가 비쌉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물가 대비해서 그렇다는거지 한국에 비하면야 싸죠. 국민코스라는 만달레이-바간-인레 호수 한바퀴 돌아보는데 일주일간 30만원 정도면 넉넉합니다.
그런만큼 생활비는 거의 들지 않습니다. 더구나 절에서 잠 자고 밥 나오는데 쓸 일이 없죠. 2, 3개월 수행생활 하는데 5,60 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여기 사람들 한달 수입이 많아봐야 30만원(의사, 변호사, 은행간부)이고 보통은 10만원 수준인데 그 돈은 왜 드느냐?
절에 주는(줘야하는?) 보시 때문이죠.
사실 수행자가 보시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여행 안내서에서도 자율보시라고 합니다. 실제로 서양사람들은 보시를 거의 안 합니다. 그러나 자율보시다, 아예 안 하겠다고 생각하고 오시면 당황하시게 될 겁니다.
저는 2년간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미얀마 유명사원을 많이 다녀봤습니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보시 안 하고 있으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눈치가 아닌 한국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실은 보시문제 때문에 여기 오는 한국사람들은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저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이 절로 온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느 정도 보시를 해야 하는가? 답을 알려드리자면 물론 본인 마음입니다. 방도 좋고, 음식도 좋고, 명상도 잘 되는데, 돈도 좀 있다 하면 많이 하는거고... 그런거죠.
미얀마 수행자들은 보통 한달에 1만 5천짯 정도 보시합니다. 물론 한국인들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독방에 좋은 환경에 있는데 반해 그 사람들은 한 방에 몇 명씩 있어요.
수행자들은 사실 많은 금액을 보지 하지 않습니다. 수행자잖아요? 수행자가 무슨 돈이 있습니까? 이 나라에서는 제일 높은 사람은 스님이고 그 다음이 수행자, 그 다음이 스님도, 수행자도 아닌 보통 사람들. 보시는 스님도 수행자도 아닌 보통사람들이 주로 합니다.
보통 미얀마 사람들은, 보시할 때 스님한텐 각자에게 5천짯, 절에는 10만짯(80불 정도) 합니다. 물론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야 그 보다 많이 하고요. 미얀마는 전세계 보시(Donation) 1위 국가. 미국도 제낀 국가입니다. 보시가 거의 일상사인 나라.
한국분들은 보통 1, 2 개월 계시고 예산은 비행티켓 제외 7, 80 만원 예산으로 오시죠.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 여기 미얀마 사람들이 보통 친절한게 아닙니다. 그리고 방도 미얀마 수행자들의 방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습니다. 손님 대우 받는거죠.
그래서 제 생각으로는 한달에 100달러 (13만짯)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절도 흙 파서 식사에 전기비 제공하는건 아닐테니까요. 근데 100달러 내더라도 기쁠겁니다. 이 나라에 있어보면 이 나라 이 친절한 사람들에게 뭔가 주고 싶습니다. 고마워서 정말 뭔가 조그만한 거라도 주고 싶을 거예요. 미얀마는 바로 그런 나라입니다.
뱀발)
한국 스님이 세운 어떤 절에서는 기본이 월 300불입니다. 단지 그걸로 끝나느냐? 무슨 행사 있을 때마다 보시를 요구합니다. 그것까지도 괜찮은데 보시 경쟁을 유도합니다. 이게 정말 죽을 맛입니다. 몇 백불 내고도 죄인 처럼 조마조마해요. 시설과 음식은 미얀마 최고라 생각하지만, 글쎄, 그 절은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