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급 시험의 취지

역사적 무술의 수련 체계는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3가지 요소를 중요시해왔으며, 역사적 무술을 표방하는 본 H.F.F.K.그룹에서도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움직임(MOTUS - 모투스)

각 무술마다 전투 철학이나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 정리한 특징적인 움직임이 존재하였고, 모든 싸움을 이 움직임 안으로 우겨 넣으려는 시도 또한 존재하였습니다. 이 움직임의 존재를 가장 빠르게 습득하고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은 모든 무술적 습득의 첫 단계입니다. 올바른 움직임을 되찾지 못하거나 정확한 움직임을 몸에 넣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움직임의 수준을 고도화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무술적 성취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관념

각 무술마다 싸움에서 벌어지는 현상,즉 거리, 시간, 심리, 공간, 전술 등등 모든 요소들을 나타내는 단어나 관념, 마인드맵이 각각 다르며 각 무술은 자신들이 최적의 거리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정답이 달랐고, 그에 따라 시간과 공간 거리 등을 다르게 구분하였습니다. 그래서 근접전 위주로 들어가는 무술은 상대적으로 스텝과 타이밍에 대해 상당히 소홀한 경향을 보이며 원거리전 위주로 움직이는 무술에서는 심리전과 상대방을 이끌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이고 관념도 자신들이 중시하는 것에 보다 풍부한 분류와 인지를 가집니다. 이런 인지에 맞추어 자신들이 중시하는 최적의 움직임도 각각 다르게 정리되며 따라서 앞서 말한 움직임과 관념은 함께 이어지며 불가분의 관계 아래에 있습니다. 이것을 무시한 예시로 19세기 후반 근대검술의 마인드셋으로 중세검술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습니다(예: 앨프리드 허턴). 정확하게 되찾은 관념과 단어를 암기해야만 정확한 고전검술을 이해하고 그 시스템과 독트린으로 움직임을 가동시켜 전투체계를 작동시킬 수 있게 되며,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우리가 고전검술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대련

움직임과 관념이 준비되었다면 즉시 실제로 움직이면서 셋업된 전투체계대로 작동하며 싸워봐야 합니다. 인간의 몸과 뇌는 바로 듣고 연습했다고 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재조정을 거치며 최적화를 반복하고, 뇌에 가해지는 공포와 부담감에 익숙해지면서 입력된 전투 체계대로 전투가 가능해지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이 바로 대련입니다. 고전검술에서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대련 자체를 실전처럼 완전 경쟁 체제로 재편하는 경우가 보이지 않았고, 대타(對打)나 노마스크 스파링처럼 무형의 안전 룰을 둔 연극적인 대련 형태로 수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전을 흉내내어 지속적인 재조정을 거치면서 실전에 대응 가능한 검객을 양성했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양성된 검객이 전쟁이나 분쟁에 투입됨으로써 실전력이 입증이 되었지만, 평화가 지속되면서 그럴 수 없게 되자 죽도 격검 등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대체 실전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대체 실전은 안전의 문제로 방어구의 착용이 전제되었는데, 이 때문에 격검의 양상이 평복 실전과 달라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전적인 검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보수적인 곳은 이 시류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실전적인 검증과 경쟁을 원하는 대세를 거부하기 어려워 대다수의 검술계는 여기에 참여하게 됩니다. 

고전검술연맹은 고전검술의 3가지 요소를 통해 배우고, 과거의 교육법을 통해 배출된 전사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에서, 다시 현대 사회의 경쟁적인 대체 실전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그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대내외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움직임/관념/대련의 3가지 요소를 평가하기 위한 우리 그룹의 내부 기준을 만들고, 이것을 통과하면 일정 등급을 부여하여, 대내외적으로 그 수준을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타인에게는 모범이 되고 자신에게는 긍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승급 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