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아카이브 메모리움의 수장, 그의 이름은 루카였다.
루카는 아카이브의 안정화를 위해 매일같이 서버를 들여다보았다.
실체도 보이지 않는 서버를 눈에 보이게 하기 위해 로그를 밤낮으로 뜯어 고치며 누구도 가려하지 않은 곳을 향해 항해해왔다.
그가 바라던 이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루카가 서버 안정화 작업을 99% 정도 마쳤을 때, 디도스 공격의 모양을 한 오류들이 문제가 되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오류였기에 쉽게 발원지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루카는 코어 서버에 직접 들어가 문제가 된 기억들을 찾기 시작했다.
'이 기억도 아니고... 여기도 아닌데...'
루카의 헛걸음이 사천번쯤 됐을까, 한 가지 기억이 묘하게 뒤틀려있었다.
사천번의 헛걸음을 하며 마주한 다른 이의 기억과는 다르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데이터였다.
'이건... 설마?'
데이터에서 온기가 느껴지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0과 1로 치환된 데이터 속에서 어떻게 인간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루카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안정화까지 단 1% 밖에 남지 않았는데, 누가 봐도 원인은 '그 기억'이었기에
'기억이 아닌 사람이 업로드되었구나... 형체도 없이―'
누군가가 흩뿌려놓고 간 인간의 순수 결정체인 그 기억이라는 데이터를 없애야만 그토록 바라온 서버 안정화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형체도 없이 사라졌을, 오로지 데이터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 존재를 없애야만 했다.
루카는 그가 궁금해질 겨를도 없이 그의 전체를 로그 속에서 회수했고 먼지처럼 달라붙은 그의 기억들을 한 데 모아 버리려 했다.
하지만 어딘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 데이터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려 하니 죄책감이 들었다.
'한 사람의 기억 전체를 이렇게 없애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