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 "좌우명은 有志竟成… 스스로 납득될 때까지 어떤 연구도 안 믿는다"

게시일: 2018. 10. 29 오전 3:14:07

日, 24번째 노벨상 혼조 다스쿠 교수 평소 신념·어록 화제

일본 통산 24번째 노벨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76·사진) 교토대 특별교수의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신념과 좌우명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며 회자되고 있다.

혼조 교수는 암(癌)을 극복하는 면역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미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의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1일 기자회견에서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수록되는 연구의 90%는 거짓말로, 10년 후에는 10%만 남는다"며 "(다른 사람이) 쓴 것을 믿지 않고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될 때까지 (연구)하는 것이 내 방식"이라고 했다. 다른 학자의 연구를 직접 검증한 후에야 이를 수용,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다. 혼조 교수는 "연구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혼조 교수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좌우명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직접 써서 보여줬다.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 말은 '뜻이 있으면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 그는 "실험은 실패가 당연한 것이다. (그 실패 때문에) 주눅 들면 안 된다. 연구에 불가능은 없다. 반드시 길이 있다고 믿고 연구해왔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혼조 교수가 평소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6C'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사실을 보도했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Curiosity(호기심), Courage(용기), Challenge(도전), Confidence(확신), Concentration(집중), Continuation(지속)의 6개 덕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만큼 즐거운 인생은 없다. 젊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혼조 교수는 일본 정부와 사회가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무엇이 올바른지 모른 채 (기초 연구를 하지 않고) 모두 응용만 하며 산(山)을 공격하는 것은 난센스다. 예산을 더 많이 배분해서 젊은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혼조 교수는 암세포가 숨는 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 'PD1'을 발견한 때가 1992년이었다며 "생명과학에는 시간이 걸린다. (연구 지원금으로) 1억엔(약 10억원)을 냈으니 5년 후에 5억엔, 10억엔이 된다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당장의 성과를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 주는 분위기에서 큰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가 제자에게 "집을 팔아서라도 비용을 준비할 테니 실험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고 호통쳤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혼조 교수는 2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노벨상 상금과 암 치료제 판매 로열티 등을 기반으로 교토대에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기금을 설립하겠다"며 "과학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일본의 1000엔짜리 지폐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의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의 삶에 감명받아 교토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학부 시절 동급생이 위암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면역 체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71년 미국 카네기 연구소를 거쳐 1984년 교토대 교수가 된 후에도 줄곧 면역 연구에 주력해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대단한 행운(幸運)이 있는 남자"라며 주변 사람들에 대해 감사했다. 특히 자신의 아내 시게코(滋子)에 대해선 "하느님 같은 사람"이라며 "이런 인생을 두 번 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내가 충실히 나를 돌봐줬다"고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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