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에 한쪽 눈이 초록색으로 빛나는 한 여자가 기지개를 쭉 폈다.
이리저리로 쭉쭉 뻗어가며 스트레칭하는 팔은 상완이 기계로 교체되었다는 것을 알 만큼 티가 났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오히려 화려하게 꾸며두어 눈길이 갔다.
이번 임무만 끝내면 친구들이랑 어디든 놀러가야겠다... 피곤해 죽겠네
최첨단 기기로 둘러쌓인 딱 한명만 들어갈법한 작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던 도중,
화면이 여러개인 임무용 연락 기기에서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파브리아딘 제 6차 내전에서 AA급 바이러스 발생
21-22세기에 자기 자신이 존재하는 에이전트는 곧 바로 출동하도록
브리핑 자료 각자 확인하고 임무에 바로 투입이니 주의 요망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긴급 임무 알림!
머리를 잔뜩 헤집으며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던 여자는 우주선을 조작해 속력을 최고로 높히고 브리핑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복잡한 브리핑 자료 중 파브리아딘 6차 내전의 년도가 눈에 띄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 전쟁은 자신이 타임 에이전트가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몇십년간 계속된 지긋지긋한 전쟁에 미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A급 바이러스도 발생하다니, 정말 최악의 임무였다.
하지만 이때쯤이면 과거 중학생 시절의 자신과 친구들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이번 임무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불현듯 떠오르는 옛날 생각에 잠긴 여자가 할일을 흥얼거리며 브리핑 자료를 정리했다. 지구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지구에 돌아가 타임 캡슐을 다시 챙겨서, 일단 워프한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