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그 소문 들었어?"
"무슨 소문?"
"우리반 심서윤 있잖아, 걔 외계인한테 납치당해서 학교 안나오는 거래"
"아닐껄? 내가 듣기로는 이지원이 교내 미술상 받은 심서윤을 질투해서..."
이곳은 대한민국에 위치한 새화 중학교.
아마 전국에서 가장 평화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조용한 마을에 자리잡고있다.
그러나 새화 중학교는 조용한 마을에 비해 온갖 가십이 시끄러울 정도로 몰려드는 소문의 온상지이다.
요근래 학생들의 관심을 뜨겁게 달구는 소문은 바로 심서윤의 실종사건!
외계인 납치설부터 이지원 범인설까지 다양한 가설이 나왔지만 아직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선생님은 조용히하라는 말로 일축시킬 뿐, 어떤 것도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소문은 마치 발이 달린 듯 학교 전체로 퍼져나갔다.
*
엄청난 소문에 휘말린 이지원은 평소보다 한층 더 삐딱한 표정으로 조용히 소근대는 반 친구들을 바라봤다.
분명 하교 후에 떡볶이 먹으러 가자고 해야할 친구들이 자신의 자리에 오지 않았다.
'별 같잖은 소문이라 무시했는데 이렇게까지 기정사실화될줄이야...'
학기가 시작된지 꽤 되어서 퍼진 소문이라 괜찮을 줄 알고
강하게 대응하지 않았던 이지원은 낭패라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나 다행히 오늘은 하교 후 동아리가 있는 날이니 유하나와 자신만 교실에 남게 될것이고,
그때를 틈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꼭 물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자, 학교 끝나고 동아리 활동 하는 학생들은 잊지말고 꼭 참여하고! 다들 내일 봐요~"
"네~!"
학생들이 우수수 빠져나가고,
왠지 모르게 긴장한 표정의 유하나와 여전히 불량한 표정의 이지원만이 교실에 남았다.
이지원은 근처에 있는 의자를 질질 끌어다가 유하나 바로 옆에 던지듯 놓은 후 삐딱하게 앉아 말했다.
"유하나, 너 그날 기억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