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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한강 다녀온 날, 다리 아픈 후기
자전거 타고 한강 다녀온 날, 다리 아픈 후기
요즘 주말마다 뭔가를 하고 싶어졌다.
예전에는 그냥 집에서 누워 있는 게 제일 좋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게 좀 답답해졌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다녀왔다.
거창한 계획은 아니었다.
친구가 "자전거 있으면 빌려줄게"라고 해서 그냥 나갔다.
그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 자전거를 10년 만에 탔다
솔직히 말하면 자전거를 마지막으로 탄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중학교 때였나.
아니면 고등학교 때였나.
어쨌든 오래됐다.
친구가 자전거를 가져왔는데 생각보다 가벼웠다.
요즘 자전거는 다 이렇게 생겼나 싶었다.
나는 그냥 옛날 자전거만 알았다.
기어도 없고, 브레이크도 발로 밟는 그런 거.
한강에 도착해서 자전거에 올라탔다.
처음 5분은 괜찮았다.
"어, 할 만한데" 싶었다.
근데 10분쯤 지나니까 이상하게 엉덩이가 아팠다.
안장이 딱딱해서 그런 것 같았다.
친구는 "금방 익숙해져"라고 했는데, 그 말은 거짓이었다.
한 시간 내내 아팠다.
정확히는 두 시간 내내.
## 자전거 도로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처음 타봤다.
사람이 진짜 많았다.
자전거 타는 사람, 킥보드 타는 사람, 걷는 사람, 뛰는 사람.
다들 각자 속도가 달라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앞사람을 추월하려다가 옆에서 누가 튀어나오고.
한 번은 진짜로 부딪힐 뻔했다.
브레이크를 세게 잡았는데, 그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친구가 뒤에서 "조심해"라고 소리쳤다.
나도 모르게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
한국 사람이라 그런가.
괜히 사과부터 나왔다.
중간에 쉼터가 있어서 멈췄다.
물을 마시면서 강을 봤다.
바람이 시원했다.
땀을 흘리고 나서 마시는 물이 그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라디오를 틀어놓고 계셨다.
옛날 노래였다.
나는 그걸 들으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별거 아닌데 기분이 좋았다.
회사에서는 이런 시간이 없다.
그냥 강 보고, 바람 맞고, 라디오 듣고.
그게 다였다.
근데 그게 좋았다.
## 다리가 후들거렸다
두 시간쯤 타고 나서 자전거를 세웠다.
내려서 걸으니까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허벅지가 뻐근했다.
계단을 오르는데 진짜 힘들었다.
친구는 멀쩡했다.
"너 평소에 운동 안 하지"라고 했다.
나는 대답 못 했다.
맞는 말이라서.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앉아 있었다.
옆에 아저씨가 자전거 헬멧을 들고 계셨다.
나도 헬멧을 들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는데, 아저씨가 웃으면서 "오늘 많이 타셨나 봐요"라고 했다.
나는 "네, 다리가..."라고 했고, 아저씨가 "처음엔 다 그래요"라고 했다.
그 말이 좀 위로가 됐다.
다들 처음은 있다니까.
집에 도착하니까 오후 다섯 시였다.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았는데, 일어나기가 싫었다.
내일은 계단을 못 오를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오를 수는 있겠지.
근데 아플 거다.
그래도 괜찮았다.
저녁에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다음 주에 또 갈래?"
나는 한참 고민했다.
아니, 정확히는 별로 고민 안 했다.
"ㅇㅇ"이라고 답했다.
이번엔 안장 커버를 사갈 거다.
물도 두 병 가져가고.
그 정도면 다음엔 덜 아프지 않을까.
아마도.
| 유형 | 특징 | 추천 대상 |
|---|---|---|
| 한강 자전거 도로 | 길이 잘 되어 있음. 사람 많음 | 처음 타보는 사람 |
| 근교 강변길 | 한적하고 경치 좋음. 거리 있음 | 조용히 타고 싶은 사람 |
| 산악 자전거 코스 | 체력 필요. 장비 필수 |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 |
| 동네 자전거길 | 짧고 부담 없음 | 가볍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 |
이 표를 쓰고 보니까 좀 웃겼다.
내가 뭘 그렇게 정리하고 있나 싶어서.
그냥 다녀온 건데.
그래도 이렇게 나눠놓으니까 다음에 어디 갈지 고르기 편하긴 하겠다.
자전거를 잘 타는 것도 아니고, 장비가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다.
그냥 탔고, 아팠고, 강을 봤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다.
오늘도 저녁에 자전거를 좀 타볼까 한다.
동네 한 바퀴 정도.
아마 내일도 다리가 아플 거다.
그래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