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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직관 다녀온 날, 처음 가본 후기
야구장 직관 다녀온 날, 처음 가본 후기
나는 야구를 잘 모른다.
룰도 잘 모르고, 선수 이름도 몇 명밖에 모른다.
축구는 그래도 좀 보는데 야구는 이상하게 멀게 느껴졌다.
경기가 길다는 편견도 있었다.
3시간 넘게 앉아 있는 게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작년 가을에 처음 직관을 가봤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친구가 갑자기 "야구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나는 룰도 모르는데"라고 했고, 친구는 "몰라도 재밌다"고 했다.
표는 친구가 예매했다.
나는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경기장 근처에 내려서 걷는데 사람이 진짜 많았다.
유니폼 입은 사람, 응원 도구 든 사람, 가족 단위로 온 사람.
나는 아무 준비도 없이 그냥 티셔츠 차림이었다.
좀 민망했다.
다들 뭔가 들고 있는데 나만 빈손이었다.
입장하니까 생각보다 훨씬 컸다.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왔고, 잔디 색이 진짜 초록이었다.
화면으로 볼 때랑은 완전히 달랐다.
친구가 "어때"라고 물었고, 나는 "크다"밖에 못 했다.
그 말밖에 안 나왔다.
진짜로.
자리에 앉아서 치킨이랑 맥주를 샀다.
경기장 안에서 먹는 치킨이 그렇게 맛있다고 들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그냥 치킨인데 이상하게 더 맛있었다.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옆에서 사람들이 응원하고, 노래하고, 함성 지르고.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됐다.
## 룰을 몰라도 재밌었다
솔직히 말하면 경기 내용은 잘 몰랐다.
아웃이 뭔지, 볼넷이 뭔지, 그런 것도 친구한테 물어봤다.
친구는 친절하게 알려줬지만 나는 금방 잊어버렸다.
그래도 재밌었다.
공이 높이 날아가면 다들 일어나서 함성을 질렀고, 나도 같이 일어났다.
홈런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았다.
그 순간에는 그냥 다 같이 소리 지르는 게 좋았다.
한 이닝이 지나고, 두 이닝이 지나고.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갔다.
지루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중간중간 응원단이 나와서 노래를 틀고, 사람들이 따라 불렀다.
나는 가사를 몰라서 흥얼거리기만 했다.
그것도 나름 재밌었다.
옆자리 아저씨가 나한테 "처음이세요?"라고 물어봤다.
나는 "네"라고 했고, 아저씨가 웃으면서 몇 가지를 알려줬다.
그게 좀 따뜻했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경기가 끝나고 나오는데 다리가 아팠다.
계속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해서.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친구한테 "다음에 또 가자"라고 했다.
친구는 "야구에 빠졌네"라고 웃었다.
아마 그런 것 같다.
## 그 뒤로 생긴 변화
그날 이후로 나는 야구 중계를 가끔 본다.
예전에는 채널만 돌려도 그냥 넘겼는데, 이제는 몇 분은 본다.
선수 이름도 조금씩 외워진다.
아직도 룰은 완벽하게 모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낫다.
친구는 나한테 "이제 야구 팬이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건 아닌데"라고 한다.
근데 자꾸 보게 되는 걸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올해는 직관을 두 번 갔다.
한 번은 주말 낮 경기, 한 번은 평일 저녁 경기.
낮 경기는 햇빛이 따가워서 좀 힘들었다.
저녁 경기는 조명이 켜지니까 분위기가 또 달랐다.
나는 저녁 경기가 더 좋았다.
사람도 덜 붐비고, 공기가 시원했다.
다음에는 어떤 경기를 가볼까 생각 중이다.
| 유형 | 특징 | 추천 대상 |
|---|---|---|
| 주말 낮 경기 | 분위기 밝고 가족 단위 많음. 햇빛 주의 | 아이와 함께 가고 싶은 사람 |
| 평일 저녁 경기 | 조명 아래 분위기 좋음. 사람 적음 | 퇴근 후 가볍게 가고 싶은 사람 |
| 응원석 |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는 쪽 |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사람 |
| 외야석 | 조용하고 경기 전체가 잘 보임 | 경기를 차분히 보고 싶은 사람 |
이 표를 쓰고 보니까 좀 웃겼다.
내가 뭘 그렇게 정리하고 있나 싶어서.
그냥 좋아서 가는 건데.
그래도 이렇게 나눠놓으니까 다음에 어디 앉을지 고르기 편하긴 하겠다.
야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룰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그냥 경기장에 앉아서 치킨 먹고, 사람들 응원하는 걸 보는 게 좋아졌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다.
오늘도 저녁에 중계를 잠깐 볼 생각이다.
아마 3이닝쯤 보다가 다른 걸 하겠지.
그래도 괜찮다.